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인 변화의 방향을 가르쳐주는 제2법칙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보면 놀라운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우주의 에너지는 일정하지만 변화는 계속되기 때문에 결국은 엔트로피가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극도의 혼란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의 자연적인 변화는 불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열죽음이라고 부르는 우주의 종말이다. 그리고 보면 제2법칙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 전체가 종말을 향해서 무거운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암울한 예언 같다. 그러나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의 출현은 열역학으로 볼 때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생명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수의 분자가 정확하게 배열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생명체의 탄생은 제2법칙에 위배되는 현상이다. 오히려 모든 것이 자연으로 흩어져버리는 죽음이 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제2법칙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제2법칙은 모든 것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평형상태에만 적용되는 것임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변화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어서 고전적인 열역학이 적용되는 평형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평형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경우에는 그 특성이 평형상태와 아주 달라서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 우주에 흩어져 있는 엔트로피가 다시 감소하면서 뜻밖의 질서가 나타날 수가 있다는 얘기다. 1977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일리야 프리고진이 밝혀낸 무산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일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평형상태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에너지가 옮겨 다니면서 우주의 질서가 무너지고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자연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우주의 무질서가 흩어져 사라지면서 엔트로피가 오히려 감소하고 그 결과로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일시적인 혼돈인 카오스다. 결국 현대의 열역학은 우리의 우주는 혼돈의 상태를 거치면서 새로운 질서, 즉 생명을 탄생시키면서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라는 밝은 예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너무 짧아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채기도 쉽지 않고, 과연 그러한지 판단해보기도 어렵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해하고 판단해 보기 위해서는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글은 중요한 점을 착각 또는 혼동하고 있다. 그럼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생각해 보기로 하자.
열역학 법칙들
열역학은 평형상태를 다룬다. 이 말은 열역학이 평형에 주로 관심을 둔다는 뜻이지 비평형상태에서는 열역학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열역학 제 1 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인데 비평형상태에서는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 제 2 법칙의 한 형태는 '열은 온도가 낮은 쪽에서 온도가 높은 쪽으로 저절로 흘러가지 않는다'(Clausius)는 것인데 비평형상태에서라고 해서 온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열이 저절로 흘러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예로 들려고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경우들에는 전기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경우들에서 제 2 법칙이 성립됨은 잘 알려져 있다.) 열역학 법칙들은 비평형상태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즈음에서 '열역학은 평형상태를 다룬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화학 반응을 예로 들자면, 두 용액을 섞어서 반응을 시킬 경우 열역학은 반응이 평형에 도달했을 때 어떤 상태가 될지 예측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빨리 평형에 도달할지는 알 수 없다. 즉 평형에 도달하기 전의 상태(당연히 비평형상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열역학은 평형과 관계가 없는 개념(예컨대 반응 속도)은 다루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일부 열역학적 양들은 비평형 상태에서는 정의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열역학 법칙들이 비평형상태에 대해서는 아무 제한도 가하지 않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계(system)는 비평형상태에서도 나중에 평형에 도달하였을 때의 결과가 열역학 법칙을 따르도록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비평형상태도 열역학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동아에 실린 글이 마치 비평형상태에서는 계가 제 2 법칙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되어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뒤에 살펴보겠지만 프리고진의 업적도 비평형상태에서 제 2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것은 절대로 아니다.
엔트로피
특히 제 2 법칙, 즉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이 비평형상태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엔트로피는 평형상태가 유지되거나 연속적인 평형상태를 통해 변할 때(reversible process)에는 변하지 않으며 오직 비평형상태를 통과할 때(irreversible process)에만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평형상태야말로 엔트로피 증가의 원천인 것이다. 단연코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국부적으로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으나 더 큰 주변부의 엔트로피 증가가 동반될 수 밖에 없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언제나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 없다.
자, 여기서 중요하고도 몹시 어려운 질문을 던져야만 하겠다. 엔트로피란 무엇인가? 엔트로피는 온도와 같은 열역학적 양들과는 달리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몹시 어렵다. (내 생각에는 '직관적' 이해는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 수식으로 된 엔트로피의 정의를 쓰는 것은 전혀 쓸 데 없는 일일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거의 아무런 직관적인 생각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엔트로피가 온도와 열량같은 것을 통하여 정의된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엔트로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널리 알려져 있는 한 견해가 있다. 이것은 계의 엔트로피란 것이 그 계의 무질서한 정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볼쯔만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서 확률적인 해석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그 자세한 것은 다룰 필요가 없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볼쯔만의 견해, 즉 '볼쯔만의 질서원리'는 열역학으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단지 '엔트로피란 무엇인가'에 대한 볼쯔만의 답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여기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는 증가한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이 문장은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엔트로피는 증가한다'와 '엔트로피는 무질서도이다'가 그것이다. 여기서 전자가 열역학 제 2 법칙이며, 후자는 볼쯔만의 질서원리이다. '엔트로피는 증가한다'라는 것은 전적으로 열역학적인 표현이지만,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꼭 그렇지는 않다. 과학동아의 글은 이 둘을 구분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무산구조
여기서는 일리야 프리고진의 업적을 소개해야 할텐데, 먼저 필자의 무식함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프리고진의 업적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대략적인 윤곽만을 짐작할 뿐이다. 그러나 내가 이제 쓸 내용에 대해서 크게 오해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볼쯔만의 질서원리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많은 경우에 적용될 수 있었고 열역학과도 잘 조화되는 것 같았다. 그 성공을 보여주듯 볼쯔만의 묘비에는 질서원리를 나타내는 유명한 수식이 적혀있다고 한다. 엔트로피는 진실로 무질서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질서원리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열역학의 세 단계를 말하는데, 평형상태, 평형에 가까운 상태,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가 그것이다. 프리고진에 따르면 평형상태와 평형에 가까운 상태에서는 질서원리가 대체로 옳지만,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질서원리의 성공은 열역학이 주로 평형상태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오히려 질서를 생성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무산구조(dissipative structure)가 그것으로서 dissipative란 말은 엔트로피가 증가함을 나타내 주고 있다.
대류 현상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이 담긴 주전자를 가열한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엔트로피는 물론 증가한다. 그러나 주전자 속의 물은 대류하기 시작하는데, 즉 물분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가열하기 전에는 물분자들이 온갖 방향으로 움직였을 텐데, 대류가 일어남으로써 물분자들은 더욱 질서있게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프리고진은 일련의 더 복잡한 예들을 들고 있다.
과학동아의 글로 되돌아가자. 그 글은 엔트로피가 무질서도임을 은연 중에 가정하고, 질서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다고 해석해 버렸다. 프리고진은 제 2 법칙을 수호하고 질서원리를 공격하였는데, 과학동아의 글은 그것을 반대로 해버리고 말았다.
생명의 기원
사실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생명탄생은 제 2 법칙 위반인가? 전통적으로 창조론자들은 자발적인 생명탄생은 제 2 법칙 위반이고, 따라서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프리고진은 엔트로피가 반드시 무질서도를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생명탄생이 제 2 법칙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러한가?
나는 프리고진에 견해에 대한 창조론자들의 반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전적으로 필자의 무지의 소치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생명이 자발적으로 발생하려면, 위에서 한 얘기들에 따르면, 그것은 무산 구조에만 의존하여야 한다. 그러나 앞에서 얘기했듯이 무산 구조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고, 다시 평형으로 돌아가게 되면 질서원리가 다시 타당해지므로, 무산 구조가 만들어지기 전보다 더 무질서하게 된다. 따라서 생명발생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평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
화학에서 무산 구조의 예로 가장 많이 얘기되는 것은 진동 반응(oscillating reaction)이고, 그 가장 대표적인 예는 Belousov-Zhabotinsky반응이다. 이 반응은 용액의 색깔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나는 화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BZ 반응을 평범한 시험관에서 실험해 본 일이 있다. 그러나 색깔이 두세 번 변하고는 평형상태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 반응을 실제로 연구할 때에는 평형에 도달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여러 장치가 반응용기에 붙어있다. 계속해서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지속적으로 평형에서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 있다. 바로 생명이 그것이다. 평형이란 생명체에게 곧 죽음을 뜻한다. 생명체의 수많은, 그리고 매우 정교한 조직들이 자신의 몸을 평형으로부터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평형에서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교하고 잘 짜여진 조건들이 필요하다. 게다가 단지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질서있는 구조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특히 생명이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잘 짜여진 구조가 생기기 위해서는 참으로 상상하기도 어려운 조건들이 필요할 것이다. 우연에 의해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확률은 그야말로 무지하게 작을 것이다. 잘라 말해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산 구조는 '생명발생은 제 2 법칙 위반이다'라는 논증의 구조를 허물었으나, 생명탄생 자체를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창조론자들이 제 2 법칙을 거명해서 생명발생의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데에는 열역학 법칙들이 잘 정립되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다. 그것이 어떤 열역학적인 추론으로 도출되었다기 보다는 확률론적인 추론이 질서원리와 맞물려 열역학 법칙과 연결된 것에 불과하다. 즉 애초에 이것은 확률의 문제이지 열역학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에필로그
<< "모든 돼지는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돼지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
이 논증은 잘못된 추론으로부터 옳은 결론을 이끌어낸 예이다. 몹시 우스꽝스럽게 보일 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추론을 한 사람은 특이한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돼지'라고 말할 때 사실은 '인간'을 의미하였을지도 모른다. 또는 인간과 돼지를 같은 종류로 보고 (사실 돼지의 내장은 인간의 내장과 매우 비슷하다고 한다) 그것을 한데 묶어 '돼지'라고 불렀을지도 모른다. 또는 그리스인을 매우 싫어하는 민족으로서 그에게 '돼지'란 곧 '그리스인'을 의미하였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그는 소크라테스가 죽을 운명을 가진 어떤 집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간파하였다. 그의 잘못된, 또는 정확하지 않은 추론은 그의 결론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기는 하나, 그의 결론은 그가 올바로 간파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추론의 잘못을 바로잡고 정확하지 않은 부분을 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가 간파한 사실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생명발생의 불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제 2 법칙에 따른 논증은 다소 잘못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엔트로피'라는 말이 마치 '돼지'라는 말처럼 작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논증을 다듬고 빼야 할 것은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역학 제 2 법칙을 사용하여 논증을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소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무식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논증에서 열역학 제 2 법칙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 다만 불가능성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열역학 제 2 법칙을 언급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도 있다.
요컨대 소크라테스가 돼지이냐, 그렇지 않으면 무엇이냐 하는 것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올바른 추론이 된다. (추론의 올바름과 결론의 올바름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에너지는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바뀌어질 수는 있어도 에너지의 총량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서,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연계의 에너지는 스스로 생성되지도 않고, 소멸되지도 않고,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다. 아인쉬타인에 의해 E = mc2임이 알려져 이 법칙의 폭은 더욱 넓어진 셈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지금 우주의 에너지와 물질의 총량은 수백억년 전과 동일하다는 얘기다. 자연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우주엔 에너지(또는 물질)로 꽉 차 있으니, 이 에너지는 자연계 밖에서 자연계 안으로 들어온 것이 틀림없다. 창세기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시를 창조하시니라?”고 하셨는데, 바로 이 하나님께서 에너지가 우주에 있게 하신 것임을 성서는 정확하게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bara라고 하는데, 이것은 ex nihilo, 즉 無에서 有로의 창조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창조역사 외에 열역학 제 1법칙을 설명할 방법은 없다.
우주의 삼라만상 및 그 원동력은 우연한 자체변이(진화)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창조된 결과인 것이다.
Ⅱ. 열역학 제2법칙과 창조론
제2법칙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의 반응방향과 그 반응의 진행 여부를 판별해 주는 매우 중요한 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발적인 반응(Spontaneous process)은 Entropy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Entropy란 system의 무질서도(disorder)를 나타내는 것으로, 열역학 제2법칙이 의미하는 것은 우주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들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복잡한 것에서 간단한 것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은 저절로 높은 곳에서(에너지 level의 차이가 있는 질서있는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에너지 level의 차이가 없어진 무질서해진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며, 벽에 박힌 못은 녹슬기 마련이고, 사람은 죽기 마련인 것이다. 점점 무질서해져 가고, 파괴되어 가며, 단단해져 가는 것이다.
간단한 열역학적 수식을 이용하여 ① isolated system ② closed system ③open system에서의 열역학 제2법칙을 설명하여 창조론을 어떻게 증명해 주고 있는가를 보이도록 하겠다.
① Isolated System (고립계)
고립계란 질량이나 에너지가 출입(出人)할 수 없는 계(界)를 말하는 것으로 '완전한 보온병'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그 보온병에 최초에 뜨거운 커피와 얼음 덩어리를 넣었다고 하자. (질서도가 매우 높은 즉, 에너지의 차이가 있는) total energy는 보온병 내에서 항상 일정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energy 의 분배가 일어나게 된다. 즉, 얼음이 점점 녹아서 미지근한 커피가 되고 만다 (무질서도가 증가한, 즉 에너지의 차이가 없어진). 평형상태가 가까워 올수록 entropy (무질서도)는 증가하며 절대 비가역 반응임에 유의하기 바란다 (보온병 내에서 다시 저절로 얼음이 생기고 커피가 뜨거워지지 않는다).
고립계에서는 dE/dt=0, dS/dt≥0 (1)이다. E, S, t는 각각 계의 에너지, 엔트로피, 시간을 표시한다.
결국 고립계 내에서는 질서도가 증가하는 일은 절대로 없으며,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단순한 물질이 복잡한 물질로 변화되어 가는(질서도가 증가하는) 반응은 절대로 불가능하며 진화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② 평형에 가까운 Closed System (폐쇄계)
폐쇄계란 에너지는 출입할 수 있어도 질량의 교환은 불가능한 계를 말한다. 계와 주위(surroundings)사이의 계면(界面, boundary)은 평형을 향하여 에너지가 출입하므로, 계면의 온도는 계내(界內)의 온도와는 다르게 된다. 이것을 수식으로 잘 나타낸 것이 유명한 Gibbs equation이다. Gibbs free energy G는 G = E + PV - TS = H - TS (2) (E = System energy, S = system entropy, P = system Pressure, V = system Volume, T = 절대온도, H = enthalpy (H = E + PY)를 나타낸다.)
Closed System에서 dG/dt ≤ 0 (3) 이어야만 자발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평형에 가까와 질수록 dG/dt -> 0 (4) 이다.
이 식들을 정리해 보면 dS/dt - d/dt(E+PV/T) ≥ 0(5)
위 식의 첫번째 항(項, first term)은 system 내에서의 entropy 변화를 나타내고, 두번째 항(second term)은 주변환경(surroundings)과의 에너지 변화에 따른 entropy 변화를 나타내는데, 이 두 항의 합이 0 보다 커야만 한다. 즉 우주의 entropy는 증가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이 얼음이 되는 과정을 들어 이것을 부인하는 진화론자들이 있는데, 그 문제를 다뤄보기로 하겠다. 물론 물이 얼음이 되는 것은 질서도가 증가하는, 즉 entropy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위의 식에 대입하여 풀어보면, 얼음이 얼을때 80cal/gm의 에너지를 방출하며, entropy 변화는 -0.293 entropy unit (eu) / degree Kelvin (K)이다.
G = E + PV - TS 에서
△(E + PV) -T△S ≤ 0 (6)
즉 -80 - T(-0.293) ≤0 ∴ T ≤ 273 °K
T〈 273 °K (0℃이하) 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 예견한 대로 물은 얼게되고, 전체 entropy의 합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종종 DNA나 단백질 등도 물이 얼음으로 저절로 되듯이 단분자들이 저절로 중합(重合)되어 복잡한 분자가 되었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유기물질의 중합에 있어서는 ?H 항이 0 보다 크므로 불가능하다. 또 온도가 매우 낮아 T?S가 매우 적어지게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아미노산은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절대로 결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기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Morowitz는 간단한 선구물질(precursors)로부터 대장균(E. coli)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화학 결합 에너지가 0.0095 erg, 즉 평균 0.27 ev/atom 이라고 계산해냈다. 간단한 박테리아에도 2 × 1010 개의 원자가 있으므로, 이것은 마치 저절로 목욕탕 물이 360℃ 까지 온도가 올라간다는 말과 같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그는 대장균이 50억년의 기간동안 전 우주에서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은 10-1011 (10-100,000,000,000)이라고 했다. "만약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전 우주의 역사를 통해 겨우 하나의 peptide (몇 개의 아미노산이 결합된 것)가 우연히 만들어졌을까 말까할 정도다"라고 그는 말했다.
결국 평형에 가까운 Closed System 에서 유기분자가 더 복잡한 물질로 저절로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며, 물이 얼음으로 상변이(Phase transformation)를 하는 것과 유기물의 합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③ 평형에서 먼 Closed System
System을 통해 에너지가 흐른다는 말은 system에 계속 일을 가해 평행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한다는 말과 같다. 이런 의미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Prigogine과 Nicolis는 entropy 변화 dS를 시간 간격 dt 안에서 두 요소로 나누었다.
dS = dSe + dSi (7)
dSe는 System을 통해 에너지가 출입함으로 생기는 entropy 변화이고, dSi는 System 안에서 일어나는 비가역 반응으로 생긴 entropy 변화의 합이다.
열역학 제2법칙에서 dSi ≥0 (8)이고,
Isolated System에서 dSe = 0 이므로, dS = dSi ≥ 0 (9) 가 된다.
dSi 와는 달리 dSe의 부호는 일정하지 않으며, System에 가해지는 boundary constrains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전체 entropy 변화가 0 보다 작을려면 (System내에 질서도가 증가 할려면) dSe ≤ 0 이어야 하고, 동시에 |dSe| ≥ dSi (10) 이어야 한다.
위와 같은 조건은 실제로 불가능한데, 마치 전기 곤로에 스위치를 끄고 물을 끓게하는 것과 같다. 그런 경우를 상상할 수야 있겠지만, 도대체 그런 예는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④ Open System (개방계)
개방계란 에너지나 질량이 System과 Surroundings 사이에 교환이 가능한 계를 말한다. 생명체를 예를 들 수 있는데 생명체는 고에너지 물질이 System안으로 들어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energy를 내놓고 낮은 energy 물질로 변한다. 방출된 erergy는 system 안팎으로 일을 하게되는 것이다. 내연기관(internal combustion engine)을 예로 들어도 좋다.
휘발유와 산소가 system안으로 들어가 연소되고, 탄산가스와 열을 내게되는데, 그 열이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이용된다. 이와 같은 반응이 일어날려면 반드시 에너지를 방출시켜서 유효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mechanism이 있어야만 한다. 반드시 설계된 기구나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들어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재료와 부품들을 보아 놓고 energy를 가하기 위해 다이나마이트 (집 짓는데 필요한 모든 energy의 총량과 동일한 energy)를 터뜨려 보았다. 폭발후에 가보았더니 집은 만들어지지 않고 모아 놓았던 재료마저도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하여 더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해 재차 시도해 보았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몇 번이나 더 해보면 근사한 집이 세워지겠는가? 같은 energy라고 해도 건축기사의 설계와 조립이 없이는 안 되는 것과 같이 Open System이라고 해도 외부의 계획과 mechanism이 없이는 저절로 생명체가 만들어 질 수는 없는 것이다. 시계부품을 통속에 집어넣고 1시간을 흔들고 난 후 들여다 보았더니 그대로 있었다. 시간이 부족한가 하여 5시간, 10시간, 일주일, 10년을 흔들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Energy가 부족한가 하여 더 세게 더 빨리 돌려보았으나 시계는 만들어 지지 않았다. 같은 얘기이지만 설계자와 조립공이 있어야만 되는 것이다. l964년 Cornell 대학에서 위 시계의 경우 우연히 시간과 에너지만으로 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 보았더니 10-255가 나왔다고 한다.
요약해서 말하면 Open System을 통해 계속 energy를 흘려 준다는 것은 dSi의 무질서도 증가를 상쇄시킬 수 있도록 dSe type의 일을 외부에서 system에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식 7에 따라 dSe는 negative entropy를 보여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예가 생명체의 경우이다.
Ⅲ. Living Systems에서의 열역학
생명체는 매우 복잡한 유기물로 되어 있는데 전체결합 에너지는 그 물질의 선구물질(precursors)의 결합 에너지보다 작다. 그러므로 living systems에서의 Gibbs free energy는 원래 만들어진 간단한 화합물과 비교해서 매우 높다. 평형에서 보다 더 높은 상태의 energy로 생명체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계속 heater로 열을 가해 주어야 하는 것처럼, 계속 생명체에 일을 해 주어야만 한다. 만일 계속적인 energy 나 물질의 주입이 끊어지면, 그 system은 곧 평형상태(Gibbs free energy가 가장 낮은)로 돌아가게 되고, 복잡한 화합물들은 분해되어 간단한 분자들로 되돌아가게 된다.
마치 heater를 끄면 뜨거운 물이 실온 상태로 되는 것과 같다. 식물은 태양열을 받아 광합성 작용을 하며, 물, 탄산가스 등의 물질을 흡수해 필요한 물질들을 만들어 그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동물은 고에너지 물질을 섭취해 소화시켜 에너지를 얻으며, 또 다른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계속적인 에너지와 물질의 공급이 없이는 동식물은 곧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에너지만 가지고는 living system을 유지해가고 만들어 가는데 부족하다. 반드시 꼭 필요한 것은 이 에너지를 유효한 일로 바꾸어 주는 수단이 있어야만 한다. 사람의 위, 창자, 췌장 등의 기관을 떼어내고 계속 음식물을 주입시켜 준다고 해도 사람은 곧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체내에 energy가 따르고 있는 한 열역학적인 문제는 없으나, 특별한 화학적 경로를 따라 매우 특수한 형태의 일을 하도록 에너지를 변환시키고,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mechanism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Living system 을 유지해 간다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쉽게 이해가 간다고 해도,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Open system이라고 할지라도 간단한 물질로부터 생명체가 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그 에너지로부터 변환시키는 기구에 대한 설명은 아직까지 아무도 언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Nicolis와 Prigogine은 "말할 필요도 없이 이 단순한 설명(Open systems에서 질서도가 증가할 수도 있다는)으로 생명체의 질서 문제를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열역학 제2법칙 (dSi > 0)과 전체 entropy의 감소(dS < 0)를 조화시켜야 될 뿐만 아니라, 생명체를 유지하고 발생시키는데 대한 mechanism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단백질과 DNA가 생명체의 필수요소라고 대부분 학자들이 생각하고 있으나, 그것들은 오직 살아있는 세포에서만 만들어지고 있다. 추후 화학진화(Chemical Evolution)을 다룰 때 우연히 만들어질 수 없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Chemical Evolution을 참고하기 바란다.
Ⅳ. 생명의 기원과 열역학
생명체의 필수요소인 단백질과 DNA는 단순히 입자들이 모였다고 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그런 물질들이 만들어진다는데 대해 두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첫째, 두 개의 아미노산이 dipeptide를 이룰 때 Gibbs free energy가 2 ~ 4 kcal/mole 증가된다. 그러므로 단백질이 합성되려면 단백질의 농도가 낮다고 해도 계속 에너지가 가해져야만 한다. 각각의 아미노산 농도가 1 M 일때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Polypeptide의 농도는 다음 식에 따른다.
100개로 된 polypeptide일 경우 실온(T=298 °K)에서 윗 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그 농도는 10-218M이 된다. 계속 에너지를 가해 주어도 생성되는 polypeptide의 양은 너무나 적은 것이다.
둘째, 아미노산이 결합하여 단백질이 되기 위해서는 꼭 α 결합을 해야하며, 서열(순서)이 꼭 맞아야 하고, L-form이어야만 한다. Morowitz, Bradley, Miller and Orgel 등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두번째 문제에 소요되는 일의 양은 첫번째의 것보다 훨씬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DNA는 보통 106개의 부분들로 이루어졌는데, DNA를 중합하기 위해 필요한 일의 양이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다.
아미노산의 합성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해, 단백질이나 DNA의 합성이 계속 실패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의 특별한 일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DNA가 올바른 나선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3~5개의 연결이 필요한데, 사실 화학적으로 그와 같은 결합은 매우 어렵다.
돌연변이에 의한 진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변이가 일어났다고 해서 Complexity가 증가했다고는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변이가 10개의 유전인자가 그 배열이 달라졌다고 해서 11개의 유전인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복잡한 정도엔 차이가 없다. 변이가 일어나 그 생물안에서 종류(varieties)는 많아질 수가 있으나, 다른 종류(kind)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한 종류 안에서의 변이는 허용하셨으나, 그 종류대로(after its kind) 창조하신 분은 하나님이시지, 자체 변이가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은 진화론자들의 생각은 마치 기계 선반공이 나사못(screw)을 깎다보니 잘못해서 TV Set가 만들어졌다는 얘기와 같다.
DNA의 구조를 발견해 Nobel 상을 탄 Crick 경은 화학 반응 경로가 생명체에서 무생명체로 가는 것이 훨씬 용이한 것을 들어, 지구의 생명체는 열역학적으로 생명의 자연발생이 훨씬 용이한 외계의 혹성에서 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무생물에서 생물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열역학 법칙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 된 나머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얘기이지만, 그렇다고 생명의 기원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치만 외계로 옮겨 놓았을 뿐 증거도 없고 과학적인 접근 방법도 못 된다.
V. 결론
여러 과학적인 자료와 증거들은 하나님께서 천지와 모든 만물을 창조하셨음을 뒷받침해 주고 있고, 성경 말씀은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임에 대해 더 큰 확신과 용기를 주고 있다. 주님의 오실 날이 가까워 올수록 사탄의 헛된 속임수로(골 2 :8) 성도들을 미혹하며 세상은 점점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쫓게(딤후 4 :3~5)될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천지가 변하여도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마 5 :18. 벧전 1:25)을 더욱 신뢰하여야만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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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S. W. Fox and K. Dose, Molecular Evolution and the Origin of Life, Marcel Dekker, New York, 1977
하얀 옷에 상투처럼 튼 머리, 라엘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우리 나라에 다녀갔다. 그 사람 때문에 나라가 한창 시끄러웠던 것은 우선 인간 복제라는 민감한 부분에 라엘이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는 하나님은 없다고 주장하며 인간은 외계인의 복제 기술에 의해 만들어졌고 영원한 생명은 인간복제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가 이끄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에서 설립한 클로네이드사는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여기에 인간복제를 신청한 한국인은 모두 8명이다. 그는 "최초의 복제인간이 앞으로 6~24개월 안에 탄생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으며 클로네이드사는 한국에서의 인간복제에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실 한국은 99년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소 복제에 성공하는 등 복제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고, 난자 관리 등이 엉성해 인간 복제를 시도하기가 쉽다. 지난 98년 11월에는 경희대 연구팀이 지난 98년 11월에는 경희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복제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다가 또한 복제를 금지하는 법도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엘의 한국방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말한 대로 인간복제를 신청한 8명 외에도 클로네이드사는 한국인 대리모와 복제와 협력할 한국인 과학자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산부인과에 복제를 문의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는 인간 복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감히 하나님의 영역인 생명 창조까지 넘보게 된 이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들 신앙인이 깨어 있을 때이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왜 문제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국민일보에 실렸던 기사를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편집자>
'인간성 파괴’ 영적 싸움 나설때
인간복제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는 본보 보도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간복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불임부부들에게 희망을 주며 불치병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일부의 긍정적 주장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상품화하고 인간이 신의 영역인 생명창조에 간섭함으로써 파멸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세계인의 공감대다.
