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성경묵상과 과학지식 탐구는 ‘하나님께서는 살아 역사하신다‘는 결론을 얻게 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나약한지 의심과 믿음이 마치 시소놀이하듯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달라지곤 했다.
1975년 3월말, 집 근처 슈퍼마킷 책방에서 핼린지가 지은 ‘지구의 해방‘이란 책을 구입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나를 당신의 도구로 쓰시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었다.
책 내용은 그동안 내가 느꼈던 여러 의문, 즉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며 △예수께서는 왜 동정녀 마리아에 의해 탄생하셔야 했으며 △인간의 죄는 무엇이며 △그리스도의 죽음만이 왜 우리의 죄를 사해줄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시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고 (롬 3 : 23) 그 죄값을 갚아야만 하나님의 공의로운 속성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것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 만으로 해결이 가능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세상에 보내주심(요 3 : 16)으로 그 구원을 완성시키셨다. 이 사실을 믿기만 하면 우리는 그 믿음으로 죄값을 청산하고 하 나님의 자녀가 된다‘
저녁식사도 잊어버린 채 자정까지 이 책을 다 읽었다. 한 마디로 그동안 내 눈에 덮여있던 비늘이 깨끗하게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십자가의 사건‘이 이토록 큰 비밀을 갖고 있었다니‥‥ 이때까지 단편적으로 들은 성경지식이 한꺼번에 움직이며 논리와 이성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맞추어졌다.
마치 이리저리 흩어졌던 그림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간 것 같았다.
진리를 깨닫고 그 해당자가 바로 나라고 생각하자 가슴이 뜨거워졌다.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여보, 난 이제야 좋으신 하나님을 만났소. 그분이 어떤 분인지 이제야 알았단 말이오‘ 나는 감격에 넘쳐 아내를 향해 부르짖었다. 그것은 기쁨과 환희의 외침이었다. 나와 아내는 밤늦도록 기도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오랜 영적방황을 거쳐 비로소 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중생의 체험을 한 것이다.
아침, 선명한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었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맑은 공기, 정원의 나무들, 푸른 하늘‥‥ 모두 어제의 것과 달랐다. 눈에 비치는 만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포근함으로 다가왔다. 날아갈 것만 같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기쁨이 넘쳤다. 그 때서야 이해가 되었다. NASA 크리스천 모임에서 왜 많은 동료들이 그렇게 기쁨에 넘쳤던가를.
영적인 거듭남은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부부의 애정이 새롭게 회복되었다.
우리 부부가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남으로써 물맛과 같은 덤덤한 가정생활이 향기 좋고 맛좋은 포도주로 변한 것이다.
감성적이고 다정다감한 아내와, 공학도로서 다소 무미건조하고 말이 뜸한 편인 나는, 같은 신앙 안에서 공동화제로 인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우리들의 삶의 목적·존재 가치가 그리스도를 발견함으로써 비로소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 덕분에 제2의 신혼생활이 시작되었다.
두 번째는 애주가였던 내가 술을 끊은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주도를 배운 나는 어디에서나 즐겨 술을 마셨다. 체질에도 잘 맞았거니와 음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미니바를 차려 놓고 칵테일 책까지 구입해 즐겼다.
그런데 구원의 확신은 이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에베소서 5장 18절 말씀이 나를 변화시켰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신앙적 깨달음은 무엇이든 뒤로 미룰 수 없었다. 즉시 미니바의 양주 30여병을 모두 씽크대에 쏟아 부었다.
구원의 확신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는 동시에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켰다. 학자로서 비판적이고 부정적이었던 내 인생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했으며 용서와 이해, 사랑이 생활에 반영되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감격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높임을 받는 것을 원하셨다. 나는 생각지도 않게 NASA에서 수여하는 ‘제1차 발명연구상‘을 받게 되었다. ‘특수합금조성 결정에 대한 공헌‘이 수상 이유였다. 그 우수한 두뇌집단 속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은 결코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었다. 알맞은 때와 장소에서 하나님이 지혜와 명철을 주셨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나의 삶 속에서 계속 이어졌다.
신앙이 바르게 자리 잡게 된 내가 성령체험을 하게 된 것은 신앙성장을 훨씬 가속화시켰다. 1975년 6월 ‘할렐루야 아줌마‘로 유명한 최자실 목사님이 클리블랜드로 집회를 하러 오시게 되었다. 원래 캐나다에 일정이 있었으나 스케줄이 변경 되는 바람에 갑자기 오신 것이다. 집회 전날 아는 집사님 댁에 최 목사께서 오신다는 것을 알고 찾아갔다. 집회 전야모임인 셈이었다.
