흔적기관은 잘 기능하고 있다.

흔적기관은 잘 기능하고 있다.

조정일 


요약

설계모델의 관점에서 흔적기관의 이론적 측면과 밝혀진 기능을 고찰하였다. 소위 흔적기관은 기능이 없는 과거의 유물이라는 해석보다는 기본 설계 및 중복 설계와 발생 중 어느 시점에서 유용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라는 해석이 적절하다고 본다. 사람의 충양돌기, 사랑니, 편도선, 꼬리뼈, 눈 안쪽의 반달 주름, 지라 등은 나름대로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흔적기관이 아니다. 뱀의 가시나 고래의 골반 뼈도 역시 기능을 갖고 있다.


순서

1. 흔적기관에 대한 일반적 논의
2. 흔적기관의 기능들
3. 결론

 

1. 흔적 기관에 대한 일반적 논의

1) 정의와 진화론적 의미

역사적으로 흔적기관은 진화를 지지하는 중요한 증거로 여겨져 왔다. 진화론자들은 과거에 잘 작동하던 기관 중 현재는 쓸모없는 것들이 있으며, 이런 기관들은 진화를 증명한다고 주장하였다. 드러몬드 (Drummond, 1903)는 말하기를 사람의 몸에는 쓸모없는 유물들이 아주 많아서 실제로 사람의 몸은 쓸모없는 기관들의 박물관이다 라고 까지 하였다.

소위 흔적기관의 대표적인 예로는 맹장 끝에 있는 충양돌기(vermiform appendix, 지렁이 모양의 튀어나온 부위라는 뜻이다. 충수돌기)를 거론한다. 진화론자들은 과거에 사람의 음식 속에 섬유소가 다량 함유되었을 때는 충양돌기가 지금보다 훨씬 컸고 그런 음식들의 소화를 도왔는데, 그 후 사람의 음식의 변화에 따라 충양돌기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설명에 따르면 어떤 기관이 사용되지 않는다면 그 크기가 축소되며 궁극적으로는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주장은 바로 용불용설이다. 용불용설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종의 기원’의 저자 다윈은 흔적기관을 자신의 진화설을 지지하는 중요한 증거로 생각하였다. 독일의 해부학자였던 비더스하임(Wiedersheim)은 사람에게는 180여개에 달하는 흔적기관이 있다고 하고 그것을 정리하였다. 진화론자들은 흔적기관은 특별 창조설로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자연선택설에 의해서는 만족할만하게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2) 흔적기관은 무엇을 증명하는가?

진화론자들은 인간의 충양돌기는 거친 음식을 섭취하였던 조상들의 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지만, 창조모델에서는 왜 병을 일으키는 쓸모없는 구조를 창조했어야만 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즉 진화론적 측면에서는 처음에는 조상들에게 유용했었으나 지금은 필요성이 없어 사라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설령 흔적기관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창조모델과 더불어 갈등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만약 흔적기관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그 기관이 어떤 기능적인 구조의 변화를 겪으면서 덜 기능적이거나 무용한 것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들 자료들은 창조, 혹은 설계 모델에서는 창조 이래 퇴행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증거로서 설명될 수 있다. 그래서 흔적기관의 존재는 퇴화(devolution)를 지지할지언정, 설계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한편, 어떤 진화론자들은 진화의 증거로서 흔적기관을 거론하지 않는다. Loftin (1988)은 말하기를, 충양돌기가 흔적만 남은 내장이라고 주장되지만, 이러한 주장은 남성에게 발달되지 않은 젖가슴이 있다고 하여, 옛날에는 남자도 아기에게 젖을 물렸던 때가 있었다는 우스꽝스러운 사상만큼이나 설득력이 없다고 하였다. 많은 포유류의 수컷들이 미발달된 젖가슴을 갖고 있지만, 누구도 그것들을 과거에 젖을 물렸던 때의 흔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3) ‘쓸모없는’ 기관들에서 발견된 기능들