이에 본보는 박상은 한국누가회 이사장, 이웅상 명지대 생물학과 교수, 임성빈 장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 등 3인을 8월 28일 오후 본사 종교국 회의실로 초청, 긴급좌담회를 갖고 인간복제 문제와 창조질서,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해 고찰했다.
참석자들은 "인간복제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명백한 훼손이므로 기독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모든 시민과 단체가 연대해 인간성을 상실한 과학 맹신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창조론적 교육을 철저히 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교도의 혹세무민에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국의 몇몇 과학자가 인간복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간복제가 은밀히 진행되고 있고 신청자도 있다는 본보 보도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또 인간복제 종교라고 불리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창시자인 클로드 라엘이 내한,인간복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데요, 우선 이처럼 인간복제를 둘러싼 급박한 상황진전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박상은 이사장 〓 인간복제 문제가 사회에 급속히 퍼질 경우 현재 생명윤리와 관련돼 논쟁되고 있는 여러 문제가 마비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다시 말해 현재 생명윤리 기본법에서 잉여배아를 위한 세포연구의 찬반 논란이 있는데, 이 단계를 훨씬 뛰어넘는 인간복제 문제가 나와버리면, 지금까지 과학계와 종교계간의 미세한 논란이 완전히 묻혀버리게 되는 셈이죠.
시민들뿐만 아니라 과학계 인사들도 인간복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힘을 모아 인간복제 반대 연대를 만들어 라엘리안 집단들을 이 땅에서 발을 못붙이게 해야 합니다.
△이웅상 교수 〓 이들은 인간복제를 이용해 종교적인 목적, 다름 아닌 이교도의 부흥을 꾀하는 것이라고 봅니다.다시 말해 첨단 과학을 빙자해 신비주의를 덧붙여 사람들을 미혹케 하는 것이죠. 이들은 UFO와 외계인을 숭상하는 사람들인데 과학적으로 알려진 것만 해도 UFO는 95% 가량이 기상 여건이나 사진 조합 등에 의한 것으로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믿으면서 기독교를 음해하고 있습니다. 영적 마귀라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 교인들이 경각심을 갖고 이에 대처해 라엘리안 세력들을 종식시켜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임성빈 교수 〓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으로 라엘리안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쪽 자료들을 보니 전형적인 뉴에이지 단체인 것 같습니다. 뉴에이지란 유사과학주의에다 영적 신비주의를 결부해서 생긴 현상입니다. 종교성과 과학성에다 상업적 센세이셔널을 가미했다고 할까요.
하지만 요즘 왜 라엘리안과 인간복제가 관심을 끌고 있느냐, 이것은 사회적 영적 혼란이 극심한 현재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봐요. 구세주가 외계인이니 뭐니 해서 시각이 비뚤어진 것도 그 때문이구요. 한국 교회는 바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웅상 〓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창세기에서 보듯 생명잉태와 탄생을 정상적인 부부의 결합을 통한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수많은 정자 중에서 하나를 섭리적으로 선택하고 그것이 난자와 결합해 인간이 되는 것인데 인간복제는 사람이 임의로 정자를 선택,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으로 생명체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 주권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박상은 〓 인간복제는 유전공학으로 조작된 우성인간의 출현을 가능케 함으로써 인간을 우열 중심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게 됩니다. 참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있는 거죠.예수께서 나면서 소경된 자를 두고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하셨다고 했는데, 인간복제는 하나님의 숨겨진 뜻이 있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수많은 장애인에 대한 건전한 기독교적 가치관에 반하는 사상을 조장합니다.
△임성빈 〓 히브리서에서 보듯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라고 했는데, 인간 복제는 죽음없는 인간을 꿈꾸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신과 같이 되겠다는 오만한 발상입니다.
―라엘리안이 주장하는 부분중 성경을 인용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이들의 주장이 신학적으로 왜 궤변인지를 설명해주시지요.
△임성빈 〓 라엘리안은 창세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란 구절을 이용해, 엘로힘이 자신의 DNA를 복제해 인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하나님과 인간은 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성경적인 것은 하나님과 인간은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죠. 형상대로 창조했다는 말씀은 하나님이 피조물중 독특한 존재인 인간과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랑하는 능력, 하나님을 사모할 수 있는 능력, 청지기로서의 인간의 능력이 하나님 형상이 주는 것이란 뜻입니다.
하나님을 지칭하는 엘로힘이 우주인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신성한 이름을 인간이 부르지 못해 지칭하는 대명사입니다. 마치 우리가 아버지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과 같죠. 엘로힘 말고도 엘사파 등 하나님을 지칭하는 대명사는 많습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나타내는 형태의 말일 뿐 외계인을 의미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웅상 〓 모두 아전인수격인 주장입니다. 당시에 복제 기술이 있기라도 했습니까. 최근 발전하는 과학을 성경에 멋대로 붙여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테크닉을 통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에스겔서 37장의 "뼈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 위에 힘줄을 두고 살을 입히고 생기를 두리니 너희가 살리라”는 구절이 인간복제의 근거라고 하는데, 이는 생명체가 없는 것에 온전하고 영적인 생명을 불어넣는, 즉 좌절하는 이스라엘인에게 미래의 희망을 약속하기 위한 일종의 상징적인 이야기입니다.
―라엘리안들은 인간복제가 불임부부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불치병을 해결할 획기적인 대책이어서, 오히려 인간 존엄성을 존중해준다고 주장합니다. 일부 불임부부들은 이 때문에 인간복제 신청을 하기도 하는 등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박상은 〓 물론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들의 고통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또 뜻하지 않게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그리움 때문에 아이를 다시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간복제에 관심으로 나타나기도 하구요. 하지만 복제를 통해 태어난 아기가 애초의 아기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완전히 별개의 인간이지요. 오히려 불임 해결 방안은 입양 등의 방법을 통해 찾아야 됩니다.
교계 역시 이런 문제가 제기됐을 경우 무조건 반대만 했는데, 앞으로 불임 부부나 난치병 환자 등을 돌보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들을 보살피는 기관이나 펀드를 설립하는 등 교계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웅상 〓 인간복제의 성공률은 아주 미미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복제양 돌리처럼 비록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클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연구도 제대로 안돼 있구요. 게다가 복제인간이 탄생했다 하더라도 아이의 정체성이 문제입니다. 이는 자라면서 계속 꼬리표로 따라다닐 겁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불임 부부들의 고충을 알겠지만 복제를 통해 엄청난 기형과 생식의 문제를 일으킨다면 더 큰 고통이 뒤따를 겁니다.
△임성빈 〓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을 가장 약하고 허물어질 수 있는 부류인 불임 부부와 불치병 환자들에게 주입시키려는 것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과학만능의 사고를 가진 과학자들이 종교성을 등에 업고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것입니다.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일종의 이단이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왜 여기에 관심을 쏟게 되는지,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한다는 기독교의 책임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임성빈 〓 앞에서 말한 대로 현 사회의 영적 혼란이 사람들로하여금 사교 집단에 빠지게끔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는 기독교가 빛의 역할을 못한 것도 큰 이유가 되지요.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와중에 기독교가 휩쓸린 측면이 많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러 왔는데 인간은 이를 갖고 장사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앞장서서 영적 초석은 복음적 생명관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상업주의에 찌든 교회의 현실을 반성해야 합니다.
△이웅상 〓 인간복제는 하나의 영적 싸움입니다. 성령운동 제자운동의 중요성이 필요한 것이 여기에 있지요. 하지만 교회는 성령운동을 너무 소홀히 했습니다. 라엘리안들의 혹세무민이 횡행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하는 성경교육의 위기를 일컫는다고 봅니다. 일부 신학자들조차 창세기를 창조 설화라고 말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것이 지금 신학의 현실입니다.
△박상은 〓 예전에 한의대생들을 상대로 인간의 생명 존엄성에 대해 강의할 때 한 학생이 "인간만 존엄하냐, 동물도 존엄하다”고 주장하더군요. 또 현재 불임연구소나 체세포 복제 종사자들은 동물 세포를 다루다가 "인간과 별 다르지 않구나” 하면서 인간복제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을 모르는, 즉 진화론적 사고방식이 가져다준 결과입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지요. 교회 역시 상업주의와 기복주의에만 관심을 가질 뿐,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창조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이제부터라도 교계가 전문그룹 등을 양성, 생명의 소중함을 내포하는 기독교 창조 윤리와 기술의 조화를 서둘러야 합니다.
(2001. 8. 29 국민일보에서 발췌)
인간복제, 무엇이 문제인가-과학의 ‘월권’ 인류파멸 우려
◇재앙의 미래
"영국에서 비밀리에 수용하고 있던 복제 기형아들이 수용소를 탈출해 난동을 피우고 있어 영국민들이 극심한 공포에 휩싸여 있다. 30년 전 세계 최초로 복제 양을 탄생시켰던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의 지하 특별병동에 수용돼 있던 80여명의 기형아들이 연구소를 탈출했다. 이들은 비밀 복제실험을 통해 태어났지만, 폐가 가슴 밖으로 나오고, 팔·다리가 이상비대 증상을 보이는 등의 심각한 후유증과 기형을 보여, 출산직후 정부에 의해 이곳에 수용된 채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있었다. 외부 인권단체의 도움을 얻어 연구소를 탈출한 이들은 정부와 사회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로슬린 연구소 일대와 런던 등 대도시에 특별경계령을 내리고 지난 2001년 광우병 사태이후 처음으로 군인들을 치안수습에 동원키로 했다”
"체세포 복제기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의 90% 이상이 남자여서,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불임부부의 인간복제가 허용된 지난 2010년 이후 5년 동안 태어난 복제 인간의 성비를 조사한 결과 전체 671명 중 93%에 해당하는 625명이 남자였다. K산부인과 불임클리닉의 한 의사는 "복제를 원하는 불임부부들은 대부분 아들을 원하고 있어 남편의 유전자를 복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수년후,가까운 미래에 이같은 뉴스가 신문에 등장할지도 모른다. 의사나 생명과학자들의 선택여하에 따라서는 이같은 뉴스가 우리를 경악케 할 수도 있다. 한국에는 체세포복제방식으로 인간을 복제할 수 있는 의학기술을 갖춘 의사와 생명과학자가 많다. 난자와 소의 귀에서 떼낸 체세포를 이용해 인공난자를 만드는데 성공한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연구는 세계적 수준”이라며, "마음만 먹으면 인간복제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와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 당장 인간복제를 시도한다해도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는 전무하다. 산부인과 학회 윤리규정에 체세포 이식이 금지된 정도가 전부다. 괴물인간 내지 기형아가 태어나더라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처벌 법규가 없는 현재로서는 종교·윤리적인 잣대와 과학자적 양심이 심리적 제어장치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인들은 핏줄에 대한 집착이 강해, 상당수 불임부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입양보다는 인간복제를 원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일부 과학자나 라엘리안 같은 종교단체 등에 의해 언제 어디서 인간복제가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체세포복제를 시도한 국내 산부인과 의사들은 "인간복제를 원하는 라엘리안들이 한동안 대학 강의실에서부터 병원까지 따라다니며 자신들의 복제계획에 동참해달라고 졸랐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유전공학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윤리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생명윤리기본법(가칭)을 올해 안에 제정할 계획이었지만, 배아 및 체세포 복제금지를 둘러싼 생명공학계의 반발과 정치권의 공방 때문에 법 제정을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산모까지 위험
인간복제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과학계의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현재 동물복제는 2∼3% 정도만 성공하고 95% 이상은 임신 중 죽는다. 복제 허용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이미 동물복제 성공률이 10% 이상까지 높아졌고, 이같은 수치는 시험관 아기가 탄생될 당시의 인공수정 성공률보다 높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수정과 체세포 복제는 근복적으로 다른 기술이다.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원장은 "인공수정은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으로 윤리적인 부담이 없지만 체세포로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월권일 수 있다”며, "인간이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동물복제의 경우에도 지난 몇년 동안 복제된 동물 중 비정상적인 증후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복제 동물 가운데 상당수는 유전적 결함에 기인하는 발달장애와 폐기능의 문제,면역기능 저하 등 각종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경우 훨씬 더 큰 희생을 야기할 수 있다. 박세필 소장은 "어떤 면에서 인간복제가 동물복제보다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높은 유산 가능성 때문에 산모가 충격을 받을 수 있고 거대인간 잉태로 산모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며, "태어난다해도 호흡곤란, 뇌나 폐의 이상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간복제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복제기술을 응용한 줄기세포 연구는 어느정도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리아병원 이원돈 부원장은 "체세포 복제기술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분야인데, 연구금지로 우리가 확보한 기술까지 사장시키기엔 너무 아깝다”며 "불치병 치료에 응용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까지는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용 준비 안됐다
영화와 소설 등을 통해 인류는 이미 복제인간을 상상해왔다. 요즘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미국영화 ‘A.I’는 인간과 똑같은 외모와 감정을 지닌 소년 로봇을 통해 복제인간이 등장했을 때와 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소년은 자신을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존재가 대량생산된 모습에 망연자실한다. 반면 인간들은 인조인간의 존재에 위협을 느끼고 이들을 마구 파괴한다.
인간복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공적으로 복제된 인간도 똑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회는 아직 복제인간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경희대 의대 이보연 교수는 "지금 상태에서 복제인간이 태어나면 한 사람의 인간으로 수용되기 힘들다”며, "복제인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쉽게 말해 죽일지 살릴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간유전자 지도와 복제기술을 결합, 질병이 없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완전한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인간에 대한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2차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가 "순수한 독일인"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열등한 유대인"을 대량학살했던 것과 같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인간복제를 주장하는 라엘리안들은 지금도 "지성이 평균보다 10% 이상 뛰어난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줘야 하고, 공직은 지성이 평균보다 50% 이상인 자들에게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 ‘가타카’에서처럼, 정상적인 방법으로 태어난 사람이 완벽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복제인간들로 가득찬 사회에서 하등 인간으로 분류돼 홀대받는 미래가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경우 DNA는 46개의 염색체로 이루어졌다. 23개는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23개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데, 그중 한쌍(X,Y)의 염색체에 의해 성이 결정된다.
먼저 각각의 용어를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DNA(Deoxyribo Nucleic Acid)란 핵산으로서 생명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 후대에 유전된다. 이 DNA가 단백질과 결합하여 엄청나게 꼬여 핵 속에 들어가 있는데 이것을 염색체라고 한다. 인간의 경우 위에서 말했듯이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 23개의 염색체 세트를 genome(지놈)이라 하고 n 으로 표시한다. 따라서 사람의 체세포는 2n, 정자나 난자는 n으로 표시하는데 이를 핵상이라 한다. 그리고 유전자란 말은 DNA 중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표현되는 부분을 말하는데, 정의를 내리자면, 한 세대에서부터 다음 세대로 그 개체의 모든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해주는 물리적, 기능적인 단위이다. 인간의 경우 전체 약 30억쌍의 염기 중에서 9천만쌍(3%)만이 실제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이다. 현재까지는 나머지 97%는 별다른 역할 없이 동일한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반복 DNA'로 알려져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의 전체 DNA를 genomic DNA라고 하며, 이 중 유전자라고 표현되는 것은 coding region(암호부분)과 non-coding region(비암호 부분)이라는 곳이다. coding region이라는 부분은 실제로 나중에 아미노산을 만드는 부분이며, non-coding region이라는 곳은 coding region 중 RNA로 변화할 때 없어지는 intron(인트론)부분과, 유전자의 발현(즉, 어느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게 되는가? 예를 들면, 간에서 특이하게 발현되는 유전자, 뇌에서 특이하게 발현되는 유전자)을 조절하는 Trnascription regulation region(전사 조절 부위)로 구성되어 있다.
전사조절부위
coding region
Intron
coding region
전사조절부위
Intron은 DNA가 RNA로 변환되면서, 제거 되는 부위이나 아직 그 역할이 명확하지는 않다.이 때, 인트론이 제거되면, 한 유전자일 경우 양 옆의 conding region은 붙어서 같이 RNA로 된다. 최종적으로 coding region은 RNA로 변화하며, 이들은 리보솜(ribosome)에서 아미노산을 합성하며, 아미노산이 모여(polypeptide) 특정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백질이 유전자의 최종 산물이며, 인간의 경우 10만여개의 단백질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형질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같은 기능을 하는 단백질이 DNA 서열상의 차이로 인해 (이를 SNP :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라고 한다.) 약간씩 다른 모양과 활성을 가짐으로서 각각이 다른 형질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한 인간의 전체 세포 수는 수조개이다. 그 중 한 개의 세포 속에 들어있는 DNA의 길이는 약 153㎝이고 무게는 10조 분의 1㎎정도이다. 또한 이 DNA는 약 30억 쌍의 염기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정보를 염기의 약자인 A, C, G, T로 표현한다면, 며, 인간의 염색체엔 약 10만개 정도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이것을 A4 크기의 종이에 10포인트 글자로 나타나면 약 1,350,000쪽에 달한다. 즉 1,000쪽 짜리 백과사전 1,350권이나 되는 분량이다. 이러한 정보가 불과 5㎛(0.000005m) 정도의 크기인 핵 안에 들어가 있다.
가장 단순한 생물체 중 하나인 ψ174 바이러스 DNA 안에도 5,386개의 염기쌍이 있다고 한다. 이들 역시 정교한 기능의 정보를 가지고 번식한다. 이러한 유전자의 정보가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로 정확하게 합성되는데 불과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정보와 시스템이야말로 하나님의 경이로운 창조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결론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정부에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지놈프로젝트'의 총 사업비 중 5%를 투자하여 해결하려고 노력 해 오고 있다. '지놈프로젝트'종료에 우려하는 주요 논제들은 윤리적, 법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폭넓게 나오고 있으며 이 중 주요 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얻어지는 유전정보를 이용한 개인 자료의 철저한 보호다. 이는 '지놈프로젝트'에 자신의 DNA를 분석용으로 제공했던 사람 뿐 아니라, 앞으로 밝혀지는 개개인의 정보로서, 개인의 신상을 위해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실제 작년 미국에서 신입사원 채용이나, 보험 가입 시 유전적으로 간암을 일으킬 요인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안 회사가 고용 및 접수를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개인정보나 유전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시에는 많은 윤리적인 논란거리가 제공될 것이다.
둘째, 정치적, 사회적 악용을 막는 것이다. 유전자간에 분명히 존재할 인종적 차이점을 이용하여 제 2의 인종차별이 나올 수도 있으며, 같은 민족간에도 계층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
셋째, 정상과 비정상 구분의 모호성이다. 유전적 다양성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여, 다양성을 무시하고, 흑백논리로 발전해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넷째, 유전자의 무분별한 변형 및 향상이다. 예를 들어 사는데는 지장이 없으나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을 감안하고 키를 크게 한다든지, 머리를 금발로 만든 다든지 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또한, 신체적인 병이나 문제점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마저 모호하며, 이는 국가별로도 매우 다양하다.
다섯째, 유전정보가 효용 있는 곳에 제대로 사용되는 가이다. 인류의 번영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유전정보가 생물을 살상하는 생물학적 무기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여섯째, 유전자를 이용한 생물체 혹은 인류의 통제다. 이는 생물체의 행동과 생각을 유전자가 제어, 조절함으로 유전자를 조작 시 이를 이용한 특정 부류의 생명체와 인류의 통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은 다가올 생명공학 시대에 묵과해서는 안 될 심각한 문제점들이다. 인류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하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제도적으로 최대한 보완하여야 만이 우리가 이룩한 또 하나의 혁명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한으로 1997년 11월11일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29차 총회에서 '인간 지놈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선언'을 186개 회원국 전원의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A. 인간 존엄과 인간 지놈
제 1 조
인간 지놈은 인간 고유의 존엄성과 다양성의 인정, 그리고 인류 전체의 근본적 단일성의 기초가 된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것은 인류 유산이다.
제 2 조
a) 모든 사람은 유전적 특질에 관계없이 존엄과 인권을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
b) 그러한 존엄성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개인들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질로 환원시켜서는 안되며 개인의 유일함과 다양성을 존중해야만 한다.
제 3 조
인간 지놈은 본성 상 진화하기 때문에 변형될 수 있다. 인간 지놈은 개인 건강 상태, 생활 조건 및 영양 상태와 교육 등의 자연적·사회적인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발현될 잠재성을 지닌다.
제 4 조
자연 상태의 인간 지놈을 결코 영리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B. 인권에 관한 사항
제 5 조
a) 개인의 지놈에 영향을 끼치는 연구, 치료 및 진단은 반드시 그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성과 이익을 엄격하게 사전 평가한 뒤, 국가법의 여타 요구사항들을 준수하여 수행되어야 한다.
b) 모든 경우에, 사전에 자유롭고 충분히 정보가 알려진 상태에서 관련 당사자에게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만일 관련 당사자에게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당사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법이 규정한대로 동의 또는 승인을 얻어야 한다.
c) 개인이 유전적 검사의 결과와 그 중요성을 통보 받을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
d) 연구활동을 하려면, 그 계획안을 관계되는 국내와 국제적인 연구기준이나 지침에 따라 사전 심의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한다.
e) 법적으로 동의 능력이 없는 개인의 경우 그 사람 지놈에 영향을 주는 연구는 법이 규정한 승인과 보장의 조건을 준수하는 가운데 그 사람 건강에 직접적인 이득을 주기 위한 한에서만 수행될 수 있다. 개인의 건강에 직접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없는 연구는, 극도의 절제 하에, 해당 인에게 최소의 위험과 최소의 부담을 주고 연구 목적이 동일 연령 대나 동일 유전 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하며 법규정을 준수하는 가운데 개인의 인권보호와 합치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제 6 조
그 어느 누구도 유전적 특질로 인해 인권, 기본적 자유 및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려 의도하거나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제 7 조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의 유전적 정보와 연구 또는 기타 목적으로 저장하거나 처리된 유전적 정보는 법이 정한 조건하에서 그 비밀이 유지되어야 한다.
제 8 조
국제법과 국가법에 따라 각 개인은 자신의 지놈에 영향을 끼치는 개입으로 인한 직접적이고 단정적인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를 지닌다.
제 9 조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동의 및 비밀유지 원칙에 대한 제한은 불가피한 이유가 있을 경우 인권에 관한 국제공법과 국제법 범위 안에서 오직 법률에 의해서 정할 수 있다.
C. 인간 지놈에 대한 연구
제 10 조
특히 생물학, 유전학, 의학 분야에서 인간 지놈에 대한 어떤 연구나 그 응용도 개인, 집단, 또는 국민의 인권, 기본적 자유, 그리고 개인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에 우선해서는 안 된다.
제 11 조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행위, 즉 인간 복제 따위는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각국과 자격 있는 국제기구들은 이러한 행위를 식별해 내고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의 존중을 보증하는 적절한 수단을 취하기 위해 국가적·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할 것을 권고한다.
제 12 조
a) 인간 지놈에 관한 생물학, 유전학 및 의학에서의 진보로 인한 이득은 각 개인의 존엄성과 인권이 적절하게 고려되는 가운데 모두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b) 지식의 진보에 필수적인 연구의 자유는 사상의 자유의 일부이다. 생물학, 유전학, 의학 등에 있어서 인간 지놈에 관한 연구의 응용은 고통의 경감과 개인 및 인류 전체의 보건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D.과학적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조건
제 13 조
인간 지놈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정확성, 조심성, 지적 정직성, 완전성 등 연구 활동에 고유한 책임과 연구결과의 발표 및 이용에 대한 책임은 인간 지놈에 관한 연구의 윤리적·사회적 함축을 고려할 때 특별한 관심이 요청되는 주제이다. 공공 및 사적 과학정책 결정자들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특별한 책임이 요구된다.
제 14 조
각국은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을 기초로 인간 지놈 연구의 자유로운 수행을 보장하는 지적·물질적 여건을 조성하고 이러한 연구의 윤리적, 법적, 사회적, 경제적인 함축을 고려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 15 조
인권에 대한 존중, 기본적 자유, 인간 존엄성 및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해, 각국은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적절히 고려하여 인간 지놈 연구의 자유로운 수행을 위한 틀을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각국은 연구 결과가 비평화적인 목적에 사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 16 조
각국은 인간 지놈 연구와 그 응용에 따라 제기되는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를 평가하기 위하여 다양한 차원의 독립적, 학제적 및 다원적 윤리 위원회의 설치를 장려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 연대 및 국제 협력
제 17 조
각국은 유전적 특질에 따른 질병 또는 장애에 특별히 취약하거나 영향을 받는 개인, 가족, 인구 집단이 연대하는 것을 존중하고 촉진시켜야 한다. 각국은 그 중에서도 유전병 또는 유전적으로 영향받는 질병, 특히 세계 인구 중 다수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한 풍토병에 대한 규명,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연구를 촉진시켜야 한다.
제 18 조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적절하게 고려하여 각국은 인간 지놈과 인간 다양성 및 유전적 연구에 관한 과학적 지식의 국제적 보급을 계속적으로 촉진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 점에서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과학적·문화적 협조를 촉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 19 조
a) 발전도상국과의 국제적인 협조의 틀 내에서, 각국은 다음 사항들을 위한 조치를 장려해야 한다.
인간 지놈 연구의 위험과 이득을 평가해야 하고 남용을 예방해야 한다.
