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 강 : 동물의 겨울나기

  가을이 되어 해가 짧아지면서 동물들은 저마다 겨우살이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동물에 따라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모습도 각양각색입니다. 대부분이 자신이 이제까지 살았던 곳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겨울채비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추위가 오기 전에 따듯하고 먹이가 풍성한 곳으로 이동하는 종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가하면 겨울 동안에는 아예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종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동물들에서의 여러 가지 겨울나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겨울옷을 입는 종들이 있습니다. 겨울이 온다고 하여 살 던 곳을 떠나지 않고 털갈이를 하는 종들을 말하는데, 털갈이를 하여 겨울동안 지낼 수 있도록 새로 난 털을 동모(冬毛)라고 합니다. 동모는 하모(夏毛)에 비하여 길고, 색깔이 어두운 색인 경우가 많이 있으며, 동모의 보온력은 하모보다 월등하게 뛰어납니다. 사슴의 경우는 여름에 나는 백색 반점이 사라지고 전체가 암갈색이 됩니다. 족제비나 흰족제비는 꼬리 부위의 흑색부위를 제외하고는 순백색으로 변하며 눈토끼나 산토끼의 경우는 귀 끝을 제외하고는 온몸의 털이 순백색을 변합니다.


둘째, 휴면을 취하는 종들이 있습니다. 곤충 중에는 추위가 다가옴에 따라 먹이의 자원이 없어질 것이 예상되면, 종족을 유지하기 위하여 발육 중 어느 시기를 일시 정지하는 종이 있습니다. 이 형태로는 휴지(quiescence)와 휴면(diapause)이 있는데, 휴지는 곤충의 대사나 발육이 느린 속도로 진행되거나 일시 정지하였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즉시 정상상태로 회복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한편 휴면은 추위가 올 것 같으면 미리 대비하여 내분비의 지배를 받아 발육이 정지되는 현상으로서, 환경이 좋아져도 곧바로 발육을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열대성 곤충은 휴면이 뚜렷하지 않는 곤충이 많으나 온대나 한대지방의 곤충들은 휴면을 하며 겨울을 보내는 종이 많습니다. 곤충은 아니지만 수레벌레(윤충류)나 다른 많은 미세 동물들도 휴면란을 만들어 알의 상태로 어려운 환경을 견디어 내곤 합니다.


셋째, 겨울잠(동면)을 자는 종들이 있습니다. 동면이라고도 하는 겨울잠은 동물들이 비활동 상태로 겨울을 나는 것을 말합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육지에서 사는 많은 변온동물과 일부 항온동물에서 볼 수 있는데, 겨울잠을 자는 기간은 수주일에서 수개월까지 종에 따라 다양합니다. 개구리·도롱뇽 같은 양서류나 뱀·도마뱀 같은 파충류들은 가을이 되면 겨울잠에 대비하여 많은 에너지를 저축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들 개체 중에서 몸의 크기가 작고 어린것들이 큰 것들에 비하여 늦게 겨울잠에 들고,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몸의 표면적(겉넓이)에 비하여 체적(부피)이 큰 것들은 몸의 온도를 내리거나 올리는데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양서류나 파충류들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이들의 체온은 주위의 온도와 거의 같아지고, 신진 대사율은 매우 낮아집니다. 이들이 겨울잠을 자는 장소는 온도변화가 작은 물밑이나 땅속입니다. 개구리들은 연못 바닥의 진흙을 파고 들어가거나 적당한 흙을 파고 들어가서 통나무 속, 썩은 나무그루터기 또는 저지대 부엽토의 아래 등에서 겨울잠을 잡니다. 파충류들의 겨울잠 자기도 양서류들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파충류 중 뱀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굴속에 떼를 지어 모여서 겨울잠을 잡니다. 수년을 통하여 한 굴을 계속하여 사용하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미국에서 하나의 굴을 10년간 관찰한 결과 여러 종류의 뱀들이 뒤섞여 총 3,282 마리가 그 굴을 찾았고, 그 중 1,080 마리의 뱀은 다시 그 동굴을 찾아온 것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일은 그 굴이 있는 지역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는 종들까지 그곳에서 함께 겨울잠을 자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겨울이 되니까 멀리서부터 찾아온 것입니다. 그들이 어떠한 냄새를 기억하고 찾아갔는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결정적인 신호 역할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포유류인 박쥐·고슴도치·오소리·햄스터·동면쥐 등은 거의 가사상태로 동면하며, 체온은 기온과 함께 내려가는데 어느 일정한 온도 이하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긴가락박쥐는 5℃, 동면쥐는 0℃입니다. 다람쥐·청서·너구리·오소리 등은 역시 둥지에서 동면하는데, 체온과 대사는 모두 많이 낮아지지 않고, 때때로 잠에서 깨어 먹이를 먹기도 합니다. 이들이 겨울잠 동안 깨어나는 시간은 방광의 오줌을 비워야 할 때와 주위 온도가 위험수위로 낮아질 때, 그리고 온도가 정상으로 회복되어 활동이 가능할 때입니다.


겨울잠을 잘 때 이들의 혈액의 순환량은 정상 상태의 10% 수준으로 감소됩니다. 다람쥐의 경우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 체온을 주위보다 1-3℃ 높게 유지합니다. 겨울잠을 잘 때 체온을 낮추는 동물에서는 겨울잠에 들 때 체온은 하루 2.5씩 낮추며 서서히 잠에 들지만 깨어날 때는 불과 3시간만에 깨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곰은 나무나 자연히 만들어진 구덩이에서 겨울잠을 자는데, 체온이나 신진대사는 거의 낮아지지 않고, 얕은 수면상태로 가을에 저장한 지방을 소모하면서 지냅니다. 암컷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 새끼를 낳으며, 먹는 것도 없이 봄날이 오기까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과연 곰답다고나 할까요?


넷째, 겨울나기의 또 다른 방법은 겨울동안 춥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동하는 동물들은 주로 새들입니다. 이전에 동물의 항로결정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알아본 것처럼 이들은 지형과 해와 달 그리고 별의 위치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머리에는 자석이 있어서 지자기를 이용하여 정확한 방향을 찾아갑니다.


동물들이 겨울을 나는 방식은 이토록 다양합니다.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해의 길이 즉 일조시간의 길이에 따라 시작됩니다. 햇빛은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하고, 시상하부는 체내의 여러 내분비선을 자극하여 이러한 겨울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아무런 차질 없이 그토록 철저히 진행되어 오고 그들의 오늘이 있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기도] 동물마다에게 적절한 겨울나기를 허락하신 창조주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멘.


 


분류:창조설계-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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