비더스하임이 흔적기관이라고 언급했던 대부분의 기관들이 기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뇌하수체, 부신, 눈물샘, 이자, 지라조차도 흔적기관에 포함시켰었다. 현재는 단지 여섯 개 미만의 구조만이 흔적기관으로 언급된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현재 흔적기관으로 주장되는 것들도 언젠가 그 기능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어떤 기관이 전혀 기능을 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불가능하지는 않을지라도 매우 어렵다. 흔적기관이라고 여겨지는 기관들은 그 개체의 발달 단계 중 어느 한 시기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그 이외의 단계에서는 덜 중요할 수 있다. 그런 기관들 중에 충양돌기, 갑상선, 송과선 등이 있다.

어떤 흔적기관이 기능을 갖고 있다고 밝혀질 때마다 진화론은 더 이상 그것의 기원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흔적기관들은 분명히 그 개체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고, 그런 사실들은 우연에 기초한 진화론적 기원보다는 설계된 창조론적 기원에 더 잘 들어맞는다. 쓰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기관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자연선택설에 따르면 그 기관이 생존에 심한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없어질 이유가 없다. 이 논리에 따르면 흔적기관은 아주 많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자연선택은 아주 작은 이득을 주는 변이들의 선택이기 때문에 한 기관의 어떤 기능도 보다 유용한 구조로 발달하지, 흔적기관으로 남지 않는다.


4) 발생계획으로부터 비롯되는 소위 흔적기관

윌더-스미쓰 (Wilder-Smith, 1968)는 흔적기관의 존재를 공통적인 기본 발생계획에 근거하여 설명하였다. 모든 생물들의 발생계획이 공통적이기 때문에 모든 생물, 특히 같은 목 (Order)에 속하는 동물들은 비슷한 생리학, 생화학, 해부학적 구조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윌더-스미쓰는 인간의 경우 배아(embryo)는 남자가 될 수도 있고 여자가 될 수도 있는 생리학적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말하기를, 분명히 사람과 다른 포유류들은 발생 기간 중 암수 양성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양성의 기본 구조가 모든 생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기반 아래 각 성에서 양쪽성의 생식 기관들의 존재가 생리학적 필수 요소가 된다. 그 후 호르몬의 기능과 농도의 변화에 따라 암수 중 어느 하나의 구조로 발달한다.

이 설계 기원 모델에서는 남자의 유방과 젖꼭지 같은 특징은 전반적인 지적 발달계획의 필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그와 유사하게 토끼의 어떤 배 발생 구조가 소화기관으로 발달할 수 있는 반면, 사람에서는 그 구조가 보다 작아져 분비기능만 할 수 있다. 자동차 설계에서 유사한 상황을 찾을 수 있다. 자동차의 기본 설계는 보통 세단 승용차이며, 그 후 왜건과 같은 다른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변형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표준모델을 설계할 때 기본 설계로부터 가능하면 가장 적은 변화를 요구하듯, 생물의 경우에도 아주 다양한 생명체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변화만을 시행하는 기본 설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5) 중복설계(over-design) 개념

중복설계란 한 구조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여분의 구조를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을 말한다. 비행기의 경우 두 개의 엔진으로도 충분히 운항할 수 있는데, 4개의 엔진을 장착하는 경우가 중복설계의 예이다.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기관 중에는 쌍으로 혹은 좌우 동형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많다. 하나 보다는 둘이 있을 때 원근 감각이나 입체 음향 감지 등을 위해 좋지만, 많은 기관의 경우 둘이 아닌 하나만으로도 생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사람은 하나의 귀, 눈, 허파, 신장만을 가지고도 살 수 있다. 그런데 각 기관이 둘씩 그것도 많은 경우 좌우대칭으로 있다는 사실은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에 기초한 대진화모델에서 적자생존에 의해 예측되는 조건이 아니다. 쌍으로 이루어진 기관에서의 중복 설계는 그 기관의 설계자가 삶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능력을 부여했다는 사상에 의해 보다 잘 설명되어 진다.