최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성령충만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나는 성령충만의 의미를 높은 수준의 믿음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성령은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체험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박수를 치며 ‘예수 이름으로 승리를 얻었네‘등 복음성가를 계속해서 불렸다. 최 목사님은 참석자 모두에게 일일이 안수기도를 해 주셨다. 얼마나 열심히 기도를 해 주셨는지 방안 전체가 은혜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어느 순간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강렬한 느낌과 아울러 온몸이 뜨거워졌다. 무어라고 표현하기 힘든 영적인 세계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느꼈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나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었다.
성령이 바로 ‘내 안‘에서 역사하고 계셨던 것이다.
성령체험까지 하게 된 나는 삶의 우선순위가 새롭게 결정되었다. 매사가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연결되었다.
NASA에서의 일은 연구 중심이었기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나의 연구를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실용화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그런 곳이라면 세계에서 제일 큰 금속합금회사인 인코사였다. 그곳의 금속연구소 역시 세계 제일의 규모였다. 인코사는 뉴욕에 있었는데, 그곳 기술담당 부사장인 데카 박사가 우연히 NASA에 오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신기한 방법으로 나의 길을 인도하셨다.
나는 데카 박사에게 인코사에 갈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나의 연구내용을 설명했다.
‘김 박사, 나는 당신의 연구를 이미 잘 알고 있소. 그것보다 당신 종교는 무엇이오?‘
데카 박사는 엉뚱하게도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크리스천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나도 크리스천이오. 뉴욕교회 성경공부 리더인데 다음 주에 내가 삼위일체론을 가르쳐야 하오. 어떻게 설명하야 할지 모르겠는데 당신이 아이디어를 좀 주겠소?‘
‘여호와의 증인‘ 때문에 우종규 박사에게 배웠던 삼위일체론이 생각났다.
‘물로 삼위일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물은 똑같은 성분이지만 얼었을 때는 고체, 물일 때는 액체, 수증기일 때는 기체입니다. 따라서 세분의 하시는 역할에 따라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으로 생각할 수 있지요‘ 데카 박사는 놀란듯 고개를 끄떡거렸다. 그리고 곧 인코사의 연구원으로 발탁되었다. 그런데 내가 영주권이 없어 이민법상 정식발령을 받을 수 없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나는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인코사에서는 변호사를 세워 ‘김 박사가 비자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미국이 손해다‘란 탄원서를 만들어 많은 박사들의 사인을 받게 한 뒤 정식채용이 되게끔 도와주었다. 나와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내가 성령 안에서 변화 받고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자 하나님께서 나머지를 책임지신 것이다.
NASA 기독모임회원들은 내가 인코사로 가게 된 것을 알고 몹시 섭섭해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송별예배를 마련한 다음 모두 간절히 기도해 주었다. 어디서나 믿음의 형제들을 만나고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의 교제를 나눈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
‘김 박사, 인코사에 가서 우리와 같은 성경공부모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동료들이 나와 작별악수를 나누며 이 말을 했다. 사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
인코사에 온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였다. 연구소장 비서인 틸리·오스 여사가 내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했다.
‘김 박사는 언제나 활짝 웃는 얼굴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군요‘
‘NASA에서 연구하고, 평소 오고싶어 하던 인코사에 왔는데 왜 기쁘지 않겠소‘
‘그게 전부예요‘
‘아니요. 실상 내가 기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모셨기 때문이오‘
오스 여사의 눈이 갑자기 빛났다. 그녀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인코사 내에 성경공부모임이 생기게 해달라고 25년째 기도로 준비해 오고 있었다. 우리는 뜻이 맞아 성경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게시판에 광고를 써 붙였다.
‘매주 수요일 낮12시30분. 성경공부모임이 있음. 참석자 : 예수님, 김영길, 틸리·오스‘
성경공부모임은 금방 20여명이 되었다. 누군가가 먼저 시작을 못했을 따름이었다. 나는 이 모임에서 ‘통일교‘에 대한 비판 강의도 하며 열심히 모임을 이끌었다. 성경은 공부할수록 새로움이 더하는 진리의 보고였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더욱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또 한 번 나를 높여 주셨다. 제트엔진에 쓰이는 합금 MA 6000의 발견으로 ‘미국산업연구발명상‘(IR100)을 받았고, NASA의 ‘제2차발명연구상‘도 차지하게 되었다.
나는 이럴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유명해지는 것은 복음을 더 잘 전할 수 있도록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여겼다.
인코(INCO)연구소 근무 4년째인 1978년,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였다. 환경적으로는 무엇하나 불편한 것이 없었다.