인간 생물학과 유전학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연구 수행능력은 각국의 특정한 문제들을 고려하여 발전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개발도상국들이 과학적·기술적 연구의 성과로부터 이득을 얻어 이를 경제적·사회적 진보를 위해 이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생물학, 유전학, 의학 분야에서 자유로운 과학적 지식 및 정보의 교환을 촉진해야 한다.
b) 관련 국제기구들은 위에 언급된 목적들을 위한 각국의 조치를 지원하고 촉진해야 한다.
F. 선언에서 제시한 원칙들의 촉진
제 20 조
각국은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 및 관련 수단을 통해서 적합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학제간 연구와 훈련, 그리고 모든 수준에서 특히, 과학정책 책임자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 21 조
각국은 생물학, 유전학, 의학 연구와 그 응용으로 제기될 수 있는 인간 존엄성 옹호와 관련되는 근본적인 주제들에 대한 사회와 모든 구성원들의 책임 인식의 고양에 기여하는 여타 다른 형태의 연구, 훈련 및 정보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각국은 이 주제에 관한 다양한 사회 문화적, 종교적 및 철학적인 견해의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는 개방된 국제적 토론을 촉진시켜야 한다.
G. 선언의 이행
제 22 조
각국은 본 선언에서 제시한 원칙들을 촉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모든 적절한 수단을 통해서 그 이행을 촉진해야 한다.
제 23 조
각국은 교육, 훈련 및 정보 보급을 통해 위에서 언급된 원칙들을 존중하고 그 원칙들의 인식과 효과적인 응용을 촉진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각국은 또한 독립적인 윤리 위원회들간의 교류와 연락망을 장려해 충분한 협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제 24 조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International Bioethics Committee;IBC)는 본 선언에서 제시한 원칙을 보급하고 앞으로 문제의 기술이 응용, 발전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점들을 조사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국제생명윤리위원회는 취약 집단과 같은 관련 당사자들이 적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생명윤리위원회는 유네스코 규정에 의거한 절차에 따라 총회에 권고 안을 작성하고 제출해야 하며, 배종 세포 조작처럼 인간 존엄성에 반할 수 있는 행위를 밝히는 것을 비롯하여 본 선언의 후속조치에 관해 조언해야 한다.
제 25 조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포함해 본 선언의 어떤 부분도 어떠한 국가나 단체 또는 개인이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반하는 어떠한 활동에 관여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여러분은 학교에서 DNA 라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설계도를 만들어주는 정보를 기지고 있는 것이다. DNA는 무엇일까? DNA란 Deoxyribo Nucleic Acid의 약자이다. 먼저 우리 몸은 세포라는 기본 단위가 모여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세포를 이루고, 또 세포 내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단백질이다. 또 이 단백질은 20개의 기본 아미노산이라는 물질들이 복잡한 모양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런데 각각의 아미노산들을 하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DNA죠. 결국 DNA에는 우리 몸을 이루기 위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즉 설계도라는 것이다.
그럼 이런 신비한 DNA에 대해 좀더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DNA의 구조를 살펴보면, DNA는 얇은 필라멘트로서, 세포 한 개당 약 1.5미터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우리 몸은 약 60-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모든 세포 속에 있는 DNA를 다 연결하면 지구에서 태양까지 여러 번 왕복할 수 있을 만큼 길죠. 그런데 이런 세포 한 개 속에 있는 DNA의 무게는 10조 분의 1㎎정도이다. 이것은 보통 사람이 30년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DNA를 1초에 1개씩 주워 담아도 겨우 1㎎밖에 못 줍는다고 하니 가히 얼마나 작은 무게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가? 그리고 각각의 DNA는 직경이 불과 5㎛(0.000005m)인 정도의 핵 안에 굉장히 정교하게 꼬여서 들어가 있는데, 4천만 배나 긴 1.5m를 넣을 수 있는 솜씨, 이것을 우연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또 이 DNA는 디옥시리보스(dioxyribose; rihose에서 2번 탄소에 산소가 하나 없는 상태)라는 탄소가 5개인 5탄당(Pentose)과 인산(Phosphate), 그리고 염기(Base)라고 불리는 질소화합물이 결합된 형태를 기본 단위로 하여 연결되어있는데, 이런 기본단위를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라고 한다. 염기에는 아데닌(A; Adenine), 구아닌(G; Guanine), 티민(T; Thymine), 사이토신(C; Cytosine)이 있으며 DNA를 이룰 때는 4개의 염기들이 각각 A와 T, G와C로 쌍을 이루어 구성되어있다. (참고로 DNA의 정보를 핵 밖으로 전달하는 mRNA와 DNA의 차이는 먼저 염기가 DNA에 있는 T 대신 우라실(U; Uracil)이 있으며, DNA에서 산소가 빠진 디옥시리보스 대신 산소가 있는 리보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두 개의 쌍을 이루는 가닥은 이중 나선(double helix)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DNA는 단백질과 결합하여 꼬이고 꼬여 핵 속에 저장되어 있는 형태를 염색체라고 한다. 그리고 이 DNA 중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 단백질로 표현되는 DNA 구간을 유전자라고 한다. 사람은 보통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염색체가 모든 생명체를 이루는 설계도이며 이 설계도의 표기는 A, C, G, T 4개의 염기의 약자로 나타내게 되어있다. 이 정보를 A, C, G, T라는 문자로 표현한다면 약 30억개의 Nucleotide를 가진 사람의 경우 A4 종이에 10포인트 크기로 나타낼 때 약 100만 쪽, 즉 1천 쪽 짜리 책 1천 권에 해당한다고 한다. 또한 생명체 중에 가장 단순한 종류인 바이러스 중 φX174라는 박테리오파지는 5,386개의 Nucleotide를 가지며 이 정보를 표현하면 A4 크기의 종이에 빽빽하게 표현된다. 또한 DNA의 모양, 즉 이중 나선구조는 DNA가 정보를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하다. 눈으로 보기에는 전체적인 모양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 같지만 염기인 A, C, G, T의 순서에 따라 분자의 모양이 미묘하게 다르며 이러한 미묘한 차이, 즉 분자 하나하나의 모양을 인식하고 다른 물질(분자, 단백질)들이 붙어 자기 일을 행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염기 하나만 이상이 있어도 때때로 치명적일 수 도 있는 것이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너무나 치밀하고 복잡한 기능들을 더 살펴보도록 하자.
DNA의 종족 번식 능력(DNA의 자기복제(Replication))
생명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능중의 하나는 종족 번식의 기능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장이다. 하나의 세포로 존재하는 생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나의 세포에서 계속 증식해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하나의 개체가 된다. 예를 들면 사람의 경우 60-10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유전물질의 정확한 자기 복제 기능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한 종이 계속 그 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자식이 사람 아닌 다른 종이 태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아버지가 자기와 다른 종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류 없는 DNA의 자기 복제를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이 원숭이나 다른 종으로부터 진화되었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진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DNA에 대해서는 믿지만 과거의 DNA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것 같다. 어째든 DNA의 정확한 자기 복제 기능을 좀더 살펴봅시다.
DNA의 자기복제는 반 보존적 복제입니다. 즉 이중 나서 구조가 풀리면서 두 가닥을 각각 기초로 하여 새로운 DNA가 만들어지는데 만들어 진 후 기초가 되었던 DNA가닥과 함께 분리되어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에 있던 DNA가 반쪽은 반드시 새로 생기는 DNA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DNA 나선효소(helicase)라는 것에 의해 꼬여있는 DNA 가닥이 풀립니다. 그리고 풀려있는 DNA가 다시 붙지 않도록 단백질이 각각의 DNA 가닥에 붙는다. 그리고 DNA 중합효소(Polymerase)에 의해 DNA가 만들어집니다. 이때 DNA 중합효소에는 3가지가 존재합니다. 각각의 기능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DNA 중합효소Ⅰ은 DNA 합성 처음에 주로 사용되며 빠르게 DNA를 합성 할 때는 DNA 중합효소Ⅲ가 사용된다. DNA 중합효소Ⅱ는 잘못된 것을 자르는 역할은 하지만 DNA를 합성하지는 못한다. 이처럼 DNA가 자기 복제 시에도 엄청나게 복잡한 효소들과 단백질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일은 DNA를 합성할 때는 규칙성이 있습니다. 즉 리보스의 5번째 탄소가 있는 것을 시작으로 하고 3번째 탄소에 있는 OH에 다음 뉴클레오타이드가 와서 붙어야만 한다. 그런데 DNA는 두 가닥이 존재하고 풀어지는 것은 한 방향으로 풀어지기 때문에 한 가닥은 앞으로 계속가면서 새로운 DNA를 합성하면 되지만 반대 가닥은 정상적인 방향으로 합성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편 가닥이 한번 겹쳐지면서 같은 방향으로 합성하게된다. 그러기 위해 다른 물질들(단백질)이 이것을 돕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완벽한 상호보완적 시스템인 것이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자기 수정 기능이다.
DNA를 합성하다보면 종종 잘못된 뉴클레오타이드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럴 때 다음 뉴클레오타이드가 오기 전에 잘못된 뉴클레오타이드를 절단시키고 알맞는 뉴클레오타이드를 갖다주는 기능을 DNA 중합효소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정확히 복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또한 복제할 때뿐이 아니다. 자외선이나, 기타 환경에 의해 DNA가 잘못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가지 자기 수정과정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자외선에 의해 염기가 바뀐다거나 손상을 입었을 경우 RecA라는 물질이 활성화되어 LexA라는 물질을 방해해 LexA라는 물질이 SOS 유전자들의 발현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면 SOS 유전자들이 단백질로 발현이 되어 손상된 DNA 부분을 복구한다. 그러면 잘못된 DNA 부분이 없기 때문에 RecA라는 물질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러면 LexA 라는 물질이 SOS 유전자에 붙어 SOS 유전자의 발현이 안되도록 한다. 이렇듯이 DNA의 일부가 잘못되었을 경우 RecA와 같은 여러 물질(단백질)들에 의해 여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수정된다. 이런 것을 repair system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색체 이상에 의해 돌연변이가 아주 드물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돌연변이의 대부분은 생명체 자신에게 해로운 것이며, 나머지 중에도 이로운 것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처럼 완벽하고 철저한 시스템이 과연 우연히 만들어 졌을까?
DNA의 정보 표현 방법(DNA 전사와 번역)
DNA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정보의 저장고이다. 그러면 어떻게 자기 정보를 핵 밖으로 보내어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을까? 단백질 합성을 위해서 DNA의 정보는 먼저 mRNA(전령 RNA)라는 전사 물질의 형태로 핵 밖으로 전달된다. 이 mRNA는 DNA를 원본으로 하여 Polymerase(RNA 중합효소)라는 효소와 복사를 도와주는 여러 물질(단백질인자)들에 의해 복사된다. 이런 전사과정을 전사(Transcription)이라고 한다.
전사 과정을 위해서는 복사 하고자 하는 위치의 시작과 끝을 알아야 하는데 이것들도 DNA 상의 코드에 의해 정해져 있으며, 이것을 여러 물질들이 정확히 알고 Polymerase를 그곳으로 붙여준다. 그리고 이렇게 복사된 mRNA는 유전자(단백질로 합성될수 있는 DNA)만을 만들기 위해 필요 없는 코드를 제거하고 필요한 코드만을 남기고 이것을 핵 밖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핵 밖으로 나온 mRNA에는 DNA에서 받은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핵 밖으로 나온 mRNA에는 리보좀이 붙어 단백질을 합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한다. 이 때 mRNA의 수명은 수분밖에 안되기 때문에 원하는 단백질의 양을 만들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많은 리보좀이 붙을 뿐 아니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단백질을 합성한다. 예를 들어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단백질을 불과 5초만에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단백질 생산 과정인 mRNA의 번역 과정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하나의 아미노산을 인식하는 코드는 3개의 코드(nucleotied)이다. 이것을 하나의 '코돈'이라고 한다. 먼저 리보좀은 mRNA를 인식하고 와서 붙게 된다. 그리고 옆으로 이동하다가 시작을 알리는 코돈(AUG)에 오면 tRNA가 아미노산을 가지고 리보좀으로 온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3개의 코드를 인식해 각각에 맞는 아미노산을 tRNA가 가지고 오며, 리보좀은 이렇게 온 두 개의 아미노산을 붙여준다. 아미노산을 가져온 tRNA는 다시 다른 아미노산을 가지러 나간다. 그러다가 멈춤 코돈(UAG)에 오면 리보좀은 mRNA를 떠나 더 이상 아미노산을 붙여주지 않는다.
생물체를 이루는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DNA에 있는 정보가 그대로 mRNA로 옮겨지고 이 정보에 따라 20개의 아미노산 중에 알맞은 아미노산이 순서대로 연결되어 긴 아미노산 사슬(polypeptide : 단백질의 모체)이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사용되는 물질은 약 3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여러 효소(단백질)들에 의해 각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단백질로 접히고 치장되어 완성품이 된다.
우리 인간의 염색체에는 약 30억개의 염기쌍이 배열되어 있고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복잡하고 치밀하게 완성되는 단백질의 정보인 유전자가 10만개정도 있다고 한다. 가장 단순한 생명체가 되기 위해서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 시스템(DNA가 단백질이 되는 과정)이 존재하며, 이 시스템에는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복잡하면서도 상호 완벽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하는 물질이 수 백개 (아니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많은 것들까지 한다면 훨씬 더 될 것이라 생각된다)가 필요하다. 이런 뚜렷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우연에 의해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한 위치에서 이처럼 복잡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우연을 믿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2000년 6월 26일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인간지놈프로젝트(HGP)의 초안이 발표된 이후 세계 각국의 생물연구산업은 HGP 연구결과를 이용한 향후 연구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HGP와 셀러라사는 인간 유전체 정보의 인류공동 자산화 원칙을 선언하며 연구프로젝트 결과를 무료로 공개하기로 공포했다. 이로 인해 유전자 관련 연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향후 두 가지 정도의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될 거이다. 하나는 염기서열이 확정된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기능 유전체학'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인간, 인종간, 환자와의 지놈 정보 비교를 통해 생체기능 차이의 원인을 규명하는 '비교 유전체학'이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질병원인을 규명하며, 새로운 진단방법을 개발하고, 신약을 개발. 또한 최적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치료 유전자 확보 등 다양한 형태의 의학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흔히들 통용되는 말이 포스트 지놈시대(POST GENOME ERA)이다. 이 말은 한마디로 HGP 이 후를 말하는 것으로 각 생물체의 지놈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DNA 정보를 이용한 단백질에 대한 연구를 의미한다. 여기서는 HGP 이 후 여러 가지 응용 가능한 산업 분야와 가장 크게 이슈화될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하여 발췌해 정리해 보았다.
< 지놈 해독 이후 응용 가능한 산업 >
1. 에너지
생물이 갖고 있는 생체 분자의 생합성 능력은 석유 산업의 화학합성 보다 훨씬 정교하고 다양하다. 생물의 지놈 정보는 생합성 기구에 해당하는 각종 효소를 유전학적으로 손쉽게 제조함으로서 산업 기술에 바로 활용하게 해준다. 이는 기존 석유 산업의 화학 제품을 전부 대체하고 새롭고 차원 높은 신규 생물 산업 소재를 창출할 것이다.
◎ 고열과 고압에서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효소를 생산하여 석유 산업의 대체
기술개발을 위한 극한 내열성 미생물의 연구
◎ 보다 많은 산소를 방출하는 식물
◎ 식물성 기름을 이용한 에너지
2. 환경
생물 산업은 환경 정화의 근본 대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생물산업 공정은 석유화학
공정과 달리 공해 부산물이 거의 생기지 않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서 환경 오염을 근원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환경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 폐유, 플라스틱, 합성 세제 같은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
◎ 보다 많은 CO2 를 흡수하고 O2 방출하는 식물
☆ Bioreactor에 의한 에탄올 생산 광합성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생물체에 저장된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을 바이오 에너지라 한다. 바이오 에너지는 태양, 풍력, 핵융합 등과 함께 대체 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다.
3. 멸종 생물의 복원
지놈 연구는 생물의 자연환경 적응 능력을 증대시킬 것이다. 이는 멸종 생물의 보존이나 먹이사슬의 고리를 이어 줄 수 있다.
◎ 멸종 위기의 생물 증식
◎ 멸종된 생물의 복원
4. 식량 문제
인류의 숙원 중 하나인 식량 문제야 말로 시급한 문제인데 지놈 분석으로 해결되리라 생각되는 가장 기대되는 분야이다.
◎ 비타민 A와 Fe을 강화한 벼 ( 벼에는 이들이 거의 없다.)
◎ 아미노산을 3~4배 강화한 고구마 (아프리카 인의 주식량이다.)
◎ 혈압 강하 물질을 함유한 토마토
◎ 지방산을 강화한 들께
◎ 락토페린을 함유한 젖을 생산하는 젖소
5. 의약품 생산
Genome 해독의 완성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디지탈 정보가 0 과 1의 조합인데 비하여 인간의 유전정보는 A (아데닌),T (티민), C (시토신), G (구아닌) 등 4개의 염기 조합으로 되어있다. 이 30억 쌍의 염기 순서가 밝혀지면 이 정보를 이용해 약 10만 개의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통해 질병의 원인 규명과 새로운 진단 방법과 신약 개발이 이어질 것이다. 또 다른 한 축은 인종별 또는 나이 차이에서 오는 유전자의 차이를 밝혀냄으로써 사람에 따라 약의 처방을 달리하는 맞춤 의약이 가능해 진다.
6. 생체 모방 제품의 생산
두뇌 작용과 생체 감각 장치, 식물의 광합성, 동물의 운동 기관 등 현대 과학이 모방하기 힘든 것인데, 유전 정보가 밝혀지면 이들을 인공적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 2의 산업 혁명이 도래할 것이다.
◎ 두뇌작용의 이해---반도체 수준 컴퓨터에서 분자 세포 수준의 새로운 차원의
컴퓨터 출현[ 생물학적 분자소자는 단위 면적 당 많은 소자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3차원 구성이 용이해 전자 소자에 비해 1백만 배 이상의 집적도를 가질
수 있다.]
◎ 감각기 (눈, 코, 귀, 혀, 피부감각) --- 바이오 센서
◎ 식물의 광합성 ---- 대기 중의 CO2감소, 공장에서 식량 생산
◎ 동물의 운동기관 --- 근육의 수축 원리를 이용한 공해 없는 동력 장치
7. 유전자 치료
유전자 지도를 통해서 알아낸, 질병을 일으키는 결함 유전자를 세포에서 제거하고 대신 수정 유전자를 주입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이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모두 찾아냄으로써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 요법은 유전 질환, 신경-근육 질환, 심 혈관 질환은 물론이고 암과 에이즈를 치료하는 데도 응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전망 >
중앙일보 2000/6/27
지놈 해석 발표는 관련 산업의 향방과 투자, 그리고 특허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인간 유전정보인 지놈에 대한 대강의 분석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의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생명공학에 바탕을 둔 의학적 치료제가 전체 제약산업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980년대 후반 0.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6~7%로 성장했다고 미국의약품연구 및 제조자협회(PhRMA)의 길리언 울렛 생물학 및 생명공학 담당 부회장은 설명했다.
휴먼지놈사이언시스사의 윌리엄 해즐타인 사장은 '생명공학이 향후 10년간 제약산업을 완전히 주도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에서 생명공학에 기반을 두고 개발이 진행 중인 치료제는 지난 99년 81개 약품에서 올해는 3백69개 약품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65개 약품이 시판 중이다.
◎ 지놈 해석 완료로 앞으로 생명공학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제약업단체의 한 대변인은 '생명공학 관련 신약의 연구개발에 올해 20억달러가 투자될 예정' 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나스닥의 생명공학 관련 주가는 지난해 12월 초까지는 조심스런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지놈 분석에 관한 일련의 발표에 힘입어 지난 3월에는 1백40% 이상 폭등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40% 가량 하락한 바 있어 지놈 발표의 주가영향은 아직 미지수.
◎ 유전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공동 발표자인 셀레라는 물론 인사이트 지노믹스, 휴먼지놈사이언시스 등 많은 미국 바이오업체들이 이미 수만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유럽기업들도 또다른 수천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미국 특허상표국(USPTO)의 브리지드 퀸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1천개의 인간 유전자 등 약 2만개의 유전자가 특허를 받았다.
◎ 셀레라와 HGP는 26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인간 유전자 지도의 개략적 초안 완성을 공동 발표했지만 이 화해가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른다는 것이 관련 학계, 업계의 평이다.
HGP는 공공자금을 투입, 연구결과를 무료로 공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지만 셀레라는 연구결과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물들은 종의 특징적인 형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형질은 다음 세대로 물려주고, 이어받는다. 이러한 현상을 유전(inheritance)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형질은 유전자(gene)가 생식세포나 미생물의 분열세포를 통하여 후손에 전달됨으로서 이어받게 되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유전자의 전달현상을 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자란 어떤 생물 종의 형질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물질의 단위이다.
유전 물질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BC 400년경 의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사람의 대머리, 눈색 등 특정의 형질에 대한 유전을 인정하였고 독일의 Kolreuter(1761), 영국의 Knight(1773)와 Goss(1822)등은 담배와 완두로 교배실험을 했으며, Darwin(1859)도 유전 단위는 생식세포를 통하여 후세로 전달됨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그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생물의 형질 유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를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유전적 원리를 학문적으로 체계화시킨 사람은 1866년 오스트리아 과학자이자 성직자인 멘델(Mendel)이다. 멘델은 완두콩의 교배실험을 통해 완두콩의 색깔과 주름의 유전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아무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후 1900년대 들어와 네델란드의 De Vries, 독일의 Correns, 오스트레일리아의 Tschermark 이들 각각의 실험을 통해 멘델의 실험이 재평가되었다. 유전물질에 대해서는 1909년 Johannsen에 의해 gene(유전자)이라고 칭하여졌다. 그리고 1944년 오스왈드 에이버리(Oswald Avery)가 DNA가 유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후 박테리오파아지가 대장균에서 증식하는 실험을 통해서 DNA가 유전 물질임을 Hershcy와 Chase가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에 대하여 연구해오던 중 1953년 미국의 Watson과 영국의 Crick에 의해 유전물질 DNA의 3차 구조를 밝혀 분자생물학의 새장을 열었다. 이때부터 DNA에 대한 연구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1954년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드릭 생어는 최초로 인슐린의 아미노산 배열을 완전하게 분석하여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958년 미국의 생화학자 아서콘버그와 스페인 출신의 세베로 오초아가 박테리아로부터 DNA를 복제하는 효소를 찾아냈고, 1960년대 중반 마셜 니런버그, 로버트 홀리, 고빈드 코라나 등은 DNA의 유전정보를 이용해 아미노산이 어떻게 단백질로 합성되는지를 밝혀 유전 연구에 발차를 가했다. 그리고 1960년대 말 스위스의 분자생물학자 베르너 아르버, 미국의 대니얼 네이선스, 해밀턴스미스 등은 DNA 안에 어떤 유전자가 들어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유전자 가위를 발견했다. 제한효소라고 불리는 유전자 가위는 DNA 분자를 정확한 위치에서 잘라줄 뿐 아니라 특정한 유전자를 찾아 다른 유전자들과 분리시켜주기도 한다. 이러한 제한효소의 발견으로 DNA 연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후 1973년 스탠리 코언은 두 가지 박테리아의 DNA를 붙이는데 성공해 클로닝을 가능케 했다.
1978년 월터 길버트와 폴 버그는 처음으로 ψ174 바이러스 DNA 안에 있는 5천3백86개의 염기를 완전하게 배열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전학자들은 인간 유전자지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3쌍의 염색체 안에 어떤 유전자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폴 버그는 "모든 인간의 질병은 유전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비록 과장된 말이지만 유전학자들은 많은 병이 유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유전병을 해결하려면 인간 유전자지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1년 과학자들은 약 10만개의 인간 유전자 중 5백79개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1983년 원하는 DNA를 대량으로 증폭할 수 있는 PCR 기법이 개발되면서 더욱더 인간 유전자지도 완성을 현실화 할 수 있었다.
1985년 캘리포니아대의 로버트 신세이머 교수가 처음으로 인간지놈을 해석해보자는 회의를 소집했다. 즉 30억개의 염기쌍을 배열하고, 10만개에 이르는 유전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인간의 모든 유전 정보를 담고있는 지놈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1988년 미국 에너지부와 미 국립보건원에서 논의가 시작되었고 1989년 미 국립인체지놈연구소(NHGRI)가 노벨 수상자인 Watson을 초대 소장으로 발족하였다. 그 후 1993년부터 현 소장인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가 인간지놈프로젝트를 주도해 나갔다.
1990년 다국적 인체 지놈사업컨소시엄(HUGO)을 구성해 미국 외에 현재 18개국 3백50여개의 연구소가 참여한 가운데 30억달러의 막대한 돈을 투자해 2005년까지 인간 유전자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취지로 인간지놈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간지놈은 잘못 사용하면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1991년 지놈 관련 예산의 5%를 윤리와 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였으며, 1997년 11월 11일에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 29차 총회에서 "인간지놈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선언"을 186개 회원국 전원의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이 선언문에는 유전 연구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1998년 5월 분자생물학계의 권위자인 크레이그 벤터 박사가 셀레라 제노믹스라는 벤처기업을 설립, 미국의 재정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2000년까지 독자적으로 인간지놈프로젝트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미 정부 지놈프로젝트의 일원이던 벤터 박사는 자신의 분석방식이 거부되자 독자적으로 셀레라 지노믹스를 설립했다. 이로 인해 인간지놈프로젝트의 경쟁은 가속화되었다.
지놈의 관심은 인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1995년 최초의 생물체로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세균의 지놈분석이 완료되었고, 1998년 최초로 다세포생물인 선충(C. elegance)의 지놈이 완전해독 되었다. 2000년 3월 초파리가 셀라라 지노믹스에 의해 완전해독 되었다.
