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보가 되지 않으려면

나의 연구실에 있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은 대개 새벽 2-3시까지 공부와 실험에 몰두 한다. 그래서 밤 10시가 지나면 배가 출출하기 때문에 자주 간식을 찾는다.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열심히 노력하는 그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격려도 하는 의미에서 가끔 피자도 시켜주고 만두와 치킨의 배달도 주문해서 같이 먹기도 한다. 각자 자기들 일에 집중하다가 음식이 오면 연구실이 왁자지껄해 진다. 음식을 먹으면서 학생들은 가끔 나를 놀린다. 우리 때문에 교수님의 배가 자꾸 나오면 어떡하느냐고…… 그러면서 어떤 학생은 40대의 중후한 멋은 볼록한 배에서 나오니 괜찮습니다 라고 농담성 위로를 던지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평소 운동을 하니까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 몸의 에너지 균형은 섭취된 에너지보다 소비하는 에너지가 적을 때 점차 비만으로 가게 된다.


왜 우리가 음식을 먹을까 하는 문제는 단순히 허기를 면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우리가 음식의 모습을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음미하고 느낄 때 우리는 즐거움을 가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기대할 때 우리의 뇌에서는 세로토닌(serotonin) 신경이 흥분을 하게 된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작용하여 우리로 하여금 기분을 좋게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 가운데 단백질은 소화되어 아미노산으로 분해 흡수되고 흡수된 아미노산중에는 트립토판(tryptophan)이 있다. 트립토판은 혈액을 따라 뇌로 가서 세로토닌으로 전환된다. 뇌에는 트립토판을 세로토닌으로 전환시키는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을 먹은 후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음식을 먹는 일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허기질 때 음식에 대한 강한 욕구가 생긴다. 이때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도파민(dopamine)이다. 음식을 먹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어 음식을 맛보는 우리의 감각이 즐겁도록 한다. 도파민의 합성을 억제한 쥐의 경우 음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음식을 찾는 욕구가 없다. 다시 말해서 도파민은 우리로 하여금 음식을 찾고자 하는 욕망과 동기를 부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세로토닌은 음식을 먹을 때 우리를 즐겁게 하는 역할을 한다. 뇌에서 이런 신경전달물질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먹는 것을 즐거워한다. 그리고 뇌에서는 식욕을 조절하는 여러 물질들이 함께 작용을 한다. 우리 몸에 있는 지방 세포에서는 음식 섭취를 통해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었다고 판단될 때, 렙틴(leptin)이 만들어져 뇌세포에게 우리 몸의 지방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더 이상 먹지 않게 만든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렙틴이 살을 뺀 다음 날씬한 체중을 유지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살을 뺀 사람에게 소량의 렙틴을 주사하면 뇌가 우리 몸의 지방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해 먹는 욕구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렙틴의 유전자가 망가진 ob/ob 생쥐는 정상적인 생쥐에 비해 많이 먹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비대해진다. 이를 볼 때 렙틴의 양이 식욕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렙틴의 양이 증가하면 뇌에서 MSH와 CART라고 하는 펩타이드 호르몬의 생성을 증가 시키고 이들 호르몬은 시상하부의 포만중추를 자극하여 음식을 그만 먹게 한다. 한편 뇌하수체에서는 ACTH 와 TSH라는 호르몬을 분비케 하여 우리 몸의 대사를 촉진시킴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한다. 반면에 배가 고플 때에는 렙틴의 양이 떨어짐으로 뇌에서 NPY와 AgRP, MCH, 그리고 오렉신(orexin)이라는 호르몬들의 생성을 촉진하여 시상하부의 식욕중추를 자극하여 우리로 하여금 먹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하고 또한 뇌하수체에서는 ACTH와 TSH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우리 몸의 대사활동을 감소시켜 에너지 소비를 억제 한다. 그리고 뇌에는 멜라노코르틴 4 수용체가 있는데  MSH 호르몬은 이 수용체를 자극하여 식욕을 줄이는 반면 AgRP 호르몬은 수용체의 기능을 저해하여 식욕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멜라노코르틴 4 수용체를 자극하는 약을 개발하여 식욕을 감소시킴으로써 비만 치료 약으로 개발하려는 연구가 제약회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0억 명의 사람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고 한다. 비만이 너무 심해서 치명적인 사람은 위나 창자를 잘라 축소시키는 수술까지 받는다. 살아가면서 우리의 몸이 너무 비대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키와 몸무게의 균형적인 발달이 필요하다. 어린이가 성장할 때 골고루 자라는 것은 어른이 되어가는 필수적인 조건이지만, 다 자란 뒤에도 너무 비대해지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심장이 나빠지며 만성적인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고른 영양의 섭취도 중요하지만 활발한 활동과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우리는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영적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아침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주님의 뜻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말씀을 풀어 설명하는 훌륭한 메시지들을 부지런히 들어야 한다. 그리고 성경 말씀을 연구하고 깨닫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한다. 신앙에 필요한 좋은 서적을 구입하여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씀을 공부하고 듣고 깨닫는 일에만 열심이면 자칫 영적 비만에 걸릴 우려가 높다. 말씀의 진리를 깨달은 대로 열심히 실천하는 능동적인 신앙생활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공부하고 듣고, 암송하더라도 성경의 원리가 나의 삶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영적인 뚱뚱보가 되어 신앙의 삶에 활력을 잃어 버릴 것이다. 영적 뚱뚱보는 자기 속에 채워진 말씀의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데 쓰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신앙의 지식이 많다는 사실로 인해 영적 교만에 빠질 우려도 있다. 그리고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서 성경적 원리를 인용하며 말만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말하기 때문에 이중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 줄 위험이 있다. 깨달은 대로 힘써 행하고 움직여야 우리는 건강한 법이다. 야고보서 4장 17절에 보면 “이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치 아니하면 죄니라” 했다. 선이 무엇인지 우리가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알고도 그대로 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죄라고 못박고 있다. 우리가 가진 시간을 깨달은 말씀의 원리대로 선하게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물질로도 주위 형제 자매들을 섬기는데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나의 욕심을 채우는 일보다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선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분별하고 깨닫게 된 신앙의 원리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면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거룩한 주님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에 중심인물이 되리라 믿는다. 신앙적으로 많이 아는 것으로 그쳐버린 영적 뚱뚱보보다는 성경의 원리대로 자신의 삶을 나누는 일을 통해 균형 잡힌 신앙의 몸매를 가진 건강하고 날렵한 신앙인이 많아지기를 기도해 본다. 


분류:창조설계-인간
출처:'과학으로 하나님을 만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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