분류:창조신앙-중요성
출처:'열리는 영의 세계'(1991년 간) 중에서
그 동안의 성경묵상과 과학지식 탐구는 ‘하나님께서는 살아 역사하신다‘는 결론을 얻게 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나약한지 의심과 믿음이 마치 시소놀이하듯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달라지곤 했다.
1975년 3월말, 집 근처 슈퍼마킷 책방에서 핼린지가 지은 ‘지구의 해방‘이란 책을 구입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나를 당신의 도구로 쓰시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었다.
책 내용은 그동안 내가 느꼈던 여러 의문, 즉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며 △예수께서는 왜 동정녀 마리아에 의해 탄생하셔야 했으며 △인간의 죄는 무엇이며 △그리스도의 죽음만이 왜 우리의 죄를 사해줄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시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고 (롬 3 : 23) 그 죄값을 갚아야만 하나님의 공의로운 속성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것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 만으로 해결이 가능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세상에 보내주심(요 3 : 16)으로 그 구원을 완성시키셨다. 이 사실을 믿기만 하면 우리는 그 믿음으로 죄값을 청산하고 하 나님의 자녀가 된다‘
저녁식사도 잊어버린 채 자정까지 이 책을 다 읽었다. 한 마디로 그동안 내 눈에 덮여있던 비늘이 깨끗하게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십자가의 사건‘이 이토록 큰 비밀을 갖고 있었다니‥‥ 이때까지 단편적으로 들은 성경지식이 한꺼번에 움직이며 논리와 이성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맞추어졌다.
마치 이리저리 흩어졌던 그림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간 것 같았다.
진리를 깨닫고 그 해당자가 바로 나라고 생각하자 가슴이 뜨거워졌다.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여보, 난 이제야 좋으신 하나님을 만났소. 그분이 어떤 분인지 이제야 알았단 말이오‘ 나는 감격에 넘쳐 아내를 향해 부르짖었다. 그것은 기쁨과 환희의 외침이었다. 나와 아내는 밤늦도록 기도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오랜 영적방황을 거쳐 비로소 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중생의 체험을 한 것이다.
아침, 선명한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었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맑은 공기, 정원의 나무들, 푸른 하늘‥‥ 모두 어제의 것과 달랐다. 눈에 비치는 만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포근함으로 다가왔다. 날아갈 것만 같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기쁨이 넘쳤다. 그 때서야 이해가 되었다. NASA 크리스천 모임에서 왜 많은 동료들이 그렇게 기쁨에 넘쳤던가를.
영적인 거듭남은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부부의 애정이 새롭게 회복되었다.
우리 부부가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남으로써 물맛과 같은 덤덤한 가정생활이 향기 좋고 맛좋은 포도주로 변한 것이다.
감성적이고 다정다감한 아내와, 공학도로서 다소 무미건조하고 말이 뜸한 편인 나는, 같은 신앙 안에서 공동화제로 인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우리들의 삶의 목적·존재 가치가 그리스도를 발견함으로써 비로소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 덕분에 제2의 신혼생활이 시작되었다.
두 번째는 애주가였던 내가 술을 끊은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주도를 배운 나는 어디에서나 즐겨 술을 마셨다. 체질에도 잘 맞았거니와 음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미니바를 차려 놓고 칵테일 책까지 구입해 즐겼다.
그런데 구원의 확신은 이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에베소서 5장 18절 말씀이 나를 변화시켰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신앙적 깨달음은 무엇이든 뒤로 미룰 수 없었다. 즉시 미니바의 양주 30여병을 모두 씽크대에 쏟아 부었다.
구원의 확신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는 동시에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켰다. 학자로서 비판적이고 부정적이었던 내 인생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했으며 용서와 이해, 사랑이 생활에 반영되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감격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높임을 받는 것을 원하셨다. 나는 생각지도 않게 NASA에서 수여하는 ‘제1차 발명연구상‘을 받게 되었다. ‘특수합금조성 결정에 대한 공헌‘이 수상 이유였다. 그 우수한 두뇌집단 속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은 결코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었다. 알맞은 때와 장소에서 하나님이 지혜와 명철을 주셨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나의 삶 속에서 계속 이어졌다.
신앙이 바르게 자리 잡게 된 내가 성령체험을 하게 된 것은 신앙성장을 훨씬 가속화시켰다. 1975년 6월 ‘할렐루야 아줌마‘로 유명한 최자실 목사님이 클리블랜드로 집회를 하러 오시게 되었다. 원래 캐나다에 일정이 있었으나 스케줄이 변경 되는 바람에 갑자기 오신 것이다. 집회 전날 아는 집사님 댁에 최 목사께서 오신다는 것을 알고 찾아갔다. 집회 전야모임인 셈이었다.
