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창조 강의를 개설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특별한 계획 가운데 18년 간의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낯선 땅 부산으로 삶의 터를 옮기게 되었다. 집은 부산에 있지만 강 건너 김해에 대학이 있어 아침마다 두 도시를 오가며 생활을 하고 있어 전에는 전혀 느껴보지 못하던 교통 체증도 가끔 맛보고 이제 제대로 출근이라는 걸 해보는가 보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덕연구단지 화학연구원에서의 생활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훌륭한 시설의 과학단지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의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이었고 무엇보다도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복된 일이었다. 연구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집 가까이 좋은 교회에서 신앙심 깊은 과학자들과 교류를 가졌던 것은 평생의 큰 재산이라고 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대덕 연구단지에서의 큰 기쁨은 활발하게 창조과학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풍부한 인적 자원에 과학기술 분위기가 흠뻑 물든 곳이라 자연스레 창조론은 논쟁거리가 될 수 있었고, 그런 기회는 진화론적 배경만 갖고 있던 이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한남대학에서 17년간 '성경과 과학'을 강의했던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만족스러운 삶이었다. 사실 대전을 떠나면서 가장 아쉬워했던 점은 바로 '성경과 과학'을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는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런 황금어장을 버리고 어디 가서 신앙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아직도 아이들은 대전을 그리워하여 휴일에 대전 가게 해달라는 것이 제일 큰 바램인데, 그럴 때마다 나이 들어 직장을 옮긴 것에 가장으로써 미안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경상남도 3%, 부산 7%, 김해 5%) 이곳으로 오시게 하신 데에는 특별한 계획이 있으셨음을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깊이 느끼며 감사와 기쁨으로 산다. 하루 저녁에도 한 두건 씩 푸닥거리한 흔적을 볼 수가 있고 개강 축하로 '해오름식'을 한다며 굿을 하는 걸 보고 아연 실색을 한 적도 있다. 필요한 돈을 줄 테니 다음부터는 제발 돼지머리에 돈 꽂고 그 앞에서 넙죽이 절하며 축문 외우는 것 좀 하지 말라고 학생 대표에게 부탁을 할 때면, 이 우상에게 드려진 건물 안으로 내가 들어가 수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분노를 느끼기도 하였다. 그래서 아마 나를 이곳에 보내신 것은 아닌지, 사명을 되새기며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확실히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이곳 아무 친척 친지도 없는 황량한 땅으로 보내신 이유를 알게 되었다. 기독교 황무지 김해 땅에도 매주 월요일 끊임없이 기도로 은총을 구하는 신실한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있었다. 그야말로 남은 자, 꺼져 가는 등불 같은 기도의 용사들이 있었다. 감사한 것은 지난 총장님 (지금은 적십자사 총재)이셨던 이윤구 총장님은 신학대학 출신의 신실하신 분이라 어떻게 하든 인제대학교를 하나님께서 찬양을 받으시는 대학이 되게 하고자 노력하셨다.
인제대학으로 온지 한 학기가 끝나갈 무렵, 자연히 창조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기도회 때 나오게 되었고, 그 선교적 중요성을 모두가 공감하게 되었다. 2학기 초, 학생들 대상으로 특별 공개 강의를 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두 번의 공개 강의를 대강당에서 갖게 되었다. 여러 교수님들도 참석을 했고 결과는 상상 외로 많은 격려와 기도 지원을 받게 되었다. 한남대학에서 처럼 이곳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이 내가 인제대학교로 온 사명이라고 말을 하자 교양 과목 개설을 신청하라는 것이다. 곧 다음 해부터 새로 개설 할 교양 수업 신청이 알려지게 되었고 일정에 맞추어 수업 신청을 했다. 10월말 월요 점심 기독교수 기도회 때 이윤구 총장님은 '심 교수, 내가 신규 수업 개설하는 공문에 서명을 했으니 앞으론 알아서 해!'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기뻤는지!! 경상남도에 와서 할 일을 다 한 것 같았다.