중복설계의 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a. 뇌세포의 수. 성인이 필요로 하는 뇌세포 수보다 훨씬 많다.
b. 허파의 용량.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의 양보다 훨씬 큰 용량을 갖고 있다.
c. 신장의 기능. 실제 요구하는 기능을 훨씬 초월한다.
d. 골격과 근육. 일생동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닭의 힘줄은 100kg 이상의 무게를 지지할 수 있다.
e. 감각기관. 감각의 수용 범위는 생존과 생식의 필요보다 훨씬 넓다.

중복설계의 관점에서 충양돌기나 편도선의 예를 설명해 보자. 어떤 것이 제거되어도 단기적으로 우리 몸에 이상이 없을 경우, 그 기관이 기능이 없기보다는 다른 것에 의해 대체되거나 보충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복설계의 또 다른 예는 지라(spleen, 비장)이다. 지라도 한때 흔적기관으로 취급되었었다. 지라는 출생 전에 그리고 출생 후 잠시 동안 여러 종류의 혈구를 생산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지라는 더 이상 조혈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흔적기관이라고 불렸다. 최근 심한 출혈이 있는 경우 지라가 실제 비상상태가 지나가기 까지는 혈구 생산 기능을 재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라는 이것 이외에도 다른 기능을 한다. 지라가 제거되었을 때 소수 환자는 수명이 급격히 단축된다. 이런 환자의 경우 지라는 제거 후 다른 기관에 의해 보완되지 않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6) 상동기관과 발생 중 출현했다가 없어지는 기관들

내부 구조는 비슷하지만 다른 기능을 하는 기관을 상동기관이라고 한다. 상동기관도 그 설계가 효율적이고 실용적이기 때문에 설계자가 많은 동물에 특정 계획(설계)을 사용했다는 개념에 더 잘 들어맞는다. 상동기관의 기원을 공통 조상에 두기 보다는 공통 설계자에 두는 것이 더 적절하다. 원래 상동기관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던 리차드 오웬은 그 용어를 어떤 진화론적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유사성을 나타내기 위해 그 용어를 사용했다. 드비어 (DeBeer, 1971)도 상동이 진화의 근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실제 상동기관의 기원을 같은 조상으로부터 찾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기관의 유전을 보여주는 유전자가 없기 때문이다. 상동 유전자를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가까운 종을 제외하고는 항상 실패로 끝났다.

발생 중 나타났다가 그 이후 없어지는 기관들은 발생의 어떤 단계 동안 유용하지만, 그것들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을 때 재 흡수되거나 떨어져 나간다. 포유동물의 탯줄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 떨어져 나가는 것이나, 어린 수염고래의 턱에 있는 이가 재흡수되는 것이 이런 경우의 예들이다. 이런 기관들은 한 동물의 발달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지만, 그 동물의 진화론적 계통발달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어렸을 때 크기가 작아지거나 사라지는 대부분의 기관들은 발생의 어떤 단계 동안에 필요하거나 적어도 기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동굴에 사는 도롱뇽 유생의 눈은 변태 기간 중 사라진다. 이런 사라짐은 흔적기관의 특성을 지지하기보다는 설계의 증거이다. 이런 기관들에 대한 비유로, 시멘트 건물을 지을 때 거푸집이 필요하지만, 건물이 완성되면 거푸집이 제거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인간 배아의 발달 초기에 척색이 나타나지만, 후에 사라진다. 이렇게 일시 있다가 사라지는 척색은 척추에 의해 대체되지만 중요한 발생학적 역할을 한다.


7) 기원모델의 시험대로서의 흔적기관

각 흔적기관이 분명히 기능을 갖고 있다면, 진화모델의 예측을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반면 설계지지자들은 몸의 각 기관이 그 전체 계획의 부분으로서 유용하다고 예측한다. 흔적기관들을 연구함으로써 창조와 진화 모델의 예측 능력이 평가될 수 있다.


