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수수께끼 [상]

   서울대공대 금속과를 졸업한 1964년, 나는 미국 미주리주립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어릴 때부터 항공기에 관심이 있었고 이것이 재료공학을 택하게 했다. 나는 첨단금속소재를 더 연구하고 개발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석사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뉴욕에 있는 RPI 공과대학에 들어가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 무렵 나는 고려대 행동과학연구소 연구원이었던 현재의 아내를 중매로 만나게 되었다. 주로 편지왕래를 했는데, ‘자신은 크리스천으로 교회에 같이 나가지 않으면 결혼이 힘들 것‘이라고 전해왔다.


나는 ‘만약 신이 있다면 그 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고 그런 신을 믿는 교회에 나갈 용의도 있다‘고 답장했다. 점수를 따기 위한 표현이었지만 나 개인적으론 큰 이변이었다.


내가 태어난 곳은 경북 안동군 임동면으로 심산유곡이다. 전통적인 유교집안이었기에 기독교를 접해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국민학교 3학년 때까지 자동차를 보지 못했을 정도였다. 이런 내가 기독교를 수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큰 ‘사건‘이었던 것이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 결혼식을 가진 뒤 미국으로 다시 건너왔다.


3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은 나의 최종목표는 미 항공우주관리국(NASA) 연구원이 되는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 세계 최고수준인 이곳의 기술을 익히고 그동안 내가 닦은 학문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NASA는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10개의 도시에 연구소가 있다. 나에게 해당되는 ‘재료·에너지연구소‘는 클리블랜드에 있으며, 이곳의 인원만 2천여 명이니 그 규모를 알만했다.


1971년 10월, 미 금속학회에서 박사논문인 ‘제트엔진에 쓰이는 특수합금‘을 발표했다. 이때 NASA의 에시부룩 박사가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연구‘라며 초빙의 뜻을 비쳤다.


그러나 이곳은 시민권이 있어야 했고 FBI에 신원조회를 의뢰하는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 할 수 없이 미 국방성 산하 ‘공병금속연구소‘에 있다가 1973년에야 NASA연구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NASA 연구원이 되다니‥‥’


아내와 나는 두 손을 잡고 기뻐했다.


NASA에서의 생활은 몹시 의욕적이었다. 더구나 나는 내가 썼던 박사논문의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어서 능률이 올랐다. 하루는 조밀이란 미국인 친구가 나에게 다가왔다.


‘닥터 김, 종교를 가지고 있소?‘


‘그렇소. 나는 크리스천이오‘


나는 당시 아내를 따라 한인교회에 출석했다. 그러나 교회는 내게 종교적 목적이 아닌 한국인들의 만나는 ‘미팅장소‘였고, 오랜만에 한국말을 쓰며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또 목사님의 설교는 ‘도덕적 지침‘이나 ‘윤리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열심히 듣는 편이었다.


크리스천이란 말에 조밀은 반가워하며 악수를 청했다.


‘화요일마다 낮12시에 크리스천 기도모임이 있소. 거기에 꼭 나오시오‘ 얼마나 당부를 하든지 다음 화요일 기도모임 장소를 찾아가 보았다. 나는 그곳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1백50여명의 박사들이 찬송을 부르며 기도하고 있었다.


‘첨단과학을 연구하는, 내노라하는 그들이 이렇게 열렬한 신앙을 갖고 있다니‥‥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이렇게 만드는 것일까‘ 불쑥 의문이 솟았다. 그와 동시에 그들 모두의 얼굴에 기쁨과 평안이 넘치고 있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렇다면 나는 왜 저런 기쁨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을까. 화요일의 기도모임 모습은 내 신앙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NASA의 크리스천모임에 참석하면서 성경지식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나의 신앙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기도 했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넘치는 평안과 기쁨‘을 나 역시 소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이토록 열성적인 모임을 갖고 있는 것은 기독교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증거다. 내가 그것을 찾아보자‘


처음으로 성경을 펼쳤다.


아내의 요청에 교회를 다녔을 뿐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 한글성경이 딱딱하게 느껴져 영어판 ‘리빙바이블‘ 마태복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지극히 과학적인 탐구자세로 성경내용에 접근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문장의 맥과 의도를 정확히 집어내도록 노력했다. 마태복음에서 내가 느낀 첫 소감은 성경이 ‘고차원의 윤리교과서‘라는 생각이었다.


이 중에서도 예수님의 산상수훈은 큰 감명을 주었다. ‘원수를 사랑하라‘ ‘남을 판단하지 말라‘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도 내 주어라‘ 등의 내용은 도덕적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 했다.


그 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도 많았다. ‘오병이어의 기적‘이나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사건‘등은 과학적으로 풀 수 없는 수수께끼였으며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성경을 인정하려면 과학을 무시해야 했다. 그동안 정설로 내려온 ‘질량보전의 법칙‘이 오병이어의 기적 앞에는 엉터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과학자가 과학을 무시하고 어떻게 성경의 사건을 믿을 수 있단 말인가. 나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었다.