한편 인간의 지놈은 1999년 22번 염색체가 인간의 46개의 염색체 중 가장먼저 해독되었으며 2000년 3월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 블레어 총리는 인간지놈분석 결과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4월 뒤늦게 참여한 중국에서 3번 염색체를 해독했으며, 5월 21번 염색체를 해독했다. 그리고 2000년 6월26일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인간 유전정보인 지놈의 분석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여온 인간지놈프로젝트(HGP)와 셀레라 지노믹스사(社)는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작업의 대강을 완료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산물인 인간 지놈 초안이 완성되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의 5개국 공공자금으로 운영되는 인간지놈프로젝트의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와 미국의 민간기업인 셀레라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각자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또한 영국 유전자 연구소, 독일 인간지놈프로젝트, 일본 인체화학연구소, 프랑스 연구부, 중국과학원 유전자 연구소 등 인간지놈프로젝트에 참가한 전세계 공공연구기관들도 이날 일제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간 유전정보 해독작업을 거의 완료해 지놈의 97%를 규명했으며 85%를 완벽하게 조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세계의 언론은 섣부른 낙관과 함께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쾌거를 보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연구는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 부각되는 포스트지놈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해독된 염기서열을 토대로 약 10만개의 유전자 하나하나에 대한 기능과 역할에 대한 연구가 진정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20년의 세월을 언급하지만 더 앞당겨질지, 늦어질지는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놈(Genome)이란 한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유전정보의 집합체 또는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전체 DNA를 의미한다. 지놈이란 용어는 유전자를 의미하는 'gene' 과 염색체를 의미하는 'chromosome'의 합성어이다. 일반적으로 '유전체' 라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는 1920년 미국의 윈클러가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후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생물의 유전물질인 DNA의 이중 나선구조를 밝혀내면서 DNA가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의 몸에는 23쌍 즉, 46개의 염색체가 있으며 이곳에 유전정보가 있다. DNA내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이렇게 4개의 염기가 있으며 이들의 서열이 유전 정보를 나타낸다. 이들은 이중 나선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유전자는 약 10만개, 염기는 30억 쌍으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유전병을 비롯한 여러 병들이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함을 알게되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DNA의 서열을 밝혀내고 그 서열의 의미를 규명하려고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하기 시작했다. 지놈 프로젝트는 그와 같은 노력이 한데로 모인 프로젝트이다. 현재까지 그 기능이 밝혀진 유전자는 2%에 불과하며, 추후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기능들이 밝혀질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약 10만개, 염기는 30억 쌍으로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염기의 서열에 이상이 생기면 즉 유전 변이가 일어나면 인체에 병이 생기게 됨이 밝혀짐에 따라, 이 염기 서열의 순서를 밝히는 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지놈프로젝트는 이 염기서열의 순서를 밝혀내는 프로젝트로 인간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지도화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안하여 1990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었으며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와 일본 등이 참가하면서 HUGO 라는 국제 학술 회의가 성립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공동연구가 진행되었다. 현재 18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이탈리아, 네덜란드, 러시아, 스웨덴, 덴마크, 캐나다, 중국, 일본, 브라질, 멕시코 등) 350여개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초기에는 염기 서열 당 1달러, 총 30억 달러 규모로 계획을 세우고 2005년에 완료를 목표로 했으나, 벤처기업들이 나타나면서 그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폴로 계획 이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자한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재 말하고 있는 지놈 프로젝트는 인간 지놈 프로젝트를 말하는 것이며 이외에도 37종의 미생물에 대한 지놈프로젝트가 완료 된 상황이다. 예를 들어 1995년에는 H. influenza 라는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지놈프로젝트가 완료되었다.
표 1. 염색체별 질병 유전자
염색체번호
질병 유전자
염색체 번호
질병 유전자
1
전립선암, 녹내장, 치매
13
유방암, 망막모 세포증
2
파킨슨병, 대장암
14
치매
3
폐암
15
마판증후군
4
헌팅턴병
16
크론씨병
5
탈모증, 여드름
17
유방암
6
당뇨병, 간질
18
췌장암
7
비만
19
동맥경화증
8
조로증
20
면역결핍증
9
백혈병, 피부암
21
근위축증, 다운증후군, 간질, 치매, 백혈병
10
망막위축증
22
백혈병
11
심장마비
X
색맹, 근이영양증
12
페닐케톤뇨증
Y
불임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얻게된 자료들은 다양한 유전병과 불치의 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염색체별 질병에 대한 것을 표 1에 표시해 두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단지 염기 서열의 순서를 밝혀내서 지도화 시키는 것 일뿐 이후 서열의 의미와 기능을 알아내는 작업도 많은 인력과 예산 및 시간을 요구하는 거대한 작업일 것이다. 인간 지놈 프로젝트 이후에 쥐나 회충, 벼 등 다른 생물체에 대한 지놈 프로젝트도 계획되어서 진행이 되는 중이다.
포스트 지놈 프로젝트란 지놈 프로젝트 이후의 프로젝트를 일반적으로 의미한다.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염기 서열의 순서를 알아내고 지도화 시킬 수 있다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각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생명공학 기업들은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정리된 자료를 가지고 유전자 기능을 밝히려고 한다. 아마도 이런 결과들은 질병 치료와 약품 개발로 이어질 것이며, 미래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 대한 지놈 프로젝트도 이미 이루어지고 있고, 분석이 끝난 프로젝트도 상당수 있으며 다양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주목할 프로젝트 중의 하나는 프로테움 프로젝트이다. 프로테옴(Proteome)이란 용어는 Protein(단백질)과 Ome(전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1995년 마크 윌킨스가 처음 사용했으며, 한 세포나 조직, 기관에 있는 단백질 전체를 의미한다. 이 프로젝트는 외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이 어떻게 동작하며 상호작용 하는 가에 관심을 갖는다. 이와 같은 연구는 우리에게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또는 합성된 단백질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질병의 원인이나 예방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 등을 알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다. 즉, 인간의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프로테옴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세포에서 수많은 단백질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밝히는 일이기 때문에 지놈 프로젝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다.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의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다음과 같다. DNA 전체를 원하는 길이 만큼 자른 후에, 이것을 순서대로 늘어놓아서 염색체 지도를 만든 다음, 각 부분을 분석하면서 순서대로 서열을 읽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체 DNA를 10-12배 이상 준비한 후에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중에 전체를 연결하기 위해 중복되는 부분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DNA를 원하는 데로 무작위로 자른 다음 모든 서열을 무조건 읽어서 슈퍼컴퓨터에 그 자료를 모두 넣으면 컴퓨터에 의해 각각의 조각들이 맞춰지고 서열이 연결이 되는 방법이다. 전자는 미국 주도의 국가 연합의 지놈 프로젝트에서 시도한 방법이고, 후자는 셀레라 라는 미국 벤처회사에서 시도한 방법이다.
염색체 지도
대장균은 복제하기 편하며 DNA를 다루기 용이하기 때문에 분석에 자주 사용된다. 염색체 지도는 인간의 DNA의 일부분을 대장균의 염색체에 넣은 다음에 각 대장균들이 인간의 어느 DNA 조각들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DNA를 가진 대장균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 염색체 지도다. 이것에서 DNA를 꺼내어 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는 위치와 특정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염기 서열의 순서를 모두 알아낸다고 해도 인간지놈에는 약 10만의 유전자가 코딩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고, 특정 단백질을 구성하는 지를 알아내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한마디로 지놈 프로젝트의 자료는 가장 기본적인 기초 자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또한 계획보다 빠르게 모든 분석이 끝났지만 완벽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인체의 단백질은 10만개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는 인간의 DNA 전체 중에서 약 3%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나머지 부분도 다른 역할을 하는데 현재 과학을 통해서는 밝혀내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단백질에 대한 유전자 구조가 밝혀진 것은 만개 정도이고 이를 제외한 약 9만개 정도의 단백질을 더 분석해야만 한다. 최근 생명공학 회사들은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특허신청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이 작업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그러나 유전자 지도의 완성과 함께 단백질의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각종 난치병들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될 것을 우리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놈 프로젝트의 결과가 미칠 영향들에 대한 긍정적인 면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다루어 왔다면 지금부터는 우려되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첫째로는 유전자 차별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유전자에 대해 알게되면서 각 사람의 유전자가 평가받게 되고 이것이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특정한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회사에 취직시험에서 결격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잠재적인 위험성 때문에 탈락될 수도 있다. 또 우성과 열성 유전자를 구별하여 사람 자체를 구분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것은 보험회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보험 가입자들에게 유전정보를 요구하고, 이를 기초로 보험료를 책정할 것이며 실제 미국의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일을 계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유전자를 보지 말하는 법은 없다.
두 번째로 우려되는 것은 유전자에 대한 정보가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미 태어난 인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은 지극히 긍정적인 일이지만, 일부 기술은 새로 태어날 아기들을 유성 유전자만 가지도록 조작함으로써 추후 인간 차별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계급사회가 등장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유전자에 대한 특허가 이루어지면서 일부 선진국에만 이로운 상황이 전개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 연구에 늦게 참여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앞으로 여러 연구를 실행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을 일부 선진국에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놈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있다. 이후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사람들의 윤리적. 법적, 정치적, 도덕적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유익한 과학적 결과들이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은 우리의 준비 여하에 달려있다.
ICR 에서 봉사하는 친구들이 프랑스의 클로네이드(Clon-aide)가 인간복제에 성공하였다는 최근의 주장에 관해서 내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신문광고와 텔레비전 대담프로그램을 통하여 클로네이드가 들고 나온 주장이 한 둘이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 그 주장의 진실여부를 밝힐 수 있는 정보는 별로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Back to Genesis' 관점에서 몇 가지 우리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클로네이드가 '성공하였다'는 그들의 주장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생명체 복제 실험실들은 포유동물의 복제기술을 완성하는 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중 몇 곳에서는 아마도 인간복제 실험도 하고 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클로네이드가 그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저들의 Website에 의하면, 클로네이드는 사실상 일종의 종교단체이다. 그들은 엘로힘(Elohim)이라고 불리는 어떤 외계인종이 DNA와 유전인자 공학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지구상에 한 생명체를 창조하였다고 주장한다. … [그리고] 예수는 선진 생명복제 기술을 사용하여 부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 이교집단은 자칭 무신론자인 라엘(Rael)이 창시하였다. 그는 '생명복제는 인간을 영생에 도달하게 할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 몇 달 내에 몇 가지 추가적인 인간복제 사례들을 발표하겠노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들고 나온 사안 자체가 그 이교집단을 선전하기 위한 일종의 조작된 곡예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간단히 말해서 인간복제는 한 여자로부터 무수정난자의 세포를 얻어서, 생명에 필수불가결한 염색체의 반을 포함하고 있는 그 세포의 핵을 제거한다. 그런 다음, 세포제공자의 세포로부터 한 벌의 완전한 염색체를 내포하고 있는 세포핵을 들어내어(남녀노소 불문) 그것을 방금 세포핵이 제거된 난자 세포 속에 삽입한다. 이렇게 결합된 난자를 모태의 자궁벽에 착상시킨다. 그 염색체/DNA는 난자가 배아, 태자, 영아로의 성장을 감독한다. 이때 DNA는 DNA 본래의 역할을 할뿐이다. 이렇게 생산된 아기는 세포핵제공자의 정확한 복제판이 된다. 아기는 난자제공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리고 또 자궁을 빌려준 여자와도 상관이 없다.
그 이교집단이 내놓은 주장이 심사숙고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별개 문제로 하고, 인간복제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가 잠재하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의 뚜껑을 여는 효과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나라는 그와 같은 노력에 규제를 가하여야만 할 것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그 일은 허락하는 선을 넘어서 더 많은 인공수정 태아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런데 포유동물의 경우 인공 수정된 후손은 심각한 정신적 또는 육체적 결함을 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을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인간에게 그런 일을 허락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창조론적 시각으로 조망하면, 인간복제 기도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손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하나님 행세를 하려'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인공수정 실험, 우생학, 안락사, 임신중절, 그리고 유아살해와 같은 유사노력들도 모두 같은 범주에 속한다.
내가 이 문제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대목은 고삐 풀린 미디어의 보도태도다. 우리는 깊이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클로네이드는 아직도 인간복제 성공의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실험실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람들은 생명복제 사회에서 이름조차 알려진바 없다. 그들의 주장이 사기인지 아닌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도대체 사회의 부정을 폭로하는 저널리즘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그들의 이야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지금, 신문기자들은 사기꾼에게 대가없는 광고를 계속해서 제공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라엘의 이교집단이 반기독교적이고, 매우 진화론적이고 (일종의 괴상한 형태의), 그리고 거침없이 방탕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럼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그들을 보도하는 태도는 저들의 행동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진화론적 테마를 다루는 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비일비재하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어쩌면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TV 시청률과 신문판매고를 높일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수많은 사업들과 새로운 발견들이 정당하게 뉴스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편견이 개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며칠전 조물주가 창조한 생물 중 가장 위대한 인간의 유전자 설계도 모습이 밝혀졌다. 즉 30억쌍의 인간의 유전체(genome: 지놈)의 염기서열의 순서가 지상에 공개된 것이다. 이 시점까지 오기까지는 인간지놈사업(Human Genome Project)이 큰 역할을 하였다. 인간지놈사업은 미국의 주도아래 1990년에 시작하여 15년 계획으로 30억불을 투자하여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의 순서를 알고자하여 여러나라가 참여한 초거대 생명과학사업이다. 이러한 규모는 레이건 대통령이 미국을 공격하는 소련 미사일을 우주로부터 파괴하려는 스타프로젝트 보다 큰 사업이었다. 이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초창기에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신기술이 개발되어 염기서열 결정 완료를 예정보다 2년 앞당긴 2003년으로 수정 발표하였다. 그러나 3년 전에 벤터 박사가 주도하여 세운 셀레라제노믹스 회사가 올해 안으로 인간 게놈 염기서열 규명을 완료하겠다는 발표에 자극 받아, 지금까지 인간게놈사업을 주도한 미 국립 인간게놈연구소(NHGRI)의 소장인 콜린스박사와 공동으로 염기서열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와 같이 다국적 국가와 일개 민간회사간의 경쟁은 자존심 싸움에 앞서 지적소유권의 행사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인간지놈 염기서열이 공개된 2000년은 유전체혁명이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혁명은 인류와 사회에 많은 변화를 유도할 것이다. 태아의 유전자 검색을 통해 유전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예측의학의 시대가 될 것이며, 아울러 항생제 등으로 대표되는 집단적 치료법이 지금까지의 의학이었다면 유전체 시대에서는 개개인의 유전자 차이에 따라서 처방약이 달라질 수 있는 개인별의학이 발달할 것이다. 유전자들의 총합이 유전체(지놈, genome 독일어로는 게놈이라고 불리움)이고 이제는 DNA 칩 등을 사용하여 개개의 유전자연구가 아닌 다량의 유전자들의 유기적인 변화를 관찰하는 총합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한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인간유전자 조작의 기술향상으로 인하여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될 것이다.
인간의 지놈 사업이 신에 대한 도전이라는 견해에 대해 창조과학회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고 여겨진다. 창조주가 만들에 놓은 피조물을 자연과학에 의해 그 염기서열을 밝히는 것이 왜 신에 대한 도전이란 말인가? 인간 지놈 사업은 생명과학의 영역이고, 이를 통하여 인류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을 하는 입장일 것이다. 아마도 인간들 사이에는 0.1% 정도가 염기 서열이 틀리다고 알려져 있으며, 다른 종과의 염기서열을 계속 분석함으로써, 종간의 염기서열의 차이가 정확히 밝혀 질 것이다. 아마도 인간을 비롯한 여러 종의 생명체의 염기서열이 정확히 밝혀질수록, 그간 단편적으로 연구해 왔던 염기 서열과 이를 근거로 한 진화계열의 연구가 과연 얼마나 정확한지도 아울러 명백해 질 것이며 과연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진 생명체가 우연의 산물인지 필연의 산물인지도 아울러 밝혀지기를 기대해 본다.
21세기는 생명과학과 정보통신의 시대라고 한다.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새로운 발견은 과학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97년 2월 영국 로스린 연구소의 케이스 캠벨, 이안 월마트 등은 역사상 처음으로 포유류인 양의 복제를 성공했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인간 복제 문제, 장기 이식을 위한 배아 복제 실험 문제 등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실험과 연구들이 진행되거나,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0년 6월 26일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인간지놈 프로젝트의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와 민간연구기업인 셀레라제노믹스 회사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나란히 서서 역사적인 인간 게놈 해독이 완성되었음을 발표하였다 (실제로는 100% 분석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이에 각 매스컴은 인간의 무병 장수 시대가 열린 것처럼 대서특필하였다. 이제 생명과학 기술은 인류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이에 관련된 벤처 기업, 특허 등을 통해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연 인간 게놈 해독 완료가 인간의 질병을 모두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그런 길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가능성이 있는 발견일 뿐이다. 인간게놈을 모두 해독했다는 것은 인간 유전자(DNA)의 모든 염기 순서를 다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기본 물질을 DNA라고 부르며, DNA는 이중 나선 구조로 되어있고, 유전정보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염기라는 것으로 4가지 성분으로 되어있다. Adenine(A), Guanine(G), Cytosine(C), Thymine(T)등의 유전자의 4개의 염기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의 +, - 두 개의 부호로 비교할 수 있다. 컴퓨터는 이 +, - 두 개의 부호를 가지고 모든 말을 만든다. 8비트 컴퓨터란 +, - 부호를 8번 사용하여 컴퓨터 언어를 만드는 것이고, 16비트 컴퓨터란 +, - 부호를 16번 사용하여 더 복잡한 말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전자도 마찬가지로 A, G, C, T 네 개의 부호를 가지고 말을 만드는 것, 다시 말해 단백질 등이 합성될 수 있도록 정보를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게놈(Genome)이라는 것은 한 세포에 있는 모든 DNA를 말하는 것이다. 보통의 광학 현미경에서 세포에 있는 유전자를 관찰하면 X, Y 두 개의 성 염색체를 포함하여 24쌍의 염색체(Chromosome)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가 분열하면서 모든 유전정보가 그대로 전달된다. 사람의 몸에 있는 모든 세포의 유전정보는 동일하며, 각 세포는 전체 유전 정보 중에 자신이 필요한 것만을 사용하고 있다. 각 세포는 계속 분열을 하면서, 동시에 각 세포가 해야할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해가고 있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DNA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여 사람의 유전자가 30억쌍의 염기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게놈 해독을 완료했다는 것은 4개의 염기가 어떤 순서대로 30억개를 이루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염기 순서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 그 염기들이 모여서 어떤 말을 만들고 있는지는 아직 다 모르는 상태이다. 게놈 해독 완료이전에도 유전자의 일부에 대하여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30억쌍에 이르는 엄청난 유전자 정보가 모두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 게놈의 염기 서열 분석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일에 실제적인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 게놈의 해독은 마치 뜻 모를 고대 문서 전체를 발견한 것과 같다. 고대 문서 중에 일부 문자를 해독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전체 고대 문서를 해독하게 되는 것처럼, 일부 유전정보가 해독되었기 때문에 전체를 알게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인간 게놈은 인류가 출현한 이후 사람들의 세포 속에 감추어져 있던 인간의 설계도이다. 이제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들이 만들어지게 된 설계도를 갖게된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발전임에 틀림없지만 과연 이 설계도의 해독을 통해 인류에게 유익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치 보물섬 지도를 발견한 사람들이 탐욕 때문에 보물이 줄 유익을 누리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것과 같이, 인간의 욕심 때문에 유전자 정보를 잘못 이용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II. 본론
인간 게놈의 해독을 발표하는 과정을 보면서 그런 염려는 현실로 다가온 것을 느끼게된다. 인간게놈사업은 원래 미국의 주도아래 1990년에 시작하여 15년 계획으로 30억불을 투자한 어마 어마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어떤 한 사람의 유전자 전체(게놈)의 염기서열의 순서를 밝히기 위하여 여러 나라가 참여한 초거대 생명과학사업이다. 이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초창기에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신기술이 개발되어 염기서열 결정 완료를 예정보다 2년 앞당긴 2003년으로 수정 발표하였다. 인간게놈사업이 완성되면 이 계획에 참여한 여러 나라들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그 정보를 무상으로 공개할 것을 약속하였다. 그런데 3년 전에 벤터 박사는 셀레라제노믹스라는 민간 기업을 창설하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인간게놈 염기서열을 연구하여 올해 안으로 인간 게놈 염기서열 규명을 완료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일개 벤처기업이 여러 나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보다 먼저 염기 서열 규명을 완료하겠다는 발표는 한마디도 대단한 충격이었다. 벤터 박사가 이런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Shot gun method'라는 새로운 발상으로 염기 서열을 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법은 DNA를 절단하고, 각 절단된 부위에서 차례 차례 염기 서열을 분석하면서 순서를 밝히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방법은 DNA를 무차별로 절단하고, 절단된 DNA에서만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절단된 DNA의 순서는 단지 통계적인 방법으로 확률적으로 맞는 것끼리 연결시키는 것이다. 처음 이 방법이 소개되었을 때는 통계적 방법의 정확성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 학자들도 많았으나, 이 방법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절약되는 장점으로 확률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지지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게놈사업을 주도한 미국 국립 인간 게놈 연구소(HNGRI) 소장인 콜린스 박사와 셀레라 제노믹스의 벤터 박사는 서로를 비판하게 되었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나서서 두 사람이 함께 게놈 해독 완료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다국적 국가와 일개 민간회사간의 경쟁은 자존심 싸움에 앞서 지적소유권이란 엄청난 이권이 있기 때문이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이런 이권 다툼은 필연적인 것이다. 완전한 인간게놈 염기서열이 공개되고, 더 많은 유전정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의학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태아의 유전자 검색을 통해 유전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예측의학의 시대가 될 것이며, 아울러 각 개개인의 유전자 차이에 따라서 처방약이 달라질 수 있는 개인별 의학이 발달할 것이다. 또한 DNA 칩(다량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하는 기술) 등을 사용하여 개개의 유전자연구가 아닌 다량의 유전자들의 유기적인 변화를 관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유사한 방향으로 연구들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새롭게 발견되는 연구들은 특허를 내어 자신들의 발견에 대하여 독점적 지위를 누리려고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들이 특허화 되었고, 앞으로도 될 것이다. 과학자들이 유전자 연구를 수행하면서 특허화한 경우, 그 유전자 재료를 제공한 사람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즉, 그 유전자의 주인이 누구이며, 연구 결과에 대하여 어떤 권한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게놈 해독과 관련해 고려해야할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이런 연구 결과들이 인류 전체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소수의 자본가나 연구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이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 연구하는 것에 대하여 보상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바로 생명과학 연구 결과가 연구를 한 과학자나 기업의 독점적인 소유물로 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상당한 이익을 과학자나 기업에게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를 제한하여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국적 기업 등 거대 기업들이 이런 결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명과학 연구 자체에서 또한 그 연구 결과의 파급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자본가가 개입되어 연구결과의 상업적 이익이 극대화될 경우 그 연구결과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경제적 여유계층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우려는 단순히 기우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유사한 경험을 우리가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약산업의 경우 다국적 기업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이것은 약을 개발하고, 판매하기까지 엄청난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약이 실제로 시판되는 과정에서 기업의 이윤까지 보장되어 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예로 예방접종 기술을 생각해보자.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예방접종 기술이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예방 가능한 죽음이나 불구가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 전체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는 노력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DNA chip 등의 개발이 이뤄지면서 개인의 유전정보의 많은 부분을 더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개인의 유전정보를 잘 알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면,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이런 정보가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이런 유전정보가 사람을 차별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유전정보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만으로 취직이나 보험 가입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지금도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에게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B 형 간염을 앓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도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혈액검사에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서 차별을 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이런 것들이 차별의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은 더 나아가 인종들간에, 민족들간에 차별의 근거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유전 정보에 대한 발전된 과학 기술은 사람을 죽이는 치명적인 도구로도 이미 사용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임신한 여성들에게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전적 이상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 주 정부가 부담해야할 비용을 고려하면, 무료로 유전자 검사를 해주고, 유전적 이상을 가진 아이들이 낙태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으로 이익이기 때문이다. 금전적 이유로 제도적으로 태아 살인을 유도하는 일이 유전정보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확대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생명과학의 발전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측면의 하나는 사람들의 질병을 지나치게 유전정보 중심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유전정보가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질병에 따라 영향의 크기가 매우 다양하며, 유전정보 못지 않게 생활습관, 환경오염, 정신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환경이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고자 할 때 유전정보가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들에 대하여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유전정보 중심의 해석의 또 다른 문제는 질병 발생에 대한 책임을 개인의 유전정보에 돌림으로써 사회적으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둔화시키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개인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 책임이 함께 있으며, 개인의 책임도 유전정보로 인한 부분보다 자신의 생활습관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현대 의학은 과거의 기계론적인 가치관에 바탕을 둔 생의학적 모델(Biomedical model)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기계론적인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질병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들에 대한 교육 훈련에서 과거와 같은 지식도 중요하지만, 환자들과의 인간 관계가 더 중요한 측면으로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의사들에게 일방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생활 습관을 바꾸고, 꾸준히 치료에 동참하고, 치료에 대한 내용을 알 권리가 있는 등 상황이 많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친 유전정보 중심의 해석은 의학을 현실을 외면한 생의학적 모델로 다시 돌이키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전자 연구가 발전하면 생기는 가장 부정적인 측면은 사람을 존중받아야할 인격체로 여겨지지 않고, 유전정보에 의해 결정되는 물질의 집합체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고는 과학만능주의의 피해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모든 것이 유전정보에 의해 결정된다는 물질주의적 사고에 기인하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에 대한 것도 유사한 위험성을 갖고 있다. 유전자 치료란 질병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고장난 유전자를 고치는 것은 선천성 유전질환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이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일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인간게놈을 해독했다고 하지만, 단지 염기서열만을 안 것이지 사람의 유전정보에 대하여 모두 해독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모두 해독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완전히 알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제한된 지식으로 잘못된 유전자로 생각한 것이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그 결과는 엄청날 수 있다. 왜냐하면 한번 바뀐 유전정보는 대대로 자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세포의 유전정보가 바뀌는 현상은 오직 '암'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포가 유전정보가 바뀌면 그 유전정보를 다시 원상으로 회복시키거나, 안되면 그 세포는 스스로 사멸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런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리어 계속적인 세포분열을 통해 기존의 정상적인 세포와 조직을 파괴하는 것이 암인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 조작에 의해 슈퍼맨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도 생명과학 기술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거나 유전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진화론'이다. 많은 생명과학자들이 인간도 진화의 산물이고, 인간 DNA나 다른 생물체의 DNA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인간 DNA는 진화의 뚜렷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재료가 같으면 저절로 발전되고, 더 나은 디자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DNA라는 재료가 같을지라도 DNA를 사용하여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것은 그 재료자체 때문이 아니라, DNA를 통한 정보로 인해 엄청나게 복잡하고 정교한 생명체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르며, 단순한 정보가 모여서, 변화되어 더 복잡하고 정교한 정보체계를 구성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유전정보라는 말 자체가 유전자가 지적 설계의 산물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론'은 증거가 없는 가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유전법칙처럼 명확한 법칙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무기물이 유기물로 되는 유기물 진화도 전혀 증명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고, 단세포 생물이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가 일어나 포유류까지 되었고, 자연선택되지 않은 생명체는 멸망했다는 진화론의 가설은 지지해주는 화석의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이론적 가능성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종 내의 다양성을 설명하는데 진화론은 유력한 이론이 되고, 눈에 보이는 종 내의 다양성은 진화의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종 내의 다양성은 돌연변이나 자연 선택에 의해 부분적으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유전자가 갖고 있는 정보의 표현형,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등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진화는 열등한 것으로부터 우월한 것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하지만, 종내의 다양성을 열등한 것과 우월한 것으로 순서 되어지지 않으며, 진화의 중요한 기전인 돌연변이에 의해 더 좋은 형질이 생기는 경우는 관찰 된 적이 없으며, 도리어 기능이 상실되는 나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창조론적인 시각은 넘을 수 없는 틀(유전적 한계)이 있으며, 이 틀 내에서는 다양함을 보이는 것이 자연계의 질서라고 주장한다. 기독교적인 해석을 더한다면, 원래의 생명체는 죽지 않는 존재였지만, 인간의 죄로 인해 죽는 존재로 변했고, 따라서 유전 질환등 유전적 문제들도 세대가 진행되면서 돌연변이 등의 영향으로 유전자가 본래의 모습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전질환 등 뚜렷한 유전적 손상을 회복시키는 노력은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새로운 형질을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원래의 설계도를 무시하고 새로운 설계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데, 부분적인 지식으로 설계를 바꿀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창조론적인 시각과 진화론적인 시각의 차이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예로 Exon과 Intron을 들 수 있다. DNA는 mRNA, rRNA를 거쳐 단백질을 만들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어떤 DNA는 RNA로 되지 않는, 즉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이 없는 DNA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부분을 Intron이라고 부르며, 단백질이 발현되는 부분을 Exon이라고 부른다. 어떤 진화론자인 생명과학자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떻게 쓰레기와 같은 Intron이 전체 DNA의 90%를 차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도 하였다. 그러나 Intron은 유전적 다양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일부 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기능을 모른다고 쓰레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과학자들이 하나의 세포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몇 %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게놈 염기서열을 밝힌 것은 대단한 과학의 진보이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의 희망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발전된 과학기술을 사람이 어떻게 선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 있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의 생명과 유전자에 대하여 우리가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유전자를 마음대로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은 유전정보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되었기 때문에 일부 유전자를 고치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가설에 의한 위험한 생각인 것이다. 비록 엄청나게 과학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아는 부분보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세상에서 과학자들과 사람들은 과학의 한계를 인식하고,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세상이 진화된 것이 아니라 창조된 것이라면 그 질서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다. 진화론을 믿는 경우도 오랜 시간의 진화를 거쳐 형성된 생태계의 질서를 유전자 조작 등으로 파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대개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의 주장이고 과학자들은 과학의 진보에 대한 지나친 낙관주의를 갖고 있다. 이런 낙관론은 진화의 과정 자체가 발전과정이라는 진화론적 낙관주의와 결합되어 있으며, 근세기의 과학발전에 의한 과학 만능주의적 태도와도 결합되어 있다. 이런 태도는 윤리적 문제가 있더라도 과학기술의 발전이 옳은 것이라는 주장을 거침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 배아 실험문제로 사람의 생명의 시작을 없애는 살인 행위를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이 이런 연구를 통해 돈과 명예가 약속된 것이 아니라면 결코 이런 실험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III. 결론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 생존에 직결된 중요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 시켰다. 따라서 이제 과학은 더 이상 과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과학 기술과 연관된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되는 상황이 되었다. 예를 들어 핵발전소 문제와 같은 경우 과학자들은 핵발전소의 유용성을 주장하고, 다른 대체 에너지의 한계를 말하지만, 수십년 후 핵발전소를 폐기할 때는 엄청난 비용과 환경 오염을 가져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손실이 큰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핵발전소를 폐기하고자 하는 법령이 통과된 것처럼 과학기술 정책의 결정에 일반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과학 기술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일반 대중들도 과학 기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수준을 높여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어떤 윤리적 문제가 있는 지 정확히 알고, 윤리적 문제에 대한 토론보다는 윤리적 결단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연구하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유전 정보가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한다면, 인간 유전체의 정보는 분명히 만드신 분이 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만드신 분이 누구인지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 그 모든 것을 지으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뿐 아니라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지금도 유지하시고, 앞으로 새롭게 다시 지으실 것이라는 것을 성경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제한된 지식과 지혜에 솔직한다면, 엄청난 지혜를 가지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설계한 게놈을 보면 겸허한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설계도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지라도 스스로 창조주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인간은 새로운 발견에 대하여 제한적인 권리만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발견자는 마치 농부와 같은 권리를 가진다고 말하고 싶다. 농부는 씨를 뿌리지만, 그 씨가 자라고, 열매 맺도록 하는 것은 자기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부는 자신의 수확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그 권리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기쁨이며, 그 수확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양식을 공급하는 책임을 의미하기도하는 것이다. 모든 과학자들은 유사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고 믿는다. 새로운 발견 자체가 자신의 노력에 대한 가장 큰 대가이며, 새로운 발견은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도록 하는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인간 게놈은 사람이 그 유전자 서열을 밝히기 오래 전부터 인간의 형질을 이룰 수 있도록 기능해왔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부분적인 지식이지만 유전자 정보를 바꿀수도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게 된 인류는 하나님의 지혜로 만들어진 유전정보를 다루는데 설계도의 주인을 의식하면서, 좀더 겸허하고 조심스러우며,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열역학 제 2법칙이다. 이 우주는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도 같으며, 태엽이 감겨있는 시계와도 같다. 언젠가는 화살의 움직임이 멈추고 시계바늘이 멈추는 것처럼, 이 우주도 언젠가는 정지하게 되리라는 것이 제 2법칙이 예견하고 있는 바다.
