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얼굴

봄학기가 끝나고 여름 방학이 되면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서 대학원 입학을 위한 면접시험이 있다. 면접을 보러 오는 학생들은 저마다 깨끗한 옷을 단정하게 입고 예의 바른 모습으로 교수들의 질문에 온 신경을 집중하여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해서는 그 동안 공부해온 지식을 총동원하여 정확하게 대답하려고 애를 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긴장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임하는데 가끔 어떤 학생들은 비교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첫인상을 좋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첫인상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전문가들은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첫인상을 평가하는 데는 불과 7~1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스냅스(snaps) 현상이라고 하는데 결국 10초 안팎의 순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화로 서로 접촉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처음 두세 마디가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결정 짓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마케팅 선진국에서는 전화를 걸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전화를 받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줄 것인지에 대한 훈련이 비즈니스 교육의 한 파트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기업에 취직을 하려고 할 때도 면접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보여 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리고 회사나 지원 부서의 이미지에 자신이 부합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외모도 최선을 다하여 꾸민다. 정성을 들여 머리도 예쁘게 가꾸고 옷 매무새도 단정하게 한다. 그리고 얼굴에 점이 많은 사람은 레이저 시술로 점을 빼기도 하고 주름이 깊이 패여 있는 사람은 얼굴의 주름을 펴기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기도 한다.


보톡스는 clostridium botulinum이라는 혐기성 박테리아로부터 만들어지는 독소인데 신경에 작용하는 독이다. 이 박테리아는 통조림 같은 음식에 가끔 자라는데 통조림의 제조과정에서 멸균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박테리아의 포자가 살아 남아 있을 경우 밀봉된 통조림 안에서 자라나 독소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이 독이 든 통조림을 먹을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이런 치명적인 위험을 가지고 있는 보톡스지만 이 독소의 작용을 역으로 이용하여 미용에 사용하는 것이다. 모든 근육은 움직일 때 운동 신경의 말단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근육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하여 작용함으로써 근육이 수축되어 움직이게 된다. 아세틸콜린은 신경말단의 분비포 안에 저장되어 있다가 신경자극이 오게 되면 신경말단의 세포막과 융합하여 분비포 안에 있던 아세틸콜린이 쏟아져 나옴으로 근육 세포를 자극하게 된다. 이때 미량의 보톡스를 주름이 생긴 부위에 주사하게 되면 신경말단에서 분비포와 세포막이 융합하는데 필요한 특수 단백질들을 절단해서 못쓰게 만들기 때문에 융합이 일어나지 못하여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면 근육이 못 움직이게 될 뿐만 아니라 주름을 이루는 근육이 위축되어 얼굴의 주름을 지우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의 외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기도 하고 얼굴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성형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리스도인에게도 각자가 가진 이미지가 있고 이를 아름답게 가꾸어야 된다고 본다. 그리스도인의 이미지는 얼굴의 주름을 펴거나 성형 수술을 해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하나님과 가까이 할수록 하나님의 이미지를 닮아 간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일곱 집사님 중의 한 분이셨던 스데반 집사님이 순교하기 전 산헤드린 공회에서 최후의 심문을 당할 때 스데반 집사님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과 같았다고 했다. 자신을 에워 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소하고 당시의 권력자들이 협박하는 상황에서, 주눅이 들고 겁에 질려 사색이 될 법도 하였으나 오히려 그이 모습은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들고 내려오는 모세의 얼굴에는 광채가 났었고 이를 보고 사람들이 두려워하자 모세는 수건으로 얼굴을 덮어 가리웠다고 했다. 스데반 집사님이나 모세가 빛나는 얼굴, 즉 천사 같은 얼굴을 가지게 된 것은 화장을 하거나 머리에 기름을 발랐기 때문이 아니었다. 모세는 하나님과 친구처럼 대화하며 그 명령을 받아 순종했었고 스데반 집사님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다고 성경의 기록은 전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이 가지는 이미지는 하나님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고 주님의 말씀을 좇아 믿음으로 행하며 성령님의 뜻에 얼마나 우리를 순응시키는 가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삶의 현장 속에 주님이라면 어떻게 하실 것인가를 늘 생각하며 주님의 뜻대로 판단하고 순종하는 삶이 이루어질 때 우리의 모습은 어느새 천사의 모습으로 변해 가리라 믿는다. 이런 삶은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신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주님께서 함께 하시므로 어떤 상황에서든지 주님을 의식하며 살아갈 때 나를 통한 주님의 모습이 빛나게 될 것이다. 나는 약할지라도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천만인이 우리를 우겨 싸며 치려 할지라도 우리는 겁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두려워하고 떠는 일은 없을 것이고 우리의 연약한 모습은 담대한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나는 초라할지라도 영원한 영광의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므로 우리도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갈 수 있다. 나는 미련할지라도 무한히 지혜로운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므로 슬기로운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나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을 미미한 존재지만 광대한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므로 우리가 세상 속에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빛나는 천사의 얼굴은 나로 인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나를 통해 역사하시는 주님을 통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고 날마다 하나님과의 밀접한 교제를 통해, 어느새 주님의 모습을 닮아 천사의 얼굴을 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 편만하기를 소원해 본다.


분류:창조설계-인간
출처:'과학으로 하나님을 만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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