‘이왕 시작된 성경연구니 확실하게 매듭을 짓자. 결과가 안나온다고 실험을 포기할 수 없지 않는가‘


나는 기독교서점으로 달려가 과학과 연관이 있어 보이는 신앙서적을 모조리 구입했다. 이 중에서 나의 시선을 가장 끈 것은 ‘기적의 이해‘란 책이었다. 내용이 쉬워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우주의 가장 기초적인 물질세계는 원자와 분자다. 그 다음이 무생물세계, 식물세계, 동물세계로 올라간다. 그 위로 영혼육을 가진 인간세계가 있고, 그 다음이 하나님의 세계, 즉 영적세계이다. 이 영적세계는 하나님이 주인이지만 마귀의 세계도 같이 존재한다. 그런데 인간은 신앙을 가지지 않으면 하나님의 세계 (기적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동물의 세계인 강아지가 대화를 하고 책을 보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인간세계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영적수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기사와 이적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가 결정된다. 하나님을 믿으면 모든 것을 믿게 된다. 만약 성경 속의 기적들이 과학적으로 인간적인 지식으로 증명되고 이해된다면 기독교신앙은 믿을 가치가 없다. 성경은 과학교과서가 아니라 영적인 계시로 쓰여진 것이기에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하나님을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하나님은 과학의 대상이 아니며 오직 영적인 이해와 성령의 체험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고나니 무언가가 조금 잡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을 내가 모두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시작할 것은 하나님의 영적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아야 할 차례다. 그것의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렇다. 성경에 대해 박식한 분에게 그 영적세계에 대해 자세히 배우는 것이다‘


나는 ‘성경공부‘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게 했다. NASA 크리스천 모임을 본 이후 두번째 신앙적 도전을 받은 것이다.


성경공부를 결심했지만 어떻게 누구와 공부해야 할지 막막했다. 더구나 이 무렵 우리집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방문해 삼위일체론 (성부 성자 성령)을 부정하며 기독교신앙을 공격했다. 그러나 잘못된 교리에 대해 공박할 성경의 지식이 미흡함을 깨닫고 자신이 안타까웠다.


바로 그 주말, 같은 교회에 다니는 가정 (손영헌 씨 댁 . 후일에 창조과학교육관 설계자로 자원봉사 하게 됨)에 몇 집이 초대되어 갔는데, 나는 여러 가지 신앙적인 의문들을 여러 사람 앞에 내어 놓았다. 그때 믿음이 굳건하고 성경지식이 해박한 우종규 박사로부터 나는 새로운 성경지식을 접하게 되었다.


의사인 그분은 청년기부터 착실히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어서 나를 이끌어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이야기했던 내용에 대해 반박할 자료를 자세히 준비했다. 다시 만나기로 한 토요일, ‘삼위 일체론‘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결국 그 이단종교 신도는 자신이 더 알아가지고 오겠다고 간 뒤 두 번 다시 우리 집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날 밤에 모인 우리들 모두는 주말마다 모여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유학생과 한국인 부부 등 10여명이 모였다.


신앙이란 참으로 신비했다. 성경읽기와 공부에 몰입하면 믿음이 상승하는 것 같았다가도 조금만 소홀하면 성경이야기는 나와 상관이 없는 먼 이야기로 들렸다. 그것은 그때까지도 내게 ‘구원의 확신‘과 ‘영적인 거듭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크신 하나님의 손길은 점진적으로 내게 역사하고 계셨다. 우연히 ‘TIME’지를 샀는데 ‘우주의 기원‘이 특집 기사였다. 주제가 ‘대폭발생성론‘이었고 이에 대해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기고했다. 기본내용이 우주는 수십억 년 전에 고밀도의 덩어리 (원초원자)가 폭발했고, 다시 수소가 핵융합을 일으켜 태양계, 별, 지구가 생성되었다는 추측의 학설이었다.


‘그렇다면 그 원초원자는 어떻게 생겼단 말인가. 과학의 기본이치가 인과율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인데, 과학은 그 기원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때 내게 파도처럼 다가온 성경말씀이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였다. 이말 앞에는 그 어떤 ‘의문‘도 제기할 필요성이 없었다. 나의 가슴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이것이 일 단계였다면, 이 단계는 우 박사가 ‘리더스다이제스트‘를 보여준 때였다. 그 책에는 ‘생물의 고고학적 기원‘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어 있었고, ‘노아의 홍수‘ 사건을 훨씬 사실감 있게 입증하고 있었다. 나는 성서고고학에 관심을 갖고 구약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다보니 ‘성서의 예언‘이 그렇게 정확할 수 없었다. 나는 그것을 일일이 필기하며 신약성경과 대조했다.


‘1천5백여 년에 걸쳐 40여명의 선지자가 예수의 탄생과 부활을 예언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밝힌 그들의 예언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 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면 구약은 사람의 지혜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성령의 감동으로 쓰여진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서로 잘 맞물리는 두 개의 톱니바퀴처럼 하나하나 의문들이 풀렸다. 새로운 것을 파고들수록 ‘진리‘는 먼저 다가와 있었다.


‘바로 1초 뒤의 일도 예측 못하는 것이 과학이다. 이것에 의지해서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나의 생각은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더욱이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다니엘서 12장 4절이었다.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들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그 오래 전에 오늘날 되어질 일을 어떻게 정확하게 알 수 있었을까. NASA에서 최첨단 과학자들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을 보며 이 성경구절이 너무나 실감났다.


드디어 1975년 부활절을 앞두고 내 인생이 새롭게 거듭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분류:창조신앙-중요성
출처:'열리는 영의 세계'(1991년 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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