열역학 제2법칙을 경험할 수 있는 예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들이 제멋대로 놀 때면 언제나 주변이 어질러진다. 아이들이 뛰고 노는데 장난감들이 저절로 정돈되고 방바닥의 종이들이 저절로 정돈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질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무질서해지는 것이 이 우주에 정해진 법칙이기 때문이다. 새로 산 물건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 저곳 흠집이 나고 부서지기 시작하며, 새집과 자동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낡아지고 부서져간다는 것도 같은 법칙을 겪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 가운데서 평범하게 겪는 현상들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열역학 법칙이며, 제2법칙은 엔트로피(entropy)라는 용어로 곧 잘 표현되곤 한다.
새 자동차가 낡아져 가는 이유
자연과학이란 하나님께로부터 이성을 부여받은 인간이 그분이 지으신 물리적인 우주를 이해하고 다스리는 영역이다. 여기서 ”이해하고 다스림”을 이루기 위한 체계적인 시도를 과학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적 방법을 잘 익히고 훈련받은 사람들이 과학자라고 불린다. 과학적 방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훈련받게 되면 누구나 과학자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정리된 생각들을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표현한다. 하나는 그 표현이 ”.....일 것이다”로 끝나는 형태이며, 다른 하나는 ”......이다”로 끝나는 형태이다. 이러한 두 가지 표현의 가치는 마치 올림픽에서의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와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메달은 하나도 못 따고 은메달을 수십개 딴 A국가가 겨우 금메달만 하나 딴 B국가보다 오히려 순위가 낮은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일 것이다”(은메달)가 그럴 듯하고 장황해도 기존의 ”.....이다”금메달)에 어긋나면 가차없이 폐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과학계의 질서이다. ”.....이다”라고 단정하여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법칙들이다. ”.....일 것이다”라고 하는 것들은 확인(증명 또는 재현)되어지지 않은 이론이나 가설(제안)들이다. 그러므로 과학계에서 법칙에 대한 신뢰는 그 어떤 이론보다도 우선이다. 그렇다면 과학의 기본 법칙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믿음을 갖게 하는가?
인간이 우주에서 발견한 무수히 많은 법칙 가운데서도 열역학 법칙은 가장 근본적이고 강력한 법칙이다. 왜냐하면 이 법칙은 경험적으로 발견한 법칙이며, 무수한 실험에 증명을 중요시하는 과학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열과 힘의 관계를 연구한 열역학이라는 학문분야에서 먼저 발견되었기 때문에 '열역학' 법칙이라 불릴 뿐이다. 사실 이 법칙은 열과 힘을 다루는 분야만이 아니라, 우주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여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지만, '열역학 법칙을 모르는 지식인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로 이 법칙은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를 다루는 법칙이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것은 열역학 제 1법칙과 제 2법칙이며, 여기에서 더 나아가 발견된 것이 제 3법칙이고, 더욱 기초적으로 열역학 제 0법칙으로 불리는 것도 있다.
정보도 전달될수록 변질된다.
제 1법칙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보존(conservation)의 법칙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존이란 양(量)의 보존을 뜻한다. 열역학에서는 에너지를 다루기 때문에, 이를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 우리는 전기를 이용하여 열을 발생시켜 방을 따뜻하게 하기도 하고, 펌프를 이용하여 에어컨을 돌려 방을 시원하게 하기도 한다. 이때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 또는 운동에너지로 형태가 바뀌기는 하지만,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것을 넓게 확대시켜 ”우주의 총 에너지 양은 일정하다” 라든지, ”우주의 에너지는 형태만 변할 뿐 더 이상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제 2법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변질(deterioration)의 법칙이다. 이것은 우주의 질(質)적인 저하를 표현한 법칙이다. 이 법칙이야말로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세계관을 갖게 한다. 이 변질의 궁극적 결과는 한마디로 사망(death)이다. 제 2법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고전열역학 즉 이 법칙을 발견한 열역학 분야에서는 에너지를 다루므로, 그 전형적인 표현은 ”에너지의 질적 쇠퇴” 라고 할 수 있다. ”쓸모 있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쓸모 없는 에너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제1법칙에 의해 에너지의 양은 변함이 없지만, 에너지의 질은 저하된다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면, 한 번 물레방아를 돌린 물은 쓸모가 없으며, 다시 사용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퍼 올릴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물레방아를 돌려 얻는 에너지 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쓸모 있는 에너지는 자꾸 소모되기만 한다는 것이다.
우주의 에너지는 일정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 결과를 알려준다. 결국 쓸모 있는 에너지가 다 소모되고 나면 우주는 궁극적으로 에너지의 흐름이 없어지는 상태가 되므로,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죽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이른바 열사(heat death) 상태라고 한다. 우주는 이 죽음을 향해가고 있다.
제 2법칙은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제2법칙을 통해 우주의 과거에는 분명한 시점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가 영원 전부터 작동된 시계라면 이미 태엽이 다 풀려서 정지해 있어야만 하는 데, 현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아직도 쓸모 있는 에너지가 많이 남아 있게 때문에, 우주는 분명히 그리 오래지 않는 과거에 시작된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제 2법칙은 통계적 연구에 의해 ”우주의 엔트로피(entropy)는 점점 증가한다”라는 말로 자주 표현되기도 한다. 엔트로피는 무질서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엔트로피의 증가'는 곧 무질서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우리에게 성경적 세계관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현재의 우주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가 증가하여 언젠가는 완전한 무질서(죽음)상태가 올 것이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완전한 질서의 상태가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 창조된 세계는 ”하나님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기록되었던 것처럼, 완전한 질서가 있었던 상태임을 성경이 우리에게 알려줄 뿐 아니라, 우리가 경험적으로 확인한 우주의 근본적인 법칙인 열역학 제 1, 2법칙이 이를 분명히 뒷받침하고 있다.
제2법칙은 또한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정보는 전달될수록 변질된다”는 말로도 표현된다. 아마도 귓속말 이어가기 놀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다. 어떤 메시지가 전달될 때 다른 뜻으로 바뀌어 전달되는 현상이다. 이렇게 열역학 법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늘 경험하는 현상들을 정리하여 표현한 법칙들이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에 반해 진화론은 열역학 법칙에 근본적으로 위배된다. 진화론은 고도의 질서를 갖춘 생명체가 무질서 상태인 혼돈에서부터 시작하여 분자들의 우연한 결합에 의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즉 시간이 지나며 무질서에서 질서로 변화되어왔다는 것이다. 진화론이야말로 우주의 근본법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마땅히 폐기돼야 할 이론이다.
성경적 세계관과 우리가 발견한 열역학 법칙에 의한 참된 과학적 세계관은 일치한다. 우리는 분명히 완전했던 세상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앞으로도 그 완전했던 세상이 결코 스스로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서 자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늙고 병들어서 죽게된다. 이 또한 피조세계에 부여된 법칙인 열역학 법칙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아놓은 상태이며, 우주가 스스로 회복될 희망은 전혀 없다.
열역학 제 2법칙은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을 분명히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로마인들에게 편지를 기록한 사도 바울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 라는 고백을 한다. 이 고백은 우주의 모든 피조물에게 적용되는 고백이다. 모든 피조물은 이미 사망의 거센 물결(열역학 제2법칙)에 휩쓸려 내려가고 있다.
열역학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은 피조물은 하나도 없다. 모든 피조물은 이미 사망의 권세로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열역학 법칙은 모든 피조물에게 절망을 선포하는 것이며, 성경적인 의미로는 정죄되어 있는 상태다. 절망으로부터의 구원은 오직 이 법칙을 부여하신 창조자만이 이루실 수 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연이어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 죄의 법을 섬기노라......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롬 7:25, 8:1)
진화론은 계속해서 질서가 잡혀가고 있는 우주, 발전적인 우주를 가정하고 있다. 제일 처음 대폭발에 의해서 우주가 만들어질 때는 사실상 가장 무질서한 상태였다. 그런데 200억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은하단, 은하계, 태양계, 지구라는 식으로 질서가 잡혀가는 우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열역학의 법칙들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 주장일까? 과연 열역학의 법칙은 우리에게 어떤 우주를 말해주고 있고, 그것은 창조주에 대해서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열역학의 3법칙들 가운데서 오늘의 논의에 필요한 것은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라고 불리우는 제1법칙과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불리우는 제2법칙이다. 이 두 법칙을 합쳐서 한마디로 묘사해 본다면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데 비해서, 시간이 경과하면서 사용가능한 에너지, 즉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모두 일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질서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에너지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더 이상 창조되지 않고 있는 우주의 에너지가 계속해서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고 열역학의 법칙이 말하는 바는 진화론의 질서를 증가라는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화론적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과학의 법칙과 근본적으로 어긋나고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우리가 늘상 경험하듯이 인간이 공을 들여 만들어 놓은 어떠한 건축물이나 기계들을 보더라도 계속 공을 들여 유지 보수를 하지 않는한 자꾸 낡아지고 부숴지고 무질서해지는 것이 법칙이다. 그래서 방치해 두는데 점점 질서가 잡히고 새로워지고 정교해지는 것은 이 세상에 결코 없다. 바로 이러한 현상을 지배하는 것이 열역학의 제2법칙이다. 자연의 모든 과정은 엔트로피라는 열역학적인 양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엔트로피의 법칙은 에너지의 투입에 의하여 부분적으로는 역전될 수도 있다. 바로 생명체가 성장하며 생명체 내부의 질서를 유지해 가는 과정에서 그의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생명체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와 물질을 공급받음으로써 그를 희생으로 삼아서 자신의 내부적 질서를 유지 발전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주변의 에너지와 물질이 생명체 내부로 빼앗김으로 생기는 엔트로피의 증가는 생명체 내부에서의 엔트로피 감소분보다 훨씬 커서 거시적으로 보면 열역학 제2법칙은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변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생명체에서처럼 그 에너지를 적절하게 일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어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그러한 식의 에너지 투입은 오히려 더 큰 무질서를 산출할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어떤 건물에 폭탄이 떨어졌을 경우 매우 많은 양의 에너지가 건물에 주어지는 것이지만, 실상은 폭발의 결과 그 건물은 엄청나게 더 무질서한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진화론에서 이야기하는 대폭발 이론이라는 것은 폭발이 있어났는데, 거기서 지금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우주가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초의 폭발이 일어났던 우주에 질서를 산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변환장치가 있었을리 만무하다. 따라서 이러한 논리는 어떤 인쇄소에서 폭탄이 터진 결과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이 완벽하게 인쇄되어 제본되어 나왔다고 설명하는 것 만큼이나 불합리한 이론이다.
결국 진화론자들은 이러한 모순을 피해가기 위해서 우주 자체에 생명과 인격을 부여하고 있다. 즉 '자기-조직하고 있는 우주'라는 용어로서 우주 자체는 자율적이고 자충족인 힘이 있어서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바로 우주라는 물질계 자체에다 신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우주 자체가 영원히 존재하며, 스스로 존재하며, 스스로 자기를 창조적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바로 신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결국 피조물에 불한 우주를 신격화하고 있으니 우상숭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열역학의 두 법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적 행위 없이는 이 우주의 존재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의 에너지는 결코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고 있고, 그 에너지들이 점차로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결국 최초에 에너지가 창조되었을 때 모든 에너지가 쓸모있는 에너지였던 시작점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우주는 영원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고 분명히 시작이 있었고, 그 시작을 가능케한 창조주의 창조행위가 없이는 열역학의 법칙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 지금의 우주의 존재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그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는 열역학적인 평형상태, 즉 열역학적인 죽음의 상태를 향해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이 우주에 시작이 있었던 것이 분명한 만큼,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는 우주 역사의 끝이 도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분명한 셈이다. 이러한 상태를 다시 영원으로 바꿀 수 있는 분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뿐이다.
결국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진화론적인 사고에서는 엄연히 이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열역학의 법칙을 왜곡되게 해석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이 우주를 신격화하고 있다. 오직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자만이, 알파와 오메가, 즉 역사의 시작과 마침이 되시는 하나님을 발견함으로써 열역학의 법칙이 지배하는 우주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인류는 에너지 위기 때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여 사용해 왔다. 석기시대의 발달한 사냥 기술이 수렵자원의 고갈을 초래하자, 농경문화와 이에 적합한 효율적인 에너지 기구인 신석기 시대를 낳았다. 로마시대에는 정복을 통해 획득한 막대한 잉여 에너지인 노예들의 육체노동력의 한계가 오자, 수력을 이용한 분쇄 기술의 개발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했다. 이후 유럽에서는 난방으로 사용하던 목재 에너지의 고갈을 경험한다. 영국 등지에서 땅속의 검은흙을 연료로 사용하게 되고, 시기 적절하게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다. 이제 인류는 땅속에 간직되어 있던 화석연료의 고갈과 이들 사용으로 인한 환경의 악화의 이중고를 겪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물질에서 바로 에너지를 획득하는 핵에너지의 사용은 방사능이라는 위험요소를 던져주고 있다.
현재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이 고대시대의 80명의 노예를 거느리고 살던 귀족과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과소비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에너지 문제는 소수의 과학자 집단에서 논의되는 고유한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두가 고민하는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에너지의 기본법칙
열로부터 유용한 일을 얻어내고자 하는 노력은 에너지의 총량이 일정하다는 열역학 제 1법칙의 장미빛 향기를 맡으며 끊임없이 시도되었으나, 고립계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열역학 제 2법칙에 의해 늘 한계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 공학은 한마디로 열적 자원을 개발하고, 유용한 일을 얻어내는 기구를 개발하되 이를 극대화하며 환경오염이 되는 엔트로피의 발생을 극소화하고자 하는 공학이다. 이 공학의 한 끝자락은 오늘날의 고도 문명사회를 유지하는데 절대 필요한 유용한 일의 개발이라는 실용적인 부분에 걸쳐 있으나, 다른 한 끝자락은 질서와 무질서라는 지극히 철학적인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 이 부분은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에 등장하여 진화론을 궁지에 빠지게 하던 아주 믿음직한 이론이었다.
질서와 무질서
우리의 언어로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을 표현하면, 어떻게 무질서에서 질서가 나왔는가를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인류가 알고자하는 고상한 몇 안 되는 문제중에 지극히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고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보이는 생물계의 질서를 논하는 지극히 어려운 문제를 떠나서도, 우리는 종종 창틀에 낀 성애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기하학적 모양, 들의 꽃, 가뭄 때 갈라진 논바닥의 균열, 마구잡이로 종이를 꾸겨 놓은 듯한 산하(山河)의 뻗어 달림, 가을 하늘에 촘촘히 흩뿌려진 새털구름 등을 바라보면서도 질서와 무질서를 생각하게 되고 시민들은 노래할 것이다.
최근, 과학의 발달은 질서와 무질서의 해석이라는 명제에 드디어 발을 딛기 시작했다. 기상학자인 로렌츠가 발견한 대기순환의 간단한 비선형 동역학 방정식이 보여주는 혼돈(chaos)의 해석을 통해, 기묘한 끌개(strange attractor)의 해석은 결정론적 혼돈이라는 개념을 던져 주었다. 우리가 경험한 많은 종류의 혼돈 중에 상당수가 그 배후에 매우 간단한 결정론적인 지배 방정식에 따른다는 것이다.
사실 뉴튼 역학 이후의 결정론적 세계관은 하나님의 존재를 초기조건으로 제한하는 오류를 던져 주었다. 그러나 chaos의 특징인 '재빠른 초기조건의 망각'은 초기로 제한된 하나님을 재빨리 망각하는 자연을 묘사하여 지극히 위험한 세계관을 던져줄 소지가 있다.
또 다른 도전은 일리아 프리고진(Ilya Prigogine)으로 대표되는 브뤼쉘 연구소팀의 주장인 자기조직(Self organization)에 관한 연구이다. 이들은 선형열역학에서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무질서의 증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을 펼치고 있다. 이들 연구가 완벽한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이들을 조합하면 지극히 진화론적인 사고의 일관성을 발견하게 된다.
간섭하시는 하나님
위의 사고과정에 하나님의 설 곳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대류 운동을 보기를 들자. 이것은 일리아 프리고진(Ilya Prigogine)도 즐겨 그의 이론에 예로 드는 것이다. 아침마다 커피물을 덮히다 보면 물이 빙빙 도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것이 대류이다. 물이라는 분자는 지능이 없으므로 협동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열이 가해지면 제멋대로 충돌할 것이다. 이러한 멋대로 충돌에 의한 에너지의 전달을 전도(conduction)이라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도는 혼돈의 상태이고 대류는 질서의 상태이다. 왜냐하면 우리 육안으로 흐름을 관찰하려면 적어도 1몰 정도의 물분자가 단체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능없는 1몰의 물분자가 단체행동을 할 확률은 1 / 6.023×1023 이다. 따라서 이것은 기적이다. 우리는 매일아침 기적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이 거의 0의 확률을 1의 확률로 바꾸었을까? 그것은 물분자 하나하나에 간섭한 중력이다. 이 간섭자로 말미암아 물분자는 멋대로 충돌하기 보다 단체행동을 한 것이다.
최근 Yorke 등의 과학자는 혼돈을 제시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것은 미래 계통공학(system engineering)에 큰 공헌을 할 것이 기대된다. 혼돈을 간직한 계통을 설계하고 이를 제어하므로, 하나의 계통에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융통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제어라는 것은 목표치와 현 상태의 오차를 감지하고 이를 끊임없이 수정하는 행동이다. 즉 끊임없는 간섭이 혼돈계를 질서계로 바꾸어 준다. 일리아 프리고진은 자신의 이론에 제시한 비평형 엔트로피의 작용을 이 혼돈의 제어라는 언어로 다시 표현해야 마땅하다.
제어를 하고자 하는 경우, 원하는 목표치(최적상태)를 알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간섭해야 한다. 따라서 혼돈에서 질서의 창출은 하나님을 필요로 한다.
즉, 질서의 상태를 설계하셨고 이것이 혼돈으로 갖지 않도록 끊임없이 간섭하고 계신 하나님을 의미한다.
유용한 일의 획득
문제를 돌려서, 우리 피부에 와 닿는 현실 문제인 유용한 일의 획득이라는 공학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에너지 변환 시에 우리는 엔트로피를 발생시키게 되고, 이것은 지구환경을 심히 훼손시킨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절약과 고효율의 에너지 변환장치 개발이 급선무이다. 고효율의 에너지 변환장치는 결국 단위 에너지당 엔트로피의 생산이 작은 방향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큰 영향을 받는다.
에너지 형태
단위 에너지당 엔트로피
중 력
회 전 에 너 지
궤 도 운 동 에 너 지
핵 반 응
천 체 의 내 부 열
태 양 관 선
화 학 반 응
지 구 폐 열
마 이 크 로 파 우 주 선
0
0
0
10-6
10-3
1
1-10
10~100
104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력, 회전에너지, 궤도 운동에너지 등은 엔트로피 생성이 무시할 만 하다. 이 부분은 수력발전의 경우와 같이 중력과 회전에너지의 결합으로 구현되었다. 큰 저수지의 필요로 주변의 기후 변동과 수몰지역 문제가 있고, 거의 개발한 곳을 다 개발한 상태여서 청정에너지의 개발 여지가 많지 않다.
핵반응을 이용한 에너지는 핵분열과 핵융합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안전성의 증대가 관건이 되고 폐기물의 경우는 다른 에너지 변환 장치에 비해 작은 편이다.
태양열의 이용은 경제성 문제가 크고 단위 면적당 에너지 집적률이 낮아,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있다. 풍력의 경우 돌풍성 바람에 대한 대책과 회전익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 등의 해결이 필요하다. 간략히 살펴보아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가 그리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미래의 에너지는 중력?회전에너지?궤도 운동에너지가 조합된 특이한 변환장치에 의해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궤도 운동의 경우. 이체문제(two-body problem)의 경우는 궤적을 예측할 수 있으나, 삼체문제(three-body problem)만 되어도 질량의 비율에 따라 카오스적 궤도가 형성된다. 따라서 우리는 더욱 해?달?지구 그리고 그 속에 넣을 에너지 변환기구의 상관 관계에 관심을 둬야 한다.
이러한 엔트로피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기구의 개발과 함께, 에너지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말미암아 파괴되어 가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청지기로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가이아 이론과 같이 지구를 숭배하는 적그리스도(anti-Christ)적인 사고를 물리칠 책임 또한 막중하다.
열역학 제 2 법칙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서
김창환
프롤로그
다음과 같은 글이 과학동아 최근호에 실렸다고 한다.
이 글은 너무 짧아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채기도 쉽지 않고, 과연 그러한지 판단해보기도 어렵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해하고 판단해 보기 위해서는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글은 중요한 점을 착각 또는 혼동하고 있다. 그럼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생각해 보기로 하자.