2. 흔적기관의 기능들

1) 꼬리뼈

인간은 꼬리가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영장류와 다르다. 좀 더 하등한 영장류는 꼬리를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믿고 있는 유인원 (예,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도 꼬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꼬리뼈는 과거 우리의 먼 조상으로부터 남겨진 흔적 꼬리라고 여겨지며, 그래서 흔적기관으로 불린다. 꼬리뼈는 척추의 끝부분에 3-5개 (보통 4개)의 척추 뼈 조각들이 서로 합쳐진 상태로 되어 있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꼬리뼈의 배 쪽에는 여러 근육과 인대가 연결되어 있고, 이 근육계는 골반을 지지하고 들어준다. 꼬리뼈의 등 쪽 면에도 두 종류의 근육이 접착되어 있고, 그 근육들은 출산과 배변에 필수적이다. 꼬리뼈는 분명히 뼈, 연골, 근육, 인대, 이 모든 것이 함께 참여하는 보다 큰 지지구조의 한 부분이며, 우리 조상들의 흔적기관으로 분류되어서는 안 된다. 꼬리뼈의 손상은 고통스런 상태를 유발하고, 많은 의사들은 꼬리뼈의 제거를 결코 추천하지 않는다. 꼬리뼈가 흔적기관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그것의 위치 때문인 듯하다. 그것은 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사람의 배아 (embryo) 발생 4주 내지 8주에 꼬리 같은 부분이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이것이 사람이 꼬리달린 생물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은 인간의 발생 중 꼬리 같은 부분은 단지 꼬리뼈의 기본이 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2) 편도선

편도선은 혀의 뒤 양쪽에 위치한 두 개의 림프조직이다. 그것은 편도선염을 비롯하여 감기를 걸리게 하는 쓸모없는 기관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 그 기능이 알려지면서 편도선을 제거하는 수술이 줄어들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1930년대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1969년에는 9살 미만 1000명의 아이 중 19.5명이 제거수술을 받았고, 그 이후에는 더욱 줄었다. 오히려 편도선을 제거할 때 감염과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들이 많이 제시되었다.

편도선은 어린이의 경우 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산하는 방어체계를 수립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일단 성장하면 편도선은 아주 작게 줄어들고 다른 기관이 이 기능을 대신 담당한다. 편도선은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소화기와 호흡기의 입구를 지켜주는 림프조직의 한 부분을 형성한다.


3) 맹장의 충양돌기

맹장과 연결된 충양돌기(충수돌기)는 작고 가늘며 지렁이 같은 모양의 튜브이다. 이 돌기는 오랫동안 흔적기관으로 여겨졌고, 아마도 아직까지 가장 많이 흔적기관으로 인용된다. 진화론자들은 충양돌기가 과거 큰 맹장이 줄어들고 소화기능을 상실하면서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 충양돌기가 어떤 기능 혹은 목적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하였다.

충양돌기의 감염으로 말미암아 맹장의 벽이 수축할 때 터져 복부 체강으로 감염된 물질이 흘러나와 복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맹장의 충양돌기가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을 떼어내어도 어떤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부작용 없이 성인의 몸에서 떼어낼 수 있기 때문에 흔적기관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충양돌기의 분류학적 분포는 진화론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고 오히려 혼란에 빠뜨린다. 진화론에 따르면 토끼의 맹장과 같이 크고 유용한 것으로부터 사람 그리고 유사한 동물의 작고 흔적적인 것으로의 크기의 변화가 발견되어야 할 터인데, 그런 변화는 발견되지 않는다. 영장류 중 충양돌기는 여우원숭이, 인간, 영장류 유인원에서는 발견되지만, 신세계와 구세계 원숭이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다.[1] 학자들은 충양돌기가 영장류와 몇몇 설치류, 사향 고양이, 그리고 사람과 같이 분류학적으로 띄엄띄엄 발견될 뿐임을 보였다.

