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래의 진화개념을 바꾸어야할 다른 이론이 최근 진화론자들에 의해 제안되었다. 다아윈의 '종의 기원'이 발표된 이래 가장 획기적인 변혁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980년 10월, 진화론 사상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중요한 진화론자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진화론과 관련되는 여러 분야 즉, 생물학, 분자생물학, 진화유전학, 화석학, 해부학 등의 세계적 권위를 가진 진화론자들 160명이 시카고의 학 박물관(Field Museum of Natural History)에 모여 '대진화'란 제목으로 회의를 열었다 (11) (Science Vol. 210, 21 Nov. 1980, Evolutionary theory under fire).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소진화가 일어난다 해서 그것을 연장해서 대진화가 일어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동안 창조론자들이 지적해 왔던 진화론의 큰 문제점 두 가지중 한가지를 스스로 포기하고 창조론의 주장과 유사한 이론을 받아드린 결과가 된 것이다. 이 회의에서 하버드 대학의 구울드(Stephen J. Gould)교수가 제안한 이론은 종래 진화개념과 다른 것이다. 즉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 변이의 축적의 결과로 대진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 백만년 동안 서서히 변화하다가 수 세대동안 갑작스럽게 도약하게 되어 새로운 종류의 생물이 생긴다는 이론이다. 급진적이고 거대한 유전인자의 변화는 괴물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Gould교수의 이론을 '있음직한 괴물이론(Hopeful Monster)'이라고 부른다. 사실 이 괴물이론 또는 단속평형설(Punctuated Equilibria, 또는 Hopeful Monster Mechanism)은 1940년대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유명한 유전학자 골드슈미트(Richard B. Goldschmidt)박사가 그의 저서 <진화의 물질적 기초-The Material Basis of Evolution>에서 처음 제안했던 것이다. 그는 말하기를 화석자료는 지구상에 있는 생물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일한 직접적 증거가 되는데 다아윈 이후 100여년이 넘도록 아무리 화석을 캐내어 보아도 다윈의 진화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중간형태의 생물화석이 하나도 나오지 않자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이론을 제안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관찰해보니 이따금 돌연변이가 일어나 두 다리만 있는 양이 생기기도 하고 머리가 두개 달린 거북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다 괴물처럼 생겨서 그냥 곧 죽어버리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괴물 같은 것이 계속 생기면 죽고, 생기면 죽고 하다 보면 혹 언젠가는 좋은 것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착안을 한 것이다. 어느 날 뱀이 알을 까보니 뱀의 알에서 새가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이론【그림4-15 참조】을 그가 제안했을 때 진화론자들은 그것을 증거도 없이 제안된 터무니 없는 이론이라고 일축했었다. 그 이론이 다시 구울드 교수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한 종이 점점 진화하여 다른 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새로운 종들이 나타나는 것이 화석학적 증거이므로 골드슈미트의 괴물이론이 다시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다아윈의 자연선택설은 소진화에는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르나 대진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모임에 모였던 진화론자들은 이 모임은 진화론에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