열역학 법칙들
열역학은 평형상태를 다룬다. 이 말은 열역학이 평형에 주로 관심을 둔다는 뜻이지 비평형상태에서는 열역학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열역학 제 1 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인데 비평형상태에서는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 제 2 법칙의 한 형태는 '열은 온도가 낮은 쪽에서 온도가 높은 쪽으로 저절로 흘러가지 않는다'(Clausius)는 것인데 비평형상태에서라고 해서 온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열이 저절로 흘러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예로 들려고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경우들에는 전기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경우들에서 제 2 법칙이 성립됨은 잘 알려져 있다.) 열역학 법칙들은 비평형상태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즈음에서 '열역학은 평형상태를 다룬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화학 반응을 예로 들자면, 두 용액을 섞어서 반응을 시킬 경우 열역학은 반응이 평형에 도달했을 때 어떤 상태가 될지 예측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빨리 평형에 도달할지는 알 수 없다. 즉 평형에 도달하기 전의 상태(당연히 비평형상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열역학은 평형과 관계가 없는 개념(예컨대 반응 속도)은 다루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일부 열역학적 양들은 비평형 상태에서는 정의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열역학 법칙들이 비평형상태에 대해서는 아무 제한도 가하지 않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계(system)는 비평형상태에서도 나중에 평형에 도달하였을 때의 결과가 열역학 법칙을 따르도록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비평형상태도 열역학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동아에 실린 글이 마치 비평형상태에서는 계가 제 2 법칙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되어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뒤에 살펴보겠지만 프리고진의 업적도 비평형상태에서 제 2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것은 절대로 아니다.
엔트로피
특히 제 2 법칙, 즉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이 비평형상태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엔트로피는 평형상태가 유지되거나 연속적인 평형상태를 통해 변할 때(reversible process)에는 변하지 않으며 오직 비평형상태를 통과할 때(irreversible process)에만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평형상태야말로 엔트로피 증가의 원천인 것이다. 단연코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국부적으로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으나 더 큰 주변부의 엔트로피 증가가 동반될 수 밖에 없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언제나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 없다.
자, 여기서 중요하고도 몹시 어려운 질문을 던져야만 하겠다. 엔트로피란 무엇인가? 엔트로피는 온도와 같은 열역학적 양들과는 달리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몹시 어렵다. (내 생각에는 '직관적' 이해는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 수식으로 된 엔트로피의 정의를 쓰는 것은 전혀 쓸 데 없는 일일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거의 아무런 직관적인 생각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엔트로피가 온도와 열량같은 것을 통하여 정의된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엔트로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널리 알려져 있는 한 견해가 있다. 이것은 계의 엔트로피란 것이 그 계의 무질서한 정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볼쯔만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서 확률적인 해석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그 자세한 것은 다룰 필요가 없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볼쯔만의 견해, 즉 '볼쯔만의 질서원리'는 열역학으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단지 '엔트로피란 무엇인가'에 대한 볼쯔만의 답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여기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는 증가한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이 문장은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엔트로피는 증가한다'와 '엔트로피는 무질서도이다'가 그것이다. 여기서 전자가 열역학 제 2 법칙이며, 후자는 볼쯔만의 질서원리이다. '엔트로피는 증가한다'라는 것은 전적으로 열역학적인 표현이지만,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꼭 그렇지는 않다. 과학동아의 글은 이 둘을 구분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무산구조
여기서는 일리야 프리고진의 업적을 소개해야 할텐데, 먼저 필자의 무식함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프리고진의 업적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대략적인 윤곽만을 짐작할 뿐이다. 그러나 내가 이제 쓸 내용에 대해서 크게 오해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볼쯔만의 질서원리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많은 경우에 적용될 수 있었고 열역학과도 잘 조화되는 것 같았다. 그 성공을 보여주듯 볼쯔만의 묘비에는 질서원리를 나타내는 유명한 수식이 적혀있다고 한다. 엔트로피는 진실로 무질서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질서원리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열역학의 세 단계를 말하는데, 평형상태, 평형에 가까운 상태,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가 그것이다. 프리고진에 따르면 평형상태와 평형에 가까운 상태에서는 질서원리가 대체로 옳지만,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질서원리의 성공은 열역학이 주로 평형상태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오히려 질서를 생성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무산구조(dissipative structure)가 그것으로서 dissipative란 말은 엔트로피가 증가함을 나타내 주고 있다.
대류 현상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이 담긴 주전자를 가열한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엔트로피는 물론 증가한다. 그러나 주전자 속의 물은 대류하기 시작하는데, 즉 물분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가열하기 전에는 물분자들이 온갖 방향으로 움직였을 텐데, 대류가 일어남으로써 물분자들은 더욱 질서있게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프리고진은 일련의 더 복잡한 예들을 들고 있다.
과학동아의 글로 되돌아가자. 그 글은 엔트로피가 무질서도임을 은연 중에 가정하고, 질서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다고 해석해 버렸다. 프리고진은 제 2 법칙을 수호하고 질서원리를 공격하였는데, 과학동아의 글은 그것을 반대로 해버리고 말았다.
생명의 기원
사실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생명탄생은 제 2 법칙 위반인가? 전통적으로 창조론자들은 자발적인 생명탄생은 제 2 법칙 위반이고, 따라서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프리고진은 엔트로피가 반드시 무질서도를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생명탄생이 제 2 법칙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러한가?
나는 프리고진에 견해에 대한 창조론자들의 반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전적으로 필자의 무지의 소치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생명이 자발적으로 발생하려면, 위에서 한 얘기들에 따르면, 그것은 무산 구조에만 의존하여야 한다. 그러나 앞에서 얘기했듯이 무산 구조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고, 다시 평형으로 돌아가게 되면 질서원리가 다시 타당해지므로, 무산 구조가 만들어지기 전보다 더 무질서하게 된다. 따라서 생명발생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평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
화학에서 무산 구조의 예로 가장 많이 얘기되는 것은 진동 반응(oscillating reaction)이고, 그 가장 대표적인 예는 Belousov-Zhabotinsky반응이다. 이 반응은 용액의 색깔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나는 화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BZ 반응을 평범한 시험관에서 실험해 본 일이 있다. 그러나 색깔이 두세 번 변하고는 평형상태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 반응을 실제로 연구할 때에는 평형에 도달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여러 장치가 반응용기에 붙어있다. 계속해서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지속적으로 평형에서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 있다. 바로 생명이 그것이다. 평형이란 생명체에게 곧 죽음을 뜻한다. 생명체의 수많은, 그리고 매우 정교한 조직들이 자신의 몸을 평형으로부터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평형에서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교하고 잘 짜여진 조건들이 필요하다. 게다가 단지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질서있는 구조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특히 생명이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잘 짜여진 구조가 생기기 위해서는 참으로 상상하기도 어려운 조건들이 필요할 것이다. 우연에 의해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확률은 그야말로 무지하게 작을 것이다. 잘라 말해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산 구조는 '생명발생은 제 2 법칙 위반이다'라는 논증의 구조를 허물었으나, 생명탄생 자체를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창조론자들이 제 2 법칙을 거명해서 생명발생의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데에는 열역학 법칙들이 잘 정립되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다. 그것이 어떤 열역학적인 추론으로 도출되었다기 보다는 확률론적인 추론이 질서원리와 맞물려 열역학 법칙과 연결된 것에 불과하다. 즉 애초에 이것은 확률의 문제이지 열역학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에필로그
<< "모든 돼지는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돼지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
이 논증은 잘못된 추론으로부터 옳은 결론을 이끌어낸 예이다. 몹시 우스꽝스럽게 보일 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추론을 한 사람은 특이한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돼지'라고 말할 때 사실은 '인간'을 의미하였을지도 모른다. 또는 인간과 돼지를 같은 종류로 보고 (사실 돼지의 내장은 인간의 내장과 매우 비슷하다고 한다) 그것을 한데 묶어 '돼지'라고 불렀을지도 모른다. 또는 그리스인을 매우 싫어하는 민족으로서 그에게 '돼지'란 곧 '그리스인'을 의미하였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그는 소크라테스가 죽을 운명을 가진 어떤 집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간파하였다. 그의 잘못된, 또는 정확하지 않은 추론은 그의 결론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기는 하나, 그의 결론은 그가 올바로 간파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추론의 잘못을 바로잡고 정확하지 않은 부분을 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가 간파한 사실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생명발생의 불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제 2 법칙에 따른 논증은 다소 잘못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엔트로피'라는 말이 마치 '돼지'라는 말처럼 작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논증을 다듬고 빼야 할 것은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역학 제 2 법칙을 사용하여 논증을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소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무식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논증에서 열역학 제 2 법칙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 다만 불가능성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열역학 제 2 법칙을 언급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도 있다.
요컨대 소크라테스가 돼지이냐, 그렇지 않으면 무엇이냐 하는 것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올바른 추론이 된다. (추론의 올바름과 결론의 올바름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그가 돼지이건 아니건 간에, 결국 죽었다.
출처 - 창조지
열역학(Thermodynamics)과 창조론
============ 차 례 ===============
I. 열역학 제1법칙과 창조론
Ⅱ. 열역학 제2법칙과 창조론
① Isolated System(고립계)
② 평형에 가까운 Closed System(폐쇄계)
③ 평형에서 먼 Closed System
④ Open System(개방계)
Ⅲ. Living Systems에서의 열역학
Ⅳ. 생명의 기원과 열역학
V.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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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열역학 제1법칙과 창조론
에너지는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바뀌어질 수는 있어도 에너지의 총량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서,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연계의 에너지는 스스로 생성되지도 않고, 소멸되지도 않고,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다. 아인쉬타인에 의해 E = mc2임이 알려져 이 법칙의 폭은 더욱 넓어진 셈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지금 우주의 에너지와 물질의 총량은 수백억년 전과 동일하다는 얘기다. 자연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우주엔 에너지(또는 물질)로 꽉 차 있으니, 이 에너지는 자연계 밖에서 자연계 안으로 들어온 것이 틀림없다. 창세기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시를 창조하시니라?”고 하셨는데, 바로 이 하나님께서 에너지가 우주에 있게 하신 것임을 성서는 정확하게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bara라고 하는데, 이것은 ex nihilo, 즉 無에서 有로의 창조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창조역사 외에 열역학 제 1법칙을 설명할 방법은 없다.
우주의 삼라만상 및 그 원동력은 우연한 자체변이(진화)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창조된 결과인 것이다.
Ⅱ. 열역학 제2법칙과 창조론
제2법칙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의 반응방향과 그 반응의 진행 여부를 판별해 주는 매우 중요한 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발적인 반응(Spontaneous process)은 Entropy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Entropy란 system의 무질서도(disorder)를 나타내는 것으로, 열역학 제2법칙이 의미하는 것은 우주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들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복잡한 것에서 간단한 것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은 저절로 높은 곳에서(에너지 level의 차이가 있는 질서있는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에너지 level의 차이가 없어진 무질서해진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며, 벽에 박힌 못은 녹슬기 마련이고, 사람은 죽기 마련인 것이다. 점점 무질서해져 가고, 파괴되어 가며, 단단해져 가는 것이다.
간단한 열역학적 수식을 이용하여 ① isolated system ② closed system ③open system에서의 열역학 제2법칙을 설명하여 창조론을 어떻게 증명해 주고 있는가를 보이도록 하겠다.
① Isolated System (고립계)
고립계란 질량이나 에너지가 출입(出人)할 수 없는 계(界)를 말하는 것으로 '완전한 보온병'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그 보온병에 최초에 뜨거운 커피와 얼음 덩어리를 넣었다고 하자. (질서도가 매우 높은 즉, 에너지의 차이가 있는) total energy는 보온병 내에서 항상 일정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energy 의 분배가 일어나게 된다. 즉, 얼음이 점점 녹아서 미지근한 커피가 되고 만다 (무질서도가 증가한, 즉 에너지의 차이가 없어진). 평형상태가 가까워 올수록 entropy (무질서도)는 증가하며 절대 비가역 반응임에 유의하기 바란다 (보온병 내에서 다시 저절로 얼음이 생기고 커피가 뜨거워지지 않는다).
고립계에서는 dE/dt=0, dS/dt≥0 (1)이다. E, S, t는 각각 계의 에너지, 엔트로피, 시간을 표시한다.
결국 고립계 내에서는 질서도가 증가하는 일은 절대로 없으며,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단순한 물질이 복잡한 물질로 변화되어 가는(질서도가 증가하는) 반응은 절대로 불가능하며 진화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② 평형에 가까운 Closed System (폐쇄계)
폐쇄계란 에너지는 출입할 수 있어도 질량의 교환은 불가능한 계를 말한다. 계와 주위(surroundings)사이의 계면(界面, boundary)은 평형을 향하여 에너지가 출입하므로, 계면의 온도는 계내(界內)의 온도와는 다르게 된다. 이것을 수식으로 잘 나타낸 것이 유명한 Gibbs equation이다. Gibbs free energy G는 G = E + PV - TS = H - TS (2) (E = System energy, S = system entropy, P = system Pressure, V = system Volume, T = 절대온도, H = enthalpy (H = E + PY)를 나타낸다.)
Closed System에서 dG/dt ≤ 0 (3) 이어야만 자발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평형에 가까와 질수록 dG/dt -> 0 (4) 이다.
이 식들을 정리해 보면 dS/dt - d/dt(E+PV/T) ≥ 0(5)
위 식의 첫번째 항(項, first term)은 system 내에서의 entropy 변화를 나타내고, 두번째 항(second term)은 주변환경(surroundings)과의 에너지 변화에 따른 entropy 변화를 나타내는데, 이 두 항의 합이 0 보다 커야만 한다. 즉 우주의 entropy는 증가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이 얼음이 되는 과정을 들어 이것을 부인하는 진화론자들이 있는데, 그 문제를 다뤄보기로 하겠다. 물론 물이 얼음이 되는 것은 질서도가 증가하는, 즉 entropy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위의 식에 대입하여 풀어보면, 얼음이 얼을때 80cal/gm의 에너지를 방출하며, entropy 변화는 -0.293 entropy unit (eu) / degree Kelvin (K)이다.
G = E + PV - TS 에서
△(E + PV) -T△S ≤ 0 (6)
즉 -80 - T(-0.293) ≤0 ∴ T ≤ 273 °K
T〈 273 °K (0℃이하) 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 예견한 대로 물은 얼게되고, 전체 entropy의 합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종종 DNA나 단백질 등도 물이 얼음으로 저절로 되듯이 단분자들이 저절로 중합(重合)되어 복잡한 분자가 되었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유기물질의 중합에 있어서는 ?H 항이 0 보다 크므로 불가능하다. 또 온도가 매우 낮아 T?S가 매우 적어지게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아미노산은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절대로 결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기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Morowitz는 간단한 선구물질(precursors)로부터 대장균(E. coli)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화학 결합 에너지가 0.0095 erg, 즉 평균 0.27 ev/atom 이라고 계산해냈다. 간단한 박테리아에도 2 × 1010 개의 원자가 있으므로, 이것은 마치 저절로 목욕탕 물이 360℃ 까지 온도가 올라간다는 말과 같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그는 대장균이 50억년의 기간동안 전 우주에서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은 10-1011 (10-100,000,000,000)이라고 했다. "만약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전 우주의 역사를 통해 겨우 하나의 peptide (몇 개의 아미노산이 결합된 것)가 우연히 만들어졌을까 말까할 정도다"라고 그는 말했다.
결국 평형에 가까운 Closed System 에서 유기분자가 더 복잡한 물질로 저절로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며, 물이 얼음으로 상변이(Phase transformation)를 하는 것과 유기물의 합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③ 평형에서 먼 Closed System
System을 통해 에너지가 흐른다는 말은 system에 계속 일을 가해 평행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한다는 말과 같다. 이런 의미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Prigogine과 Nicolis는 entropy 변화 dS를 시간 간격 dt 안에서 두 요소로 나누었다.
dS = dSe + dSi (7)
dSe는 System을 통해 에너지가 출입함으로 생기는 entropy 변화이고, dSi는 System 안에서 일어나는 비가역 반응으로 생긴 entropy 변화의 합이다.
열역학 제2법칙에서 dSi ≥0 (8)이고,
Isolated System에서 dSe = 0 이므로, dS = dSi ≥ 0 (9) 가 된다.
dSi 와는 달리 dSe의 부호는 일정하지 않으며, System에 가해지는 boundary constrains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전체 entropy 변화가 0 보다 작을려면 (System내에 질서도가 증가 할려면) dSe ≤ 0 이어야 하고, 동시에 |dSe| ≥ dSi (10) 이어야 한다.
위와 같은 조건은 실제로 불가능한데, 마치 전기 곤로에 스위치를 끄고 물을 끓게하는 것과 같다. 그런 경우를 상상할 수야 있겠지만, 도대체 그런 예는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④ Open System (개방계)
개방계란 에너지나 질량이 System과 Surroundings 사이에 교환이 가능한 계를 말한다. 생명체를 예를 들 수 있는데 생명체는 고에너지 물질이 System안으로 들어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energy를 내놓고 낮은 energy 물질로 변한다. 방출된 erergy는 system 안팎으로 일을 하게되는 것이다. 내연기관(internal combustion engine)을 예로 들어도 좋다.
휘발유와 산소가 system안으로 들어가 연소되고, 탄산가스와 열을 내게되는데, 그 열이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이용된다. 이와 같은 반응이 일어날려면 반드시 에너지를 방출시켜서 유효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mechanism이 있어야만 한다. 반드시 설계된 기구나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들어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재료와 부품들을 보아 놓고 energy를 가하기 위해 다이나마이트 (집 짓는데 필요한 모든 energy의 총량과 동일한 energy)를 터뜨려 보았다. 폭발후에 가보았더니 집은 만들어지지 않고 모아 놓았던 재료마저도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하여 더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해 재차 시도해 보았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몇 번이나 더 해보면 근사한 집이 세워지겠는가? 같은 energy라고 해도 건축기사의 설계와 조립이 없이는 안 되는 것과 같이 Open System이라고 해도 외부의 계획과 mechanism이 없이는 저절로 생명체가 만들어 질 수는 없는 것이다. 시계부품을 통속에 집어넣고 1시간을 흔들고 난 후 들여다 보았더니 그대로 있었다. 시간이 부족한가 하여 5시간, 10시간, 일주일, 10년을 흔들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Energy가 부족한가 하여 더 세게 더 빨리 돌려보았으나 시계는 만들어 지지 않았다. 같은 얘기이지만 설계자와 조립공이 있어야만 되는 것이다. l964년 Cornell 대학에서 위 시계의 경우 우연히 시간과 에너지만으로 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 보았더니 10-255가 나왔다고 한다.
요약해서 말하면 Open System을 통해 계속 energy를 흘려 준다는 것은 dSi의 무질서도 증가를 상쇄시킬 수 있도록 dSe type의 일을 외부에서 system에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식 7에 따라 dSe는 negative entropy를 보여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예가 생명체의 경우이다.
Ⅲ. Living Systems에서의 열역학
생명체는 매우 복잡한 유기물로 되어 있는데 전체결합 에너지는 그 물질의 선구물질(precursors)의 결합 에너지보다 작다. 그러므로 living systems에서의 Gibbs free energy는 원래 만들어진 간단한 화합물과 비교해서 매우 높다. 평형에서 보다 더 높은 상태의 energy로 생명체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계속 heater로 열을 가해 주어야 하는 것처럼, 계속 생명체에 일을 해 주어야만 한다. 만일 계속적인 energy 나 물질의 주입이 끊어지면, 그 system은 곧 평형상태(Gibbs free energy가 가장 낮은)로 돌아가게 되고, 복잡한 화합물들은 분해되어 간단한 분자들로 되돌아가게 된다.
마치 heater를 끄면 뜨거운 물이 실온 상태로 되는 것과 같다. 식물은 태양열을 받아 광합성 작용을 하며, 물, 탄산가스 등의 물질을 흡수해 필요한 물질들을 만들어 그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동물은 고에너지 물질을 섭취해 소화시켜 에너지를 얻으며, 또 다른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계속적인 에너지와 물질의 공급이 없이는 동식물은 곧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에너지만 가지고는 living system을 유지해가고 만들어 가는데 부족하다. 반드시 꼭 필요한 것은 이 에너지를 유효한 일로 바꾸어 주는 수단이 있어야만 한다. 사람의 위, 창자, 췌장 등의 기관을 떼어내고 계속 음식물을 주입시켜 준다고 해도 사람은 곧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체내에 energy가 따르고 있는 한 열역학적인 문제는 없으나, 특별한 화학적 경로를 따라 매우 특수한 형태의 일을 하도록 에너지를 변환시키고,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mechanism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Living system 을 유지해 간다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쉽게 이해가 간다고 해도,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Open system이라고 할지라도 간단한 물질로부터 생명체가 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그 에너지로부터 변환시키는 기구에 대한 설명은 아직까지 아무도 언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Nicolis와 Prigogine은 "말할 필요도 없이 이 단순한 설명(Open systems에서 질서도가 증가할 수도 있다는)으로 생명체의 질서 문제를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열역학 제2법칙 (dSi > 0)과 전체 entropy의 감소(dS < 0)를 조화시켜야 될 뿐만 아니라, 생명체를 유지하고 발생시키는데 대한 mechanism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단백질과 DNA가 생명체의 필수요소라고 대부분 학자들이 생각하고 있으나, 그것들은 오직 살아있는 세포에서만 만들어지고 있다. 추후 화학진화(Chemical Evolution)을 다룰 때 우연히 만들어질 수 없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Chemical Evolution을 참고하기 바란다.
Ⅳ. 생명의 기원과 열역학
생명체의 필수요소인 단백질과 DNA는 단순히 입자들이 모였다고 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그런 물질들이 만들어진다는데 대해 두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첫째, 두 개의 아미노산이 dipeptide를 이룰 때 Gibbs free energy가 2 ~ 4 kcal/mole 증가된다. 그러므로 단백질이 합성되려면 단백질의 농도가 낮다고 해도 계속 에너지가 가해져야만 한다. 각각의 아미노산 농도가 1 M 일때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Polypeptide의 농도는 다음 식에 따른다.
[polypeptide concentration] × [H20]
〔glycine〕 〔alanine〕…
= K
= exp [-3 Kcal/mole ×(n-1)]/ RT
또는 〔polypeptide concentration〕 = {[1][1]‥‥ exp [-3000 × (n-1)]/ RT} / [H20] (11)
100개로 된 polypeptide일 경우 실온(T=298 °K)에서 윗 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그 농도는 10-218M이 된다. 계속 에너지를 가해 주어도 생성되는 polypeptide의 양은 너무나 적은 것이다.
둘째, 아미노산이 결합하여 단백질이 되기 위해서는 꼭 α 결합을 해야하며, 서열(순서)이 꼭 맞아야 하고, L-form이어야만 한다. Morowitz, Bradley, Miller and Orgel 등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두번째 문제에 소요되는 일의 양은 첫번째의 것보다 훨씬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DNA는 보통 106개의 부분들로 이루어졌는데, DNA를 중합하기 위해 필요한 일의 양이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다.
아미노산의 합성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해, 단백질이나 DNA의 합성이 계속 실패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의 특별한 일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DNA가 올바른 나선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3~5개의 연결이 필요한데, 사실 화학적으로 그와 같은 결합은 매우 어렵다.
돌연변이에 의한 진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변이가 일어났다고 해서 Complexity가 증가했다고는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변이가 10개의 유전인자가 그 배열이 달라졌다고 해서 11개의 유전인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복잡한 정도엔 차이가 없다. 변이가 일어나 그 생물안에서 종류(varieties)는 많아질 수가 있으나, 다른 종류(kind)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한 종류 안에서의 변이는 허용하셨으나, 그 종류대로(after its kind) 창조하신 분은 하나님이시지, 자체 변이가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은 진화론자들의 생각은 마치 기계 선반공이 나사못(screw)을 깎다보니 잘못해서 TV Set가 만들어졌다는 얘기와 같다.
DNA의 구조를 발견해 Nobel 상을 탄 Crick 경은 화학 반응 경로가 생명체에서 무생명체로 가는 것이 훨씬 용이한 것을 들어, 지구의 생명체는 열역학적으로 생명의 자연발생이 훨씬 용이한 외계의 혹성에서 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무생물에서 생물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열역학 법칙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 된 나머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얘기이지만, 그렇다고 생명의 기원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치만 외계로 옮겨 놓았을 뿐 증거도 없고 과학적인 접근 방법도 못 된다.
V. 결론
여러 과학적인 자료와 증거들은 하나님께서 천지와 모든 만물을 창조하셨음을 뒷받침해 주고 있고, 성경 말씀은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임에 대해 더 큰 확신과 용기를 주고 있다. 주님의 오실 날이 가까워 올수록 사탄의 헛된 속임수로(골 2 :8) 성도들을 미혹하며 세상은 점점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쫓게(딤후 4 :3~5)될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천지가 변하여도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마 5 :18. 벧전 1:25)을 더욱 신뢰하여야만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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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창조지, 제 25호 [1985. 10]
라엘(라엘리안 무브먼트 운동가)의 한국 방문과 인간복제
하얀 옷에 상투처럼 튼 머리, 라엘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우리 나라에 다녀갔다. 그 사람 때문에 나라가 한창 시끄러웠던 것은 우선 인간 복제라는 민감한 부분에 라엘이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는 하나님은 없다고 주장하며 인간은 외계인의 복제 기술에 의해 만들어졌고 영원한 생명은 인간복제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가 이끄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에서 설립한 클로네이드사는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여기에 인간복제를 신청한 한국인은 모두 8명이다. 그는 "최초의 복제인간이 앞으로 6~24개월 안에 탄생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으며 클로네이드사는 한국에서의 인간복제에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실 한국은 99년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소 복제에 성공하는 등 복제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고, 난자 관리 등이 엉성해 인간 복제를 시도하기가 쉽다. 지난 98년 11월에는 경희대 연구팀이 지난 98년 11월에는 경희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복제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다가 또한 복제를 금지하는 법도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엘의 한국방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말한 대로 인간복제를 신청한 8명 외에도 클로네이드사는 한국인 대리모와 복제와 협력할 한국인 과학자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산부인과에 복제를 문의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는 인간 복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감히 하나님의 영역인 생명 창조까지 넘보게 된 이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들 신앙인이 깨어 있을 때이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왜 문제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국민일보에 실렸던 기사를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편집자>
'인간성 파괴’ 영적 싸움 나설때
인간복제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는 본보 보도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간복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불임부부들에게 희망을 주며 불치병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일부의 긍정적 주장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상품화하고 인간이 신의 영역인 생명창조에 간섭함으로써 파멸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세계인의 공감대다.