만약 돌기가 전혀 없는 것이 진보의 표시라면, 구세계와 신세계 원숭이들은 인간이나 여우 원숭이보다 훨씬 더 진화했다는 황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충양돌기는 육식과 초식 동물에 혼재해 있다. 이런 혼재된 유형은 맹장이 토끼의 경우 셀룰로오스 소화를 담당하지만, 인간과 그것을 가진 다른 동물에서는 다른 기능을 함을 시사한다.

충양돌기의 기능에 대한 몇 연구 사례들을 보면 충양돌기가 기능을 하는 기관임을 알 수 있다.

a. 돌기에 많은 혈액이 공급되고 있다.
b. 면역계의 부분으로서 항체 생산의 기능이 있다. 특히 방사선 조사 후 병의 감염과의 싸움을 지원한다. 방사선과다 노출 후 사망 원인은 방사선 그 자체보다는 면역체계 손상에 의한 감염이다. 충양돌기는 방사선 노출 후 지라(spleen)가 제 기능을 회복하여 항체를 만들 수 있을 때까지 항체 형성을 돕는다.
c. 충양돌기는 또한 림프 조직이 많고, 이것은 발생 초기 동안 신체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관이 발생 기간 중 크고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매우 중요한 것 같다.
d. 충양돌기의 림프조직은 박테리아를 여과하는 기능을 한다. 이 조직은 편도선의 것과 비슷하다. 충양돌기는 결장 속에 있는 세균들로부터 주변 부위의 감염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충양돌기는 흔적 기관의 명단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이것은 면역과 내분비계의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4) 흉선

흉선도 오랫동안 흔적기관으로 생각되어 졌다. 그러나 흉선은 현재 몸의 정교한 면역 체계의 주된 역할을 하며 성인 면역계의 발달을 이끈다. 흉선은 림프구, 혈장세포 그리고 골수세포를 생산한다. 흉선의 일차적 기능은 림프구라고 불리는 작은 백혈구의 성숙장소이며, 이 림프구는 그 이후 림프절과 지라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성숙하고 번식한다. 흉선은 일생을 통해 지라와 림프절이 림프구를 생산하도록 자극하는 기능을 한다.


5) 순막-눈 안쪽의 반달 모양의 주름

또 하나의 흔적기관의 예는 사람의 눈에 있는 순막의 잔재이다. Storer & Usinger (1977)는 사람의 눈 안쪽에 있는 하얀 주름 막은 투명한 순막이며, 그 막은 다른 동물의 순막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톰슨도 이 주름에 대해 말하기를, 이 주름의 의미는 확실하다. 이것은 대부분의 포유류와 새에서 발견되는 3번째 눈꺼풀의 축소된 유물이라고 했다. 순막은 많은 동물의 안쪽 눈꺼풀에 걸쳐 있는 투명한 막이다. 그것은 눈 표면을 지날 때 눈을 청결하고 촉촉하게 해 준다. 그것은 근육질이며 사람의 경우 ‘순막’이라고 잘못 명명되어진 그 구조와는 매우 다르다. 실제 그 주름은 다른 동물들의 순막이 아니다.

우리 눈 안쪽에 있는 반달 모양의 주름은 눈을 지지하고 조절하며, 눈 이동을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주름은 눈 표면에 떨어지는 외부 물질을 수집하며, 이를 위해 외부 물질을 모으는 끈적끈적한 물질을 분비하고, 눈 표면에 흠집이나 어떤 손상 없이 외부 물질을 눈으로부터 쉽게 제거하기 위해 덮어 싼다. 이 주름 없이는 편안한 시각을 갖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구조의 또 하나의 기능은 뮤신의 분비이며, 눈물을 구성하는 3요소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 그 주름은 뮤신(mucin)을 분비하는 선세포들로 덮여 있다.