2004년 1학기 첫 수업, 학생이 10명 정도 모였다. 실망도 컸지만 일단 폐강되지 않는 숫자에 만족하며 한 시간을 마쳤다. 다음 번 시간,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 간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강의실에 빽빽이 앉은 학생들이 '과학과 창조'를 수강하는 학생이란 말인가?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놀라게 하셨다. 여하튼 첫 학기는 111명이라는 학생들이 수강하면서 열기 넘치는 수업의 연속으로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여기가 무슨 교회냐고 심하게 반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런 정도의 반응은 이미 대전에서 17년간 겪어 왔던 터라 상처 받을 만한 일도 아니다. 학생들이 보낸 이메일이나 쪽지를 통해 감명과 은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더욱 더 힘이 솟는다. 이제 두 번째 학기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번 학기엔 또 어떤 감명을 받게 될지! 그 시간은 학생들을 위한 시간이 아니고 내가 나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시간이다. 내가 나에게 척박한 김해 땅에서 13,000명 학생들의 영혼을 위해 파송되었다는 선교사적 사명을 일깨우는 시간이다. 가족들에겐 선교사 가족으로 이곳에 오게 된 것을 간증하는 시간이다. 나 한 사람의 한 강의가 어느 정도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함께하는 교수님들, 기도에 동참하고 있는 기독 학생들, 그리고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믿음의 창조과학회 회원들의 동참으로 경상남도의 모든 도시들도 예수 사랑으로 거듭나는 도시가 될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본다.


'과학과 창조' 강의의 목표는 대학생들로 하여금 창조론에 근거한 올바른 세계관을 갖게 하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이 온 우주는 초자연적으로 특별 창조되었고, 그를 뒷받침해 주는 많은 과학적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서는 '기원과학'을 주 교재로 하고 '진화론이 무너지고 있다'와 '성경과 과학'을 부교재로 소개한다. 그 동안 풍부하게 모아 둔 슬라이드를 보여 주는 시간도 함께 가지며 가능한 활발한 토의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 수업 시간은 한번은 2시간, 또 한번은 이틀 후 1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3학점짜리 수업이다. 이제 어느 정도 선후배가 생기면 창조과학 학생 동아리를 수업 외에 만들어 활발하게 창조의 과학성을 전파하려고 한다. 한남대학교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구성원이 자연계와 인문계 학생들로 혼합 구성되어 있어 용어 설명이나 강의 내용을 너무 딱딱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종 신문이나 일반 잡지에 나오는 과학 관련 기사를 예로 들어 흥미를 갖게 하고 창조-진화의 문제가 과학적 문제만이 아니라, 삶의 전 영역, 학문의 전 영역에 걸쳐 있는 문제임을 깨닫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학기에 더 즐거운 것은 같은 김해 지역에 있는 부산장로회 신학대학에서 인제대학교가 '과학과 창조' 과목을 개설했다는 말을 듣고 이번 학기부터 매주 2 시간씩 강의를 부탁해 온 것이다. 신학과 학생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어 색 다른 감동을 받고 있으며 과학적인 ISSUE가 아닌 다른 문제로 열기가 더해지기도 하지만 장래 균형있고 수준있는 성도들을 키워낼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부흥회(?)를 인도하곤 한다. 공과대학 학장 일에 신규 학과 신설에 따른 잡다한 일에, 또 연구 결과로 이제 막 시장에 나오게 되는 항암제 관련 연구로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과학과 창조' 수업으로 모든 피로를 다 씻곤 한다. 머지 않은 장래에 관심있는 다른 교수님들도 함께 이 사역에 동참하여 한남대학교에서 처럼 한 학기에 3~4개씩의 유사한 '과학과 창조' 강의가 개설되면 좋겠다. 더욱이 이런 과목이 전국의 모든 대학에서 개설되기를 바라며 그 일에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이러한 과목을 개설하려면 아무래도 본인의 각오와 충분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교양과목과는 달리 종교적인 이유로 배척을 받고 또 비난을 받는 수가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가능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과목으로 인정되어 강의를 할 수 있으려면 학교 교과목 개설 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함으로 개설 과정에 대한 사전 준비 작업도 필요하다. 다행히 요즈음엔 교양 과목 개설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고 하니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의 강력한 의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경상남도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경상남도로 선교사가 되어 오십시오. 김해의 인제대학교가 이 우상의 지역 한반도 남쪽을 책임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분류:창조신앙-교육
출처:창조 1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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