이에 본보는 박상은 한국누가회 이사장, 이웅상 명지대 생물학과 교수, 임성빈 장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 등 3인을 8월 28일 오후 본사 종교국 회의실로 초청, 긴급좌담회를 갖고 인간복제 문제와 창조질서,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해 고찰했다.
참석자들은 "인간복제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명백한 훼손이므로 기독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모든 시민과 단체가 연대해 인간성을 상실한 과학 맹신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창조론적 교육을 철저히 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교도의 혹세무민에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국의 몇몇 과학자가 인간복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간복제가 은밀히 진행되고 있고 신청자도 있다는 본보 보도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또 인간복제 종교라고 불리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창시자인 클로드 라엘이 내한,인간복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데요, 우선 이처럼 인간복제를 둘러싼 급박한 상황진전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라엘리안이 주장하는 부분중 성경을 인용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이들의 주장이 신학적으로 왜 궤변인지를 설명해주시지요.
―라엘리안들은 인간복제가 불임부부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불치병을 해결할 획기적인 대책이어서, 오히려 인간 존엄성을 존중해준다고 주장합니다. 일부 불임부부들은 이 때문에 인간복제 신청을 하기도 하는 등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일종의 이단이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왜 여기에 관심을 쏟게 되는지,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한다는 기독교의 책임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2001. 8. 29 국민일보에서 발췌)
인간복제, 무엇이 문제인가-과학의 ‘월권’ 인류파멸 우려
◇재앙의 미래
불과 수년후,가까운 미래에 이같은 뉴스가 신문에 등장할지도 모른다. 의사나 생명과학자들의 선택여하에 따라서는 이같은 뉴스가 우리를 경악케 할 수도 있다. 한국에는 체세포복제방식으로 인간을 복제할 수 있는 의학기술을 갖춘 의사와 생명과학자가 많다. 난자와 소의 귀에서 떼낸 체세포를 이용해 인공난자를 만드는데 성공한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연구는 세계적 수준”이라며, "마음만 먹으면 인간복제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와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 당장 인간복제를 시도한다해도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는 전무하다. 산부인과 학회 윤리규정에 체세포 이식이 금지된 정도가 전부다. 괴물인간 내지 기형아가 태어나더라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처벌 법규가 없는 현재로서는 종교·윤리적인 잣대와 과학자적 양심이 심리적 제어장치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인들은 핏줄에 대한 집착이 강해, 상당수 불임부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입양보다는 인간복제를 원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일부 과학자나 라엘리안 같은 종교단체 등에 의해 언제 어디서 인간복제가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체세포복제를 시도한 국내 산부인과 의사들은 "인간복제를 원하는 라엘리안들이 한동안 대학 강의실에서부터 병원까지 따라다니며 자신들의 복제계획에 동참해달라고 졸랐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유전공학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윤리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생명윤리기본법(가칭)을 올해 안에 제정할 계획이었지만, 배아 및 체세포 복제금지를 둘러싼 생명공학계의 반발과 정치권의 공방 때문에 법 제정을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산모까지 위험
인간복제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과학계의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현재 동물복제는 2∼3% 정도만 성공하고 95% 이상은 임신 중 죽는다. 복제 허용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이미 동물복제 성공률이 10% 이상까지 높아졌고, 이같은 수치는 시험관 아기가 탄생될 당시의 인공수정 성공률보다 높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수정과 체세포 복제는 근복적으로 다른 기술이다.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원장은 "인공수정은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으로 윤리적인 부담이 없지만 체세포로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월권일 수 있다”며, "인간이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동물복제의 경우에도 지난 몇년 동안 복제된 동물 중 비정상적인 증후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복제 동물 가운데 상당수는 유전적 결함에 기인하는 발달장애와 폐기능의 문제,면역기능 저하 등 각종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경우 훨씬 더 큰 희생을 야기할 수 있다. 박세필 소장은 "어떤 면에서 인간복제가 동물복제보다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높은 유산 가능성 때문에 산모가 충격을 받을 수 있고 거대인간 잉태로 산모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며, "태어난다해도 호흡곤란, 뇌나 폐의 이상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간복제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복제기술을 응용한 줄기세포 연구는 어느정도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리아병원 이원돈 부원장은 "체세포 복제기술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분야인데, 연구금지로 우리가 확보한 기술까지 사장시키기엔 너무 아깝다”며 "불치병 치료에 응용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까지는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용 준비 안됐다
영화와 소설 등을 통해 인류는 이미 복제인간을 상상해왔다. 요즘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미국영화 ‘A.I’는 인간과 똑같은 외모와 감정을 지닌 소년 로봇을 통해 복제인간이 등장했을 때와 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소년은 자신을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존재가 대량생산된 모습에 망연자실한다. 반면 인간들은 인조인간의 존재에 위협을 느끼고 이들을 마구 파괴한다.
인간복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공적으로 복제된 인간도 똑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회는 아직 복제인간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경희대 의대 이보연 교수는 "지금 상태에서 복제인간이 태어나면 한 사람의 인간으로 수용되기 힘들다”며, "복제인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쉽게 말해 죽일지 살릴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간유전자 지도와 복제기술을 결합, 질병이 없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완전한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인간에 대한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2차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가 "순수한 독일인"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열등한 유대인"을 대량학살했던 것과 같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인간복제를 주장하는 라엘리안들은 지금도 "지성이 평균보다 10% 이상 뛰어난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줘야 하고, 공직은 지성이 평균보다 50% 이상인 자들에게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 ‘가타카’에서처럼, 정상적인 방법으로 태어난 사람이 완벽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복제인간들로 가득찬 사회에서 하등 인간으로 분류돼 홀대받는 미래가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출처 - 창조지, 제 127호 [2001. 9~10]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8 - 인간 지놈이란?
인간의 경우 DNA는 46개의 염색체로 이루어졌다. 23개는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23개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데, 그중 한쌍(X,Y)의 염색체에 의해 성이 결정된다.
먼저 각각의 용어를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DNA(Deoxyribo Nucleic Acid)란 핵산으로서 생명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 후대에 유전된다. 이 DNA가 단백질과 결합하여 엄청나게 꼬여 핵 속에 들어가 있는데 이것을 염색체라고 한다. 인간의 경우 위에서 말했듯이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 23개의 염색체 세트를 genome(지놈)이라 하고 n 으로 표시한다. 따라서 사람의 체세포는 2n, 정자나 난자는 n으로 표시하는데 이를 핵상이라 한다. 그리고 유전자란 말은 DNA 중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표현되는 부분을 말하는데, 정의를 내리자면, 한 세대에서부터 다음 세대로 그 개체의 모든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해주는 물리적, 기능적인 단위이다. 인간의 경우 전체 약 30억쌍의 염기 중에서 9천만쌍(3%)만이 실제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이다. 현재까지는 나머지 97%는 별다른 역할 없이 동일한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반복 DNA'로 알려져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의 전체 DNA를 genomic DNA라고 하며, 이 중 유전자라고 표현되는 것은 coding region(암호부분)과 non-coding region(비암호 부분)이라는 곳이다. coding region이라는 부분은 실제로 나중에 아미노산을 만드는 부분이며, non-coding region이라는 곳은 coding region 중 RNA로 변화할 때 없어지는 intron(인트론)부분과, 유전자의 발현(즉, 어느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게 되는가? 예를 들면, 간에서 특이하게 발현되는 유전자, 뇌에서 특이하게 발현되는 유전자)을 조절하는 Trnascription regulation region(전사 조절 부위)로 구성되어 있다.
전사조절부위
coding region
Intron
coding region
전사조절부위
Intron은 DNA가 RNA로 변환되면서, 제거 되는 부위이나 아직 그 역할이 명확하지는 않다.이 때, 인트론이 제거되면, 한 유전자일 경우 양 옆의 conding region은 붙어서 같이 RNA로 된다. 최종적으로 coding region은 RNA로 변화하며, 이들은 리보솜(ribosome)에서 아미노산을 합성하며, 아미노산이 모여(polypeptide) 특정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백질이 유전자의 최종 산물이며, 인간의 경우 10만여개의 단백질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형질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같은 기능을 하는 단백질이 DNA 서열상의 차이로 인해 (이를 SNP :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라고 한다.) 약간씩 다른 모양과 활성을 가짐으로서 각각이 다른 형질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한 인간의 전체 세포 수는 수조개이다. 그 중 한 개의 세포 속에 들어있는 DNA의 길이는 약 153㎝이고 무게는 10조 분의 1㎎정도이다. 또한 이 DNA는 약 30억 쌍의 염기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정보를 염기의 약자인 A, C, G, T로 표현한다면, 며, 인간의 염색체엔 약 10만개 정도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이것을 A4 크기의 종이에 10포인트 글자로 나타나면 약 1,350,000쪽에 달한다. 즉 1,000쪽 짜리 백과사전 1,350권이나 되는 분량이다. 이러한 정보가 불과 5㎛(0.000005m) 정도의 크기인 핵 안에 들어가 있다.
가장 단순한 생물체 중 하나인 ψ174 바이러스 DNA 안에도 5,386개의 염기쌍이 있다고 한다. 이들 역시 정교한 기능의 정보를 가지고 번식한다. 이러한 유전자의 정보가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로 정확하게 합성되는데 불과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정보와 시스템이야말로 하나님의 경이로운 창조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878
참고 :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7 - 인간 지놈과 인권에 관한 보편선언
과연 '지놈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무병장수와 같은 청사진만을 줄 것인가?
결론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정부에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지놈프로젝트'의 총 사업비 중 5%를 투자하여 해결하려고 노력 해 오고 있다. '지놈프로젝트'종료에 우려하는 주요 논제들은 윤리적, 법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폭넓게 나오고 있으며 이 중 주요 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얻어지는 유전정보를 이용한 개인 자료의 철저한 보호다. 이는 '지놈프로젝트'에 자신의 DNA를 분석용으로 제공했던 사람 뿐 아니라, 앞으로 밝혀지는 개개인의 정보로서, 개인의 신상을 위해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실제 작년 미국에서 신입사원 채용이나, 보험 가입 시 유전적으로 간암을 일으킬 요인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안 회사가 고용 및 접수를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개인정보나 유전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시에는 많은 윤리적인 논란거리가 제공될 것이다.
둘째, 정치적, 사회적 악용을 막는 것이다. 유전자간에 분명히 존재할 인종적 차이점을 이용하여 제 2의 인종차별이 나올 수도 있으며, 같은 민족간에도 계층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
셋째, 정상과 비정상 구분의 모호성이다. 유전적 다양성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여, 다양성을 무시하고, 흑백논리로 발전해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넷째, 유전자의 무분별한 변형 및 향상이다. 예를 들어 사는데는 지장이 없으나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을 감안하고 키를 크게 한다든지, 머리를 금발로 만든 다든지 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또한, 신체적인 병이나 문제점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마저 모호하며, 이는 국가별로도 매우 다양하다.
다섯째, 유전정보가 효용 있는 곳에 제대로 사용되는 가이다. 인류의 번영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유전정보가 생물을 살상하는 생물학적 무기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여섯째, 유전자를 이용한 생물체 혹은 인류의 통제다. 이는 생물체의 행동과 생각을 유전자가 제어, 조절함으로 유전자를 조작 시 이를 이용한 특정 부류의 생명체와 인류의 통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은 다가올 생명공학 시대에 묵과해서는 안 될 심각한 문제점들이다. 인류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하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제도적으로 최대한 보완하여야 만이 우리가 이룩한 또 하나의 혁명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한으로 1997년 11월11일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29차 총회에서 '인간 지놈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선언'을 186개 회원국 전원의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A. 인간 존엄과 인간 지놈
제 1 조
인간 지놈은 인간 고유의 존엄성과 다양성의 인정, 그리고 인류 전체의 근본적 단일성의 기초가 된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것은 인류 유산이다.
제 2 조
a) 모든 사람은 유전적 특질에 관계없이 존엄과 인권을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
b) 그러한 존엄성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개인들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질로 환원시켜서는 안되며 개인의 유일함과 다양성을 존중해야만 한다.
제 3 조
인간 지놈은 본성 상 진화하기 때문에 변형될 수 있다. 인간 지놈은 개인 건강 상태, 생활 조건 및 영양 상태와 교육 등의 자연적·사회적인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발현될 잠재성을 지닌다.
제 4 조
자연 상태의 인간 지놈을 결코 영리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B. 인권에 관한 사항
제 5 조
a) 개인의 지놈에 영향을 끼치는 연구, 치료 및 진단은 반드시 그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성과 이익을 엄격하게 사전 평가한 뒤, 국가법의 여타 요구사항들을 준수하여 수행되어야 한다.
b) 모든 경우에, 사전에 자유롭고 충분히 정보가 알려진 상태에서 관련 당사자에게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만일 관련 당사자에게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당사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법이 규정한대로 동의 또는 승인을 얻어야 한다.
c) 개인이 유전적 검사의 결과와 그 중요성을 통보 받을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
d) 연구활동을 하려면, 그 계획안을 관계되는 국내와 국제적인 연구기준이나 지침에 따라 사전 심의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한다.
e) 법적으로 동의 능력이 없는 개인의 경우 그 사람 지놈에 영향을 주는 연구는 법이 규정한 승인과 보장의 조건을 준수하는 가운데 그 사람 건강에 직접적인 이득을 주기 위한 한에서만 수행될 수 있다. 개인의 건강에 직접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없는 연구는, 극도의 절제 하에, 해당 인에게 최소의 위험과 최소의 부담을 주고 연구 목적이 동일 연령 대나 동일 유전 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하며 법규정을 준수하는 가운데 개인의 인권보호와 합치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제 6 조
그 어느 누구도 유전적 특질로 인해 인권, 기본적 자유 및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려 의도하거나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제 7 조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의 유전적 정보와 연구 또는 기타 목적으로 저장하거나 처리된 유전적 정보는 법이 정한 조건하에서 그 비밀이 유지되어야 한다.
제 8 조
국제법과 국가법에 따라 각 개인은 자신의 지놈에 영향을 끼치는 개입으로 인한 직접적이고 단정적인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를 지닌다.
제 9 조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동의 및 비밀유지 원칙에 대한 제한은 불가피한 이유가 있을 경우 인권에 관한 국제공법과 국제법 범위 안에서 오직 법률에 의해서 정할 수 있다.
C. 인간 지놈에 대한 연구
제 10 조
특히 생물학, 유전학, 의학 분야에서 인간 지놈에 대한 어떤 연구나 그 응용도 개인, 집단, 또는 국민의 인권, 기본적 자유, 그리고 개인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에 우선해서는 안 된다.
제 11 조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행위, 즉 인간 복제 따위는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각국과 자격 있는 국제기구들은 이러한 행위를 식별해 내고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의 존중을 보증하는 적절한 수단을 취하기 위해 국가적·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할 것을 권고한다.
제 12 조
a) 인간 지놈에 관한 생물학, 유전학 및 의학에서의 진보로 인한 이득은 각 개인의 존엄성과 인권이 적절하게 고려되는 가운데 모두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b) 지식의 진보에 필수적인 연구의 자유는 사상의 자유의 일부이다. 생물학, 유전학, 의학 등에 있어서 인간 지놈에 관한 연구의 응용은 고통의 경감과 개인 및 인류 전체의 보건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D.과학적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조건
제 13 조
인간 지놈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정확성, 조심성, 지적 정직성, 완전성 등 연구 활동에 고유한 책임과 연구결과의 발표 및 이용에 대한 책임은 인간 지놈에 관한 연구의 윤리적·사회적 함축을 고려할 때 특별한 관심이 요청되는 주제이다. 공공 및 사적 과학정책 결정자들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특별한 책임이 요구된다.
제 14 조
각국은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을 기초로 인간 지놈 연구의 자유로운 수행을 보장하는 지적·물질적 여건을 조성하고 이러한 연구의 윤리적, 법적, 사회적, 경제적인 함축을 고려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 15 조
인권에 대한 존중, 기본적 자유, 인간 존엄성 및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해, 각국은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적절히 고려하여 인간 지놈 연구의 자유로운 수행을 위한 틀을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각국은 연구 결과가 비평화적인 목적에 사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 16 조
각국은 인간 지놈 연구와 그 응용에 따라 제기되는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를 평가하기 위하여 다양한 차원의 독립적, 학제적 및 다원적 윤리 위원회의 설치를 장려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 연대 및 국제 협력
제 17 조
각국은 유전적 특질에 따른 질병 또는 장애에 특별히 취약하거나 영향을 받는 개인, 가족, 인구 집단이 연대하는 것을 존중하고 촉진시켜야 한다. 각국은 그 중에서도 유전병 또는 유전적으로 영향받는 질병, 특히 세계 인구 중 다수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한 풍토병에 대한 규명,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연구를 촉진시켜야 한다.
제 18 조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적절하게 고려하여 각국은 인간 지놈과 인간 다양성 및 유전적 연구에 관한 과학적 지식의 국제적 보급을 계속적으로 촉진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 점에서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과학적·문화적 협조를 촉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 19 조
a) 발전도상국과의 국제적인 협조의 틀 내에서, 각국은 다음 사항들을 위한 조치를 장려해야 한다.
인간 지놈 연구의 위험과 이득을 평가해야 하고 남용을 예방해야 한다.
인간 생물학과 유전학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연구 수행능력은 각국의 특정한 문제들을 고려하여 발전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개발도상국들이 과학적·기술적 연구의 성과로부터 이득을 얻어 이를 경제적·사회적 진보를 위해 이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생물학, 유전학, 의학 분야에서 자유로운 과학적 지식 및 정보의 교환을 촉진해야 한다.
b) 관련 국제기구들은 위에 언급된 목적들을 위한 각국의 조치를 지원하고 촉진해야 한다.
F. 선언에서 제시한 원칙들의 촉진
제 20 조
각국은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 및 관련 수단을 통해서 적합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학제간 연구와 훈련, 그리고 모든 수준에서 특히, 과학정책 책임자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 21 조
각국은 생물학, 유전학, 의학 연구와 그 응용으로 제기될 수 있는 인간 존엄성 옹호와 관련되는 근본적인 주제들에 대한 사회와 모든 구성원들의 책임 인식의 고양에 기여하는 여타 다른 형태의 연구, 훈련 및 정보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각국은 이 주제에 관한 다양한 사회 문화적, 종교적 및 철학적인 견해의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는 개방된 국제적 토론을 촉진시켜야 한다.
G. 선언의 이행
제 22 조
각국은 본 선언에서 제시한 원칙들을 촉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모든 적절한 수단을 통해서 그 이행을 촉진해야 한다.
제 23 조
각국은 교육, 훈련 및 정보 보급을 통해 위에서 언급된 원칙들을 존중하고 그 원칙들의 인식과 효과적인 응용을 촉진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각국은 또한 독립적인 윤리 위원회들간의 교류와 연락망을 장려해 충분한 협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제 24 조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International Bioethics Committee;IBC)는 본 선언에서 제시한 원칙을 보급하고 앞으로 문제의 기술이 응용, 발전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점들을 조사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국제생명윤리위원회는 취약 집단과 같은 관련 당사자들이 적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생명윤리위원회는 유네스코 규정에 의거한 절차에 따라 총회에 권고 안을 작성하고 제출해야 하며, 배종 세포 조작처럼 인간 존엄성에 반할 수 있는 행위를 밝히는 것을 비롯하여 본 선언의 후속조치에 관해 조언해야 한다.
제 25 조
본 선언에서 제시된 원칙들을 포함해 본 선언의 어떤 부분도 어떠한 국가나 단체 또는 개인이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반하는 어떠한 활동에 관여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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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6 - 생명체의 설계도 DNA
여러분은 학교에서 DNA 라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설계도를 만들어주는 정보를 기지고 있는 것이다. DNA는 무엇일까? DNA란 Deoxyribo Nucleic Acid의 약자이다. 먼저 우리 몸은 세포라는 기본 단위가 모여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세포를 이루고, 또 세포 내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단백질이다. 또 이 단백질은 20개의 기본 아미노산이라는 물질들이 복잡한 모양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런데 각각의 아미노산들을 하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DNA죠. 결국 DNA에는 우리 몸을 이루기 위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즉 설계도라는 것이다.
그럼 이런 신비한 DNA에 대해 좀더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DNA의 구조를 살펴보면, DNA는 얇은 필라멘트로서, 세포 한 개당 약 1.5미터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우리 몸은 약 60-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모든 세포 속에 있는 DNA를 다 연결하면 지구에서 태양까지 여러 번 왕복할 수 있을 만큼 길죠. 그런데 이런 세포 한 개 속에 있는 DNA의 무게는 10조 분의 1㎎정도이다. 이것은 보통 사람이 30년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DNA를 1초에 1개씩 주워 담아도 겨우 1㎎밖에 못 줍는다고 하니 가히 얼마나 작은 무게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가? 그리고 각각의 DNA는 직경이 불과 5㎛(0.000005m)인 정도의 핵 안에 굉장히 정교하게 꼬여서 들어가 있는데, 4천만 배나 긴 1.5m를 넣을 수 있는 솜씨, 이것을 우연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또 이 DNA는 디옥시리보스(dioxyribose; rihose에서 2번 탄소에 산소가 하나 없는 상태)라는 탄소가 5개인 5탄당(Pentose)과 인산(Phosphate), 그리고 염기(Base)라고 불리는 질소화합물이 결합된 형태를 기본 단위로 하여 연결되어있는데, 이런 기본단위를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라고 한다. 염기에는 아데닌(A; Adenine), 구아닌(G; Guanine), 티민(T; Thymine), 사이토신(C; Cytosine)이 있으며 DNA를 이룰 때는 4개의 염기들이 각각 A와 T, G와C로 쌍을 이루어 구성되어있다. (참고로 DNA의 정보를 핵 밖으로 전달하는 mRNA와 DNA의 차이는 먼저 염기가 DNA에 있는 T 대신 우라실(U; Uracil)이 있으며, DNA에서 산소가 빠진 디옥시리보스 대신 산소가 있는 리보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두 개의 쌍을 이루는 가닥은 이중 나선(double helix)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DNA는 단백질과 결합하여 꼬이고 꼬여 핵 속에 저장되어 있는 형태를 염색체라고 한다. 그리고 이 DNA 중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 단백질로 표현되는 DNA 구간을 유전자라고 한다. 사람은 보통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염색체가 모든 생명체를 이루는 설계도이며 이 설계도의 표기는 A, C, G, T 4개의 염기의 약자로 나타내게 되어있다. 이 정보를 A, C, G, T라는 문자로 표현한다면 약 30억개의 Nucleotide를 가진 사람의 경우 A4 종이에 10포인트 크기로 나타낼 때 약 100만 쪽, 즉 1천 쪽 짜리 책 1천 권에 해당한다고 한다. 또한 생명체 중에 가장 단순한 종류인 바이러스 중 φX174라는 박테리오파지는 5,386개의 Nucleotide를 가지며 이 정보를 표현하면 A4 크기의 종이에 빽빽하게 표현된다. 또한 DNA의 모양, 즉 이중 나선구조는 DNA가 정보를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하다. 눈으로 보기에는 전체적인 모양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 같지만 염기인 A, C, G, T의 순서에 따라 분자의 모양이 미묘하게 다르며 이러한 미묘한 차이, 즉 분자 하나하나의 모양을 인식하고 다른 물질(분자, 단백질)들이 붙어 자기 일을 행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염기 하나만 이상이 있어도 때때로 치명적일 수 도 있는 것이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너무나 치밀하고 복잡한 기능들을 더 살펴보도록 하자.
DNA의 종족 번식 능력(DNA의 자기복제(Replication))
생명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능중의 하나는 종족 번식의 기능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장이다. 하나의 세포로 존재하는 생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나의 세포에서 계속 증식해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하나의 개체가 된다. 예를 들면 사람의 경우 60-10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유전물질의 정확한 자기 복제 기능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한 종이 계속 그 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자식이 사람 아닌 다른 종이 태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아버지가 자기와 다른 종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류 없는 DNA의 자기 복제를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이 원숭이나 다른 종으로부터 진화되었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진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DNA에 대해서는 믿지만 과거의 DNA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것 같다. 어째든 DNA의 정확한 자기 복제 기능을 좀더 살펴봅시다.
DNA의 자기복제는 반 보존적 복제입니다. 즉 이중 나서 구조가 풀리면서 두 가닥을 각각 기초로 하여 새로운 DNA가 만들어지는데 만들어 진 후 기초가 되었던 DNA가닥과 함께 분리되어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에 있던 DNA가 반쪽은 반드시 새로 생기는 DNA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DNA 나선효소(helicase)라는 것에 의해 꼬여있는 DNA 가닥이 풀립니다. 그리고 풀려있는 DNA가 다시 붙지 않도록 단백질이 각각의 DNA 가닥에 붙는다. 그리고 DNA 중합효소(Polymerase)에 의해 DNA가 만들어집니다. 이때 DNA 중합효소에는 3가지가 존재합니다. 각각의 기능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DNA 중합효소Ⅰ은 DNA 합성 처음에 주로 사용되며 빠르게 DNA를 합성 할 때는 DNA 중합효소Ⅲ가 사용된다. DNA 중합효소Ⅱ는 잘못된 것을 자르는 역할은 하지만 DNA를 합성하지는 못한다. 이처럼 DNA가 자기 복제 시에도 엄청나게 복잡한 효소들과 단백질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일은 DNA를 합성할 때는 규칙성이 있습니다. 즉 리보스의 5번째 탄소가 있는 것을 시작으로 하고 3번째 탄소에 있는 OH에 다음 뉴클레오타이드가 와서 붙어야만 한다. 그런데 DNA는 두 가닥이 존재하고 풀어지는 것은 한 방향으로 풀어지기 때문에 한 가닥은 앞으로 계속가면서 새로운 DNA를 합성하면 되지만 반대 가닥은 정상적인 방향으로 합성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편 가닥이 한번 겹쳐지면서 같은 방향으로 합성하게된다. 그러기 위해 다른 물질들(단백질)이 이것을 돕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완벽한 상호보완적 시스템인 것이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자기 수정 기능이다.