6) 귀 근육

귀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 또한 흔적기관으로 불린다. 다윈은 귀 근육을 많은 동물의 경우 몸 표면에 있는 곤충을 쫒기 위해 피부를 움직이는 기능을 하는 근육의 흔적으로 보았다. 사람의 경우 귀를 움직이는 능력은 희귀하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경우도 있다. 과학자들은 그러한 능력의 차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수 천 가지의 특징 중 하나라고 결론지었다. Howitt 라는 학자는 그것에 더하여, 귀의 근육은 귀에 많은 양의 피를 공급하여 동상의 위험에서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고 하였다. 또한 근육은 단지 수축운동 이상의 기능을 하는데, 그것은 글리코겐의 저장소이며, 물질대사에 적극 관여한다. 그 구조에 근육조직이 없다면 귀의 영양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7) 사랑니

사랑니는 15세에서 22세 사이에 잇몸을 뚫고 올라오는데, 때때로 23세가 지나도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사랑니는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서양에서는 지혜의 이(wisdom teeth)라고 하는데, 그 때가 사람이 철이 들 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그 이빨을 사랑니라고 하는 것도 사랑니가 나올 때가 이팔청춘 사랑이 싹틀 때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랑니가 잘못되는 경우는 주로 아래턱의 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인데, 때때로 위턱의 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랑니를 흔적기관으로 보는 사람들은 사랑니의 문제는 이가 턱보다 더 느리게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랑니를 흔적기관의 예로 사용하거나 인간의 턱이 보다 작게 진화하는 증거로 사용한다. 그러나 사랑니는 유용하며, 소수의 사람만이 잘못된 사랑니를 갖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사랑니는 제대로 기능한다. 그것의 주된 기능은 음식을 씹는 것이고 제대로 난 경우, 음식을 씹는데 아주 도움이 된다.

사랑니는 문제가 있을 경우 뽑아버려야 하나, 턱이 더 작아진 것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는 시각에는 증거가 거의 없다. 사랑니와 턱의 관계는 식성, 건강, 지역, 인종의 영향 때문에 확인하기가 또한 어렵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의 경우 사랑니는 정상적이며 씹는 기능을 잘 수행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사랑니는 충치를 씌우기 위해 다른 빠진 어금니 대신 걸기 위한 고정점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8) 뱀의 가시

보아, 파이돈, 아나콘다와 같은 큰 뱀의 꼬리 쪽 배에는 소위 발톱 혹은 가시가 관찰되는데, 이것이 흔적기관으로 사용되는 예 중의 하나이다. 그것들이 해부학적으로 다른 파충류의 뒷다리들이 나타나는 부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리의 흔적이라고 주장된다. 아나콘다와 파이돈의 경우 그것들은 아주 조금만 노출된다.

Griehl (1982)은 이 뱀들의 뼈가 아직도 골반 뼈와 뒷다리의 흔적을 나타내며, 물론 이 다리의 흔적들은 모든 이동 기능을 상실하였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의 실제 기능에 대해 덧붙이기를 아마도 그 가시들은 수컷이 암컷을 자극하는데 사용되는 것 같다고 하였다. 이 뱀들이 과거에 다리를 가졌다가 진화적 선택에서 다리를 잃었다는 가정은 전혀 화석 증거가 없다. 다리의 손실과 같은 변화는 만약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화석 기록에 잘 보존되었을 것이다.

Dewar (1957)는 이 발톱들이 실제 기능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 부속물들은 이동할 때 특히 나무를 오르거나 가지에 걸려있기 위해 큰 뱀의 경우 도움을 주는 게 확실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유용성은 그 동물의 골반에 붙어 있는 방식에 의해 지지되는데, 그런 점이 그것들을 넓적다리와 상동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9) 고래의 골반 뼈

흔적기관으로 일컬어지는 뼈로는 고래의 골반 뼈가 있다. 다른 동물의 골반 뼈가 발견되는 부분에 이 뼈가 위치해 있다. 이 뼈는 흔적기관으로 불린다. Awbrey (1983)는 고래의 골반 뼈에 관한 진화론적 논쟁을 요약하였다.