최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성령충만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나는 성령충만의 의미를 높은 수준의 믿음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성령은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체험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박수를 치며 ‘예수 이름으로 승리를 얻었네‘등 복음성가를 계속해서 불렸다. 최 목사님은 참석자 모두에게 일일이 안수기도를 해 주셨다. 얼마나 열심히 기도를 해 주셨는지 방안 전체가 은혜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어느 순간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강렬한 느낌과 아울러 온몸이 뜨거워졌다. 무어라고 표현하기 힘든 영적인 세계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느꼈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나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었다.
성령이 바로 ‘내 안‘에서 역사하고 계셨던 것이다.
성령체험까지 하게 된 나는 삶의 우선순위가 새롭게 결정되었다. 매사가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연결되었다.
NASA에서의 일은 연구 중심이었기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나의 연구를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실용화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그런 곳이라면 세계에서 제일 큰 금속합금회사인 인코사였다. 그곳의 금속연구소 역시 세계 제일의 규모였다. 인코사는 뉴욕에 있었는데, 그곳 기술담당 부사장인 데카 박사가 우연히 NASA에 오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신기한 방법으로 나의 길을 인도하셨다.
나는 데카 박사에게 인코사에 갈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나의 연구내용을 설명했다.
‘김 박사, 나는 당신의 연구를 이미 잘 알고 있소. 그것보다 당신 종교는 무엇이오?‘
데카 박사는 엉뚱하게도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크리스천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나도 크리스천이오. 뉴욕교회 성경공부 리더인데 다음 주에 내가 삼위일체론을 가르쳐야 하오. 어떻게 설명하야 할지 모르겠는데 당신이 아이디어를 좀 주겠소?‘
‘여호와의 증인‘ 때문에 우종규 박사에게 배웠던 삼위일체론이 생각났다.
‘물로 삼위일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물은 똑같은 성분이지만 얼었을 때는 고체, 물일 때는 액체, 수증기일 때는 기체입니다. 따라서 세분의 하시는 역할에 따라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으로 생각할 수 있지요‘ 데카 박사는 놀란듯 고개를 끄떡거렸다. 그리고 곧 인코사의 연구원으로 발탁되었다. 그런데 내가 영주권이 없어 이민법상 정식발령을 받을 수 없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나는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인코사에서는 변호사를 세워 ‘김 박사가 비자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미국이 손해다‘란 탄원서를 만들어 많은 박사들의 사인을 받게 한 뒤 정식채용이 되게끔 도와주었다. 나와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내가 성령 안에서 변화 받고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자 하나님께서 나머지를 책임지신 것이다.
NASA 기독모임회원들은 내가 인코사로 가게 된 것을 알고 몹시 섭섭해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송별예배를 마련한 다음 모두 간절히 기도해 주었다. 어디서나 믿음의 형제들을 만나고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의 교제를 나눈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
‘김 박사, 인코사에 가서 우리와 같은 성경공부모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동료들이 나와 작별악수를 나누며 이 말을 했다. 사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
인코사에 온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였다. 연구소장 비서인 틸리·오스 여사가 내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했다.
‘김 박사는 언제나 활짝 웃는 얼굴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군요‘
‘NASA에서 연구하고, 평소 오고싶어 하던 인코사에 왔는데 왜 기쁘지 않겠소‘
‘그게 전부예요‘
‘아니요. 실상 내가 기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모셨기 때문이오‘
오스 여사의 눈이 갑자기 빛났다. 그녀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인코사 내에 성경공부모임이 생기게 해달라고 25년째 기도로 준비해 오고 있었다. 우리는 뜻이 맞아 성경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게시판에 광고를 써 붙였다.
‘매주 수요일 낮12시30분. 성경공부모임이 있음. 참석자 : 예수님, 김영길, 틸리·오스‘
성경공부모임은 금방 20여명이 되었다. 누군가가 먼저 시작을 못했을 따름이었다. 나는 이 모임에서 ‘통일교‘에 대한 비판 강의도 하며 열심히 모임을 이끌었다. 성경은 공부할수록 새로움이 더하는 진리의 보고였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더욱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또 한 번 나를 높여 주셨다. 제트엔진에 쓰이는 합금 MA 6000의 발견으로 ‘미국산업연구발명상‘(IR100)을 받았고, NASA의 ‘제2차발명연구상‘도 차지하게 되었다.
나는 이럴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유명해지는 것은 복음을 더 잘 전할 수 있도록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여겼다.
인코(INCO)연구소 근무 4년째인 1978년,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였다. 환경적으로는 무엇하나 불편한 것이 없었다.
분류:창조신앙-중요성
출처:'열리는 영의 세계'(1991년 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