"고래류는 흔적기관의 예를 갖고 있다. 골반은 작아졌고 더 이상 뒷다리를 척추와 연결 짓지 않는다. 두 개의 작은 뼈는 생식과 배변 근육을 지지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 그 사실은 설계 혹은 진화 중 그 어느 것에도 적합할 수 있다.”

그는 그 문장을 정당화하기를 고래들이 때때로 비정상적인 다리뼈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오직 진화론자들만이 줄어든 골반 뼈와 다리뼈의 흔적에 대해 가장 잘 들어맞는(parsimonious)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러 연구자들은 실제로 이 뼈들이 그 내부기관을 지지하며, 여러 근육을 위한 접촉점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해 왔다. 특히 골반은 생식기 근육의 부착점으로 사용되며, 여러 고래의 경우 그러한 사례가 확인되었다.


3. 결론

위에서 흔적기관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실제로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Howitt (1972)는 말하기를, 실제로 자연에는 흔적기관이라고 하는 것이 없다고 하였다. 사람의 경우에도 쓸모없는 흔적기관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의 각 구조는 발생의 어느 시점에서 모두 기능이 있는 것 같다.

과학적 증거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몸과 각 동식물은 여러 기관들이 서로 상호 의존적이며 기능적으로 조합된 단위들로 보도록 한다. 게다가 거의 모든 기관은 여러 중첩된 기능을 갖고 있다. 질병, 부적절한 삶, 영양 부족과 같은 것들에 의한 사망 때문에 각 기관이 그 의도된 기능보다 덜 유용하게 보인다. 유전적 결함 또한 각 개의 여러 기관의 유용성을 감소시킨다.

어떤 기관이나 구조가 쓸모없다고 주장하는 대신 우리는 "그것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이런 적극적 접근이 현재 생물이론과 철학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 Scadding (1981)은 흔적기관은 진화론을 지지하는 증거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으면서, 모든 흔적기관에 대한 진화론적 개념을 버리는 것이 생물학계 전체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진화론자가 진화의 지지 기둥 중 하나이었던 것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을 발견하기란 흔치 않은 일이다. 학술지가 기꺼이 이 ‘이단 사상’의 출판을 허락하는 것을 발견하기란 더욱 드물다. 이것 때문에 Scadding의 주장은 모든 측면에서의 자유스런 토의와 논쟁의 자기 교정적 메카니즘에서 매우 중요하고 도움이 되는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모든 흔적기관이 기능을 갖고 있음이 확실히 드러났지만, 우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진화를 부정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진화 철학은 폐쇄 체계이며, 그 안에서 진실로 어떤 예외, 비정상, 혹은 문제들도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꼬리뼈가 골격 구조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여러 근육을 위한 접착점으로 기능하지만, 그것은 또한 꼬리를 가진 동물의 꼬리 기저부인 것처럼 보인다. 꼬리뼈가 꼬리의 흔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그것이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지라도 여전히 그렇게 믿을 것이다.

흔적기관의 개념을 추방하는 것은 생물학에서 창조주의 일을 과학적 측면에서 진화적으로도, 어떤 결함을 가진 것으로도, 혹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으로가 아니라, 그 분의 손수 작업과 설계를 위한 증거로 보도록 한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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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torer, T. & Usinger, R. L. (1977). Elements of zoology. New York: McGraw-Hill.
11. Wilder-Smith, A. E. (1968). Man's origins, man's destiny. Wheaton, IL: Harold Shaw.

 

*참조 : ‘Vestigial’ Organs Questions and Answers

https://creation.com/vestigial-organs-questions-and-ans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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