DNA를 합성하다보면 종종 잘못된 뉴클레오타이드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럴 때 다음 뉴클레오타이드가 오기 전에 잘못된 뉴클레오타이드를 절단시키고 알맞는 뉴클레오타이드를 갖다주는 기능을 DNA 중합효소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정확히 복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또한 복제할 때뿐이 아니다. 자외선이나, 기타 환경에 의해 DNA가 잘못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가지 자기 수정과정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자외선에 의해 염기가 바뀐다거나 손상을 입었을 경우 RecA라는 물질이 활성화되어 LexA라는 물질을 방해해 LexA라는 물질이 SOS 유전자들의 발현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면 SOS 유전자들이 단백질로 발현이 되어 손상된 DNA 부분을 복구한다. 그러면 잘못된 DNA 부분이 없기 때문에 RecA라는 물질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러면 LexA 라는 물질이 SOS 유전자에 붙어 SOS 유전자의 발현이 안되도록 한다. 이렇듯이 DNA의 일부가 잘못되었을 경우 RecA와 같은 여러 물질(단백질)들에 의해 여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수정된다. 이런 것을 repair system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색체 이상에 의해 돌연변이가 아주 드물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돌연변이의 대부분은 생명체 자신에게 해로운 것이며, 나머지 중에도 이로운 것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처럼 완벽하고 철저한 시스템이 과연 우연히 만들어 졌을까?
DNA의 정보 표현 방법(DNA 전사와 번역)
DNA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정보의 저장고이다. 그러면 어떻게 자기 정보를 핵 밖으로 보내어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을까? 단백질 합성을 위해서 DNA의 정보는 먼저 mRNA(전령 RNA)라는 전사 물질의 형태로 핵 밖으로 전달된다. 이 mRNA는 DNA를 원본으로 하여 Polymerase(RNA 중합효소)라는 효소와 복사를 도와주는 여러 물질(단백질인자)들에 의해 복사된다. 이런 전사과정을 전사(Transcription)이라고 한다.
전사 과정을 위해서는 복사 하고자 하는 위치의 시작과 끝을 알아야 하는데 이것들도 DNA 상의 코드에 의해 정해져 있으며, 이것을 여러 물질들이 정확히 알고 Polymerase를 그곳으로 붙여준다. 그리고 이렇게 복사된 mRNA는 유전자(단백질로 합성될수 있는 DNA)만을 만들기 위해 필요 없는 코드를 제거하고 필요한 코드만을 남기고 이것을 핵 밖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핵 밖으로 나온 mRNA에는 DNA에서 받은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핵 밖으로 나온 mRNA에는 리보좀이 붙어 단백질을 합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한다. 이 때 mRNA의 수명은 수분밖에 안되기 때문에 원하는 단백질의 양을 만들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많은 리보좀이 붙을 뿐 아니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단백질을 합성한다. 예를 들어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단백질을 불과 5초만에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단백질 생산 과정인 mRNA의 번역 과정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하나의 아미노산을 인식하는 코드는 3개의 코드(nucleotied)이다. 이것을 하나의 '코돈'이라고 한다. 먼저 리보좀은 mRNA를 인식하고 와서 붙게 된다. 그리고 옆으로 이동하다가 시작을 알리는 코돈(AUG)에 오면 tRNA가 아미노산을 가지고 리보좀으로 온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3개의 코드를 인식해 각각에 맞는 아미노산을 tRNA가 가지고 오며, 리보좀은 이렇게 온 두 개의 아미노산을 붙여준다. 아미노산을 가져온 tRNA는 다시 다른 아미노산을 가지러 나간다. 그러다가 멈춤 코돈(UAG)에 오면 리보좀은 mRNA를 떠나 더 이상 아미노산을 붙여주지 않는다.
생물체를 이루는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DNA에 있는 정보가 그대로 mRNA로 옮겨지고 이 정보에 따라 20개의 아미노산 중에 알맞은 아미노산이 순서대로 연결되어 긴 아미노산 사슬(polypeptide : 단백질의 모체)이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사용되는 물질은 약 3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여러 효소(단백질)들에 의해 각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단백질로 접히고 치장되어 완성품이 된다.
우리 인간의 염색체에는 약 30억개의 염기쌍이 배열되어 있고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복잡하고 치밀하게 완성되는 단백질의 정보인 유전자가 10만개정도 있다고 한다. 가장 단순한 생명체가 되기 위해서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 시스템(DNA가 단백질이 되는 과정)이 존재하며, 이 시스템에는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복잡하면서도 상호 완벽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하는 물질이 수 백개 (아니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많은 것들까지 한다면 훨씬 더 될 것이라 생각된다)가 필요하다. 이런 뚜렷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우연에 의해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한 위치에서 이처럼 복잡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우연을 믿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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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4 - 인간 지놈프로젝트의 전망과 기대효과
2000년 6월 26일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인간지놈프로젝트(HGP)의 초안이 발표된 이후 세계 각국의 생물연구산업은 HGP 연구결과를 이용한 향후 연구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HGP와 셀러라사는 인간 유전체 정보의 인류공동 자산화 원칙을 선언하며 연구프로젝트 결과를 무료로 공개하기로 공포했다. 이로 인해 유전자 관련 연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향후 두 가지 정도의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될 거이다. 하나는 염기서열이 확정된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기능 유전체학'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인간, 인종간, 환자와의 지놈 정보 비교를 통해 생체기능 차이의 원인을 규명하는 '비교 유전체학'이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질병원인을 규명하며, 새로운 진단방법을 개발하고, 신약을 개발. 또한 최적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치료 유전자 확보 등 다양한 형태의 의학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흔히들 통용되는 말이 포스트 지놈시대(POST GENOME ERA)이다. 이 말은 한마디로 HGP 이 후를 말하는 것으로 각 생물체의 지놈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DNA 정보를 이용한 단백질에 대한 연구를 의미한다. 여기서는 HGP 이 후 여러 가지 응용 가능한 산업 분야와 가장 크게 이슈화될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하여 발췌해 정리해 보았다.
< 지놈 해독 이후 응용 가능한 산업 >
1. 에너지
생물이 갖고 있는 생체 분자의 생합성 능력은 석유 산업의 화학합성 보다 훨씬 정교하고 다양하다. 생물의 지놈 정보는 생합성 기구에 해당하는 각종 효소를 유전학적으로 손쉽게 제조함으로서 산업 기술에 바로 활용하게 해준다. 이는 기존 석유 산업의 화학 제품을 전부 대체하고 새롭고 차원 높은 신규 생물 산업 소재를 창출할 것이다.
◎ 고열과 고압에서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효소를 생산하여 석유 산업의 대체
기술개발을 위한 극한 내열성 미생물의 연구
◎ 보다 많은 산소를 방출하는 식물
◎ 식물성 기름을 이용한 에너지
2. 환경
생물 산업은 환경 정화의 근본 대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생물산업 공정은 석유화학
공정과 달리 공해 부산물이 거의 생기지 않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서 환경 오염을 근원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환경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 폐유, 플라스틱, 합성 세제 같은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
◎ 보다 많은 CO2 를 흡수하고 O2 방출하는 식물
☆ Bioreactor에 의한 에탄올 생산 광합성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생물체에 저장된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을 바이오 에너지라 한다. 바이오 에너지는 태양, 풍력, 핵융합 등과 함께 대체 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다.
3. 멸종 생물의 복원
지놈 연구는 생물의 자연환경 적응 능력을 증대시킬 것이다. 이는 멸종 생물의 보존이나 먹이사슬의 고리를 이어 줄 수 있다.
◎ 멸종 위기의 생물 증식
◎ 멸종된 생물의 복원
4. 식량 문제
인류의 숙원 중 하나인 식량 문제야 말로 시급한 문제인데 지놈 분석으로 해결되리라 생각되는 가장 기대되는 분야이다.
◎ 비타민 A와 Fe을 강화한 벼 ( 벼에는 이들이 거의 없다.)
◎ 아미노산을 3~4배 강화한 고구마 (아프리카 인의 주식량이다.)
◎ 혈압 강하 물질을 함유한 토마토
◎ 지방산을 강화한 들께
◎ 락토페린을 함유한 젖을 생산하는 젖소
5. 의약품 생산
Genome 해독의 완성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디지탈 정보가 0 과 1의 조합인데 비하여 인간의 유전정보는 A (아데닌),T (티민), C (시토신), G (구아닌) 등 4개의 염기 조합으로 되어있다. 이 30억 쌍의 염기 순서가 밝혀지면 이 정보를 이용해 약 10만 개의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통해 질병의 원인 규명과 새로운 진단 방법과 신약 개발이 이어질 것이다. 또 다른 한 축은 인종별 또는 나이 차이에서 오는 유전자의 차이를 밝혀냄으로써 사람에 따라 약의 처방을 달리하는 맞춤 의약이 가능해 진다.
6. 생체 모방 제품의 생산
두뇌 작용과 생체 감각 장치, 식물의 광합성, 동물의 운동 기관 등 현대 과학이 모방하기 힘든 것인데, 유전 정보가 밝혀지면 이들을 인공적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 2의 산업 혁명이 도래할 것이다.
◎ 두뇌작용의 이해---반도체 수준 컴퓨터에서 분자 세포 수준의 새로운 차원의
컴퓨터 출현[ 생물학적 분자소자는 단위 면적 당 많은 소자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3차원 구성이 용이해 전자 소자에 비해 1백만 배 이상의 집적도를 가질
수 있다.]
◎ 감각기 (눈, 코, 귀, 혀, 피부감각) --- 바이오 센서
◎ 식물의 광합성 ---- 대기 중의 CO2감소, 공장에서 식량 생산
◎ 동물의 운동기관 --- 근육의 수축 원리를 이용한 공해 없는 동력 장치
7. 유전자 치료
유전자 지도를 통해서 알아낸, 질병을 일으키는 결함 유전자를 세포에서 제거하고 대신 수정 유전자를 주입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이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모두 찾아냄으로써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 요법은 유전 질환, 신경-근육 질환, 심 혈관 질환은 물론이고 암과 에이즈를 치료하는 데도 응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전망 >
중앙일보 2000/6/27
지놈 해석 발표는 관련 산업의 향방과 투자, 그리고 특허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인간 유전정보인 지놈에 대한 대강의 분석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의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생명공학에 바탕을 둔 의학적 치료제가 전체 제약산업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980년대 후반 0.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6~7%로 성장했다고 미국의약품연구 및 제조자협회(PhRMA)의 길리언 울렛 생물학 및 생명공학 담당 부회장은 설명했다.
휴먼지놈사이언시스사의 윌리엄 해즐타인 사장은 '생명공학이 향후 10년간 제약산업을 완전히 주도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에서 생명공학에 기반을 두고 개발이 진행 중인 치료제는 지난 99년 81개 약품에서 올해는 3백69개 약품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65개 약품이 시판 중이다.
◎ 지놈 해석 완료로 앞으로 생명공학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제약업단체의 한 대변인은 '생명공학 관련 신약의 연구개발에 올해 20억달러가 투자될 예정' 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나스닥의 생명공학 관련 주가는 지난해 12월 초까지는 조심스런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지놈 분석에 관한 일련의 발표에 힘입어 지난 3월에는 1백40% 이상 폭등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40% 가량 하락한 바 있어 지놈 발표의 주가영향은 아직 미지수.
◎ 유전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공동 발표자인 셀레라는 물론 인사이트 지노믹스, 휴먼지놈사이언시스 등 많은 미국 바이오업체들이 이미 수만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유럽기업들도 또다른 수천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미국 특허상표국(USPTO)의 브리지드 퀸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1천개의 인간 유전자 등 약 2만개의 유전자가 특허를 받았다.
◎ 셀레라와 HGP는 26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인간 유전자 지도의 개략적 초안 완성을 공동 발표했지만 이 화해가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른다는 것이 관련 학계, 업계의 평이다.
HGP는 공공자금을 투입, 연구결과를 무료로 공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지만 셀레라는 연구결과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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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3 - 지놈 프로젝트 배경
모든 생물들은 종의 특징적인 형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형질은 다음 세대로 물려주고, 이어받는다. 이러한 현상을 유전(inheritance)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형질은 유전자(gene)가 생식세포나 미생물의 분열세포를 통하여 후손에 전달됨으로서 이어받게 되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유전자의 전달현상을 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자란 어떤 생물 종의 형질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물질의 단위이다.
유전 물질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BC 400년경 의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사람의 대머리, 눈색 등 특정의 형질에 대한 유전을 인정하였고 독일의 Kolreuter(1761), 영국의 Knight(1773)와 Goss(1822)등은 담배와 완두로 교배실험을 했으며, Darwin(1859)도 유전 단위는 생식세포를 통하여 후세로 전달됨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그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생물의 형질 유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를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유전적 원리를 학문적으로 체계화시킨 사람은 1866년 오스트리아 과학자이자 성직자인 멘델(Mendel)이다. 멘델은 완두콩의 교배실험을 통해 완두콩의 색깔과 주름의 유전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아무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후 1900년대 들어와 네델란드의 De Vries, 독일의 Correns, 오스트레일리아의 Tschermark 이들 각각의 실험을 통해 멘델의 실험이 재평가되었다. 유전물질에 대해서는 1909년 Johannsen에 의해 gene(유전자)이라고 칭하여졌다. 그리고 1944년 오스왈드 에이버리(Oswald Avery)가 DNA가 유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후 박테리오파아지가 대장균에서 증식하는 실험을 통해서 DNA가 유전 물질임을 Hershcy와 Chase가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에 대하여 연구해오던 중 1953년 미국의 Watson과 영국의 Crick에 의해 유전물질 DNA의 3차 구조를 밝혀 분자생물학의 새장을 열었다. 이때부터 DNA에 대한 연구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1954년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드릭 생어는 최초로 인슐린의 아미노산 배열을 완전하게 분석하여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958년 미국의 생화학자 아서콘버그와 스페인 출신의 세베로 오초아가 박테리아로부터 DNA를 복제하는 효소를 찾아냈고, 1960년대 중반 마셜 니런버그, 로버트 홀리, 고빈드 코라나 등은 DNA의 유전정보를 이용해 아미노산이 어떻게 단백질로 합성되는지를 밝혀 유전 연구에 발차를 가했다. 그리고 1960년대 말 스위스의 분자생물학자 베르너 아르버, 미국의 대니얼 네이선스, 해밀턴스미스 등은 DNA 안에 어떤 유전자가 들어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유전자 가위를 발견했다. 제한효소라고 불리는 유전자 가위는 DNA 분자를 정확한 위치에서 잘라줄 뿐 아니라 특정한 유전자를 찾아 다른 유전자들과 분리시켜주기도 한다. 이러한 제한효소의 발견으로 DNA 연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후 1973년 스탠리 코언은 두 가지 박테리아의 DNA를 붙이는데 성공해 클로닝을 가능케 했다.
1978년 월터 길버트와 폴 버그는 처음으로 ψ174 바이러스 DNA 안에 있는 5천3백86개의 염기를 완전하게 배열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전학자들은 인간 유전자지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3쌍의 염색체 안에 어떤 유전자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폴 버그는 "모든 인간의 질병은 유전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비록 과장된 말이지만 유전학자들은 많은 병이 유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유전병을 해결하려면 인간 유전자지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1년 과학자들은 약 10만개의 인간 유전자 중 5백79개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1983년 원하는 DNA를 대량으로 증폭할 수 있는 PCR 기법이 개발되면서 더욱더 인간 유전자지도 완성을 현실화 할 수 있었다.
1985년 캘리포니아대의 로버트 신세이머 교수가 처음으로 인간지놈을 해석해보자는 회의를 소집했다. 즉 30억개의 염기쌍을 배열하고, 10만개에 이르는 유전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인간의 모든 유전 정보를 담고있는 지놈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1988년 미국 에너지부와 미 국립보건원에서 논의가 시작되었고 1989년 미 국립인체지놈연구소(NHGRI)가 노벨 수상자인 Watson을 초대 소장으로 발족하였다. 그 후 1993년부터 현 소장인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가 인간지놈프로젝트를 주도해 나갔다.
1990년 다국적 인체 지놈사업컨소시엄(HUGO)을 구성해 미국 외에 현재 18개국 3백50여개의 연구소가 참여한 가운데 30억달러의 막대한 돈을 투자해 2005년까지 인간 유전자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취지로 인간지놈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간지놈은 잘못 사용하면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1991년 지놈 관련 예산의 5%를 윤리와 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였으며, 1997년 11월 11일에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 29차 총회에서 "인간지놈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선언"을 186개 회원국 전원의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이 선언문에는 유전 연구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1998년 5월 분자생물학계의 권위자인 크레이그 벤터 박사가 셀레라 제노믹스라는 벤처기업을 설립, 미국의 재정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2000년까지 독자적으로 인간지놈프로젝트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미 정부 지놈프로젝트의 일원이던 벤터 박사는 자신의 분석방식이 거부되자 독자적으로 셀레라 지노믹스를 설립했다. 이로 인해 인간지놈프로젝트의 경쟁은 가속화되었다.
지놈의 관심은 인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1995년 최초의 생물체로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세균의 지놈분석이 완료되었고, 1998년 최초로 다세포생물인 선충(C. elegance)의 지놈이 완전해독 되었다. 2000년 3월 초파리가 셀라라 지노믹스에 의해 완전해독 되었다.
한편 인간의 지놈은 1999년 22번 염색체가 인간의 46개의 염색체 중 가장먼저 해독되었으며 2000년 3월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 블레어 총리는 인간지놈분석 결과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4월 뒤늦게 참여한 중국에서 3번 염색체를 해독했으며, 5월 21번 염색체를 해독했다. 그리고 2000년 6월26일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인간 유전정보인 지놈의 분석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여온 인간지놈프로젝트(HGP)와 셀레라 지노믹스사(社)는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작업의 대강을 완료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산물인 인간 지놈 초안이 완성되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의 5개국 공공자금으로 운영되는 인간지놈프로젝트의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와 미국의 민간기업인 셀레라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각자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또한 영국 유전자 연구소, 독일 인간지놈프로젝트, 일본 인체화학연구소, 프랑스 연구부, 중국과학원 유전자 연구소 등 인간지놈프로젝트에 참가한 전세계 공공연구기관들도 이날 일제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간 유전정보 해독작업을 거의 완료해 지놈의 97%를 규명했으며 85%를 완벽하게 조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세계의 언론은 섣부른 낙관과 함께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쾌거를 보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연구는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 부각되는 포스트지놈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해독된 염기서열을 토대로 약 10만개의 유전자 하나하나에 대한 기능과 역할에 대한 연구가 진정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20년의 세월을 언급하지만 더 앞당겨질지, 늦어질지는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873
참고 :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2 - 지놈프로젝트 개괄
1. 지놈이란 무엇인가?
지놈(Genome)이란 한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유전정보의 집합체 또는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전체 DNA를 의미한다. 지놈이란 용어는 유전자를 의미하는 'gene' 과 염색체를 의미하는 'chromosome'의 합성어이다. 일반적으로 '유전체' 라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는 1920년 미국의 윈클러가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후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생물의 유전물질인 DNA의 이중 나선구조를 밝혀내면서 DNA가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의 몸에는 23쌍 즉, 46개의 염색체가 있으며 이곳에 유전정보가 있다. DNA내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이렇게 4개의 염기가 있으며 이들의 서열이 유전 정보를 나타낸다. 이들은 이중 나선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유전자는 약 10만개, 염기는 30억 쌍으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유전병을 비롯한 여러 병들이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함을 알게되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DNA의 서열을 밝혀내고 그 서열의 의미를 규명하려고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하기 시작했다. 지놈 프로젝트는 그와 같은 노력이 한데로 모인 프로젝트이다. 현재까지 그 기능이 밝혀진 유전자는 2%에 불과하며, 추후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기능들이 밝혀질 것이다.
2. 지놈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인간의 유전자는 약 10만개, 염기는 30억 쌍으로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염기의 서열에 이상이 생기면 즉 유전 변이가 일어나면 인체에 병이 생기게 됨이 밝혀짐에 따라, 이 염기 서열의 순서를 밝히는 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지놈프로젝트는 이 염기서열의 순서를 밝혀내는 프로젝트로 인간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지도화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안하여 1990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었으며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와 일본 등이 참가하면서 HUGO 라는 국제 학술 회의가 성립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공동연구가 진행되었다. 현재 18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이탈리아, 네덜란드, 러시아, 스웨덴, 덴마크, 캐나다, 중국, 일본, 브라질, 멕시코 등) 350여개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초기에는 염기 서열 당 1달러, 총 30억 달러 규모로 계획을 세우고 2005년에 완료를 목표로 했으나, 벤처기업들이 나타나면서 그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폴로 계획 이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자한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재 말하고 있는 지놈 프로젝트는 인간 지놈 프로젝트를 말하는 것이며 이외에도 37종의 미생물에 대한 지놈프로젝트가 완료 된 상황이다. 예를 들어 1995년에는 H. influenza 라는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지놈프로젝트가 완료되었다.
표 1. 염색체별 질병 유전자
염색체번호
질병 유전자
염색체
번호
질병 유전자
1
전립선암, 녹내장, 치매
13
유방암, 망막모 세포증
2
파킨슨병, 대장암
14
치매
3
폐암
15
마판증후군
4
헌팅턴병
16
크론씨병
5
탈모증, 여드름
17
유방암
6
당뇨병, 간질
18
췌장암
7
비만
19
동맥경화증
8
조로증
20
면역결핍증
9
백혈병, 피부암
21
근위축증, 다운증후군, 간질, 치매, 백혈병
10
망막위축증
22
백혈병
11
심장마비
X
색맹, 근이영양증
12
페닐케톤뇨증
Y
불임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얻게된 자료들은 다양한 유전병과 불치의 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염색체별 질병에 대한 것을 표 1에 표시해 두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단지 염기 서열의 순서를 밝혀내서 지도화 시키는 것 일뿐 이후 서열의 의미와 기능을 알아내는 작업도 많은 인력과 예산 및 시간을 요구하는 거대한 작업일 것이다. 인간 지놈 프로젝트 이후에 쥐나 회충, 벼 등 다른 생물체에 대한 지놈 프로젝트도 계획되어서 진행이 되는 중이다.
3. 포스트 지놈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포스트 지놈 프로젝트란 지놈 프로젝트 이후의 프로젝트를 일반적으로 의미한다.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염기 서열의 순서를 알아내고 지도화 시킬 수 있다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각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생명공학 기업들은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정리된 자료를 가지고 유전자 기능을 밝히려고 한다. 아마도 이런 결과들은 질병 치료와 약품 개발로 이어질 것이며, 미래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 대한 지놈 프로젝트도 이미 이루어지고 있고, 분석이 끝난 프로젝트도 상당수 있으며 다양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주목할 프로젝트 중의 하나는 프로테움 프로젝트이다. 프로테옴(Proteome)이란 용어는 Protein(단백질)과 Ome(전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1995년 마크 윌킨스가 처음 사용했으며, 한 세포나 조직, 기관에 있는 단백질 전체를 의미한다. 이 프로젝트는 외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이 어떻게 동작하며 상호작용 하는 가에 관심을 갖는다. 이와 같은 연구는 우리에게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또는 합성된 단백질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질병의 원인이나 예방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 등을 알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다. 즉, 인간의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프로테옴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세포에서 수많은 단백질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밝히는 일이기 때문에 지놈 프로젝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다.
4. 지놈 분석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나?
두가지 지놈 분석 방법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의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다음과 같다. DNA 전체를 원하는 길이 만큼 자른 후에, 이것을 순서대로 늘어놓아서 염색체 지도를 만든 다음, 각 부분을 분석하면서 순서대로 서열을 읽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체 DNA를 10-12배 이상 준비한 후에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중에 전체를 연결하기 위해 중복되는 부분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DNA를 원하는 데로 무작위로 자른 다음 모든 서열을 무조건 읽어서 슈퍼컴퓨터에 그 자료를 모두 넣으면 컴퓨터에 의해 각각의 조각들이 맞춰지고 서열이 연결이 되는 방법이다. 전자는 미국 주도의 국가 연합의 지놈 프로젝트에서 시도한 방법이고, 후자는 셀레라 라는 미국 벤처회사에서 시도한 방법이다.
염색체 지도
대장균은 복제하기 편하며 DNA를 다루기 용이하기 때문에 분석에 자주 사용된다. 염색체 지도는 인간의 DNA의 일부분을 대장균의 염색체에 넣은 다음에 각 대장균들이 인간의 어느 DNA 조각들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DNA를 가진 대장균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 염색체 지도다. 이것에서 DNA를 꺼내어 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는 위치와 특정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5. 지놈 프로젝트의 현재 진행상황과 문제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염기 서열의 순서를 모두 알아낸다고 해도 인간지놈에는 약 10만의 유전자가 코딩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고, 특정 단백질을 구성하는 지를 알아내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한마디로 지놈 프로젝트의 자료는 가장 기본적인 기초 자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또한 계획보다 빠르게 모든 분석이 끝났지만 완벽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인체의 단백질은 10만개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는 인간의 DNA 전체 중에서 약 3%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나머지 부분도 다른 역할을 하는데 현재 과학을 통해서는 밝혀내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단백질에 대한 유전자 구조가 밝혀진 것은 만개 정도이고 이를 제외한 약 9만개 정도의 단백질을 더 분석해야만 한다. 최근 생명공학 회사들은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특허신청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이 작업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그러나 유전자 지도의 완성과 함께 단백질의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각종 난치병들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될 것을 우리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놈 프로젝트의 결과가 미칠 영향들에 대한 긍정적인 면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다루어 왔다면 지금부터는 우려되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첫째로는 유전자 차별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유전자에 대해 알게되면서 각 사람의 유전자가 평가받게 되고 이것이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특정한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회사에 취직시험에서 결격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잠재적인 위험성 때문에 탈락될 수도 있다. 또 우성과 열성 유전자를 구별하여 사람 자체를 구분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것은 보험회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보험 가입자들에게 유전정보를 요구하고, 이를 기초로 보험료를 책정할 것이며 실제 미국의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일을 계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유전자를 보지 말하는 법은 없다.
두 번째로 우려되는 것은 유전자에 대한 정보가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미 태어난 인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은 지극히 긍정적인 일이지만, 일부 기술은 새로 태어날 아기들을 유성 유전자만 가지도록 조작함으로써 추후 인간 차별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계급사회가 등장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유전자에 대한 특허가 이루어지면서 일부 선진국에만 이로운 상황이 전개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 연구에 늦게 참여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앞으로 여러 연구를 실행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을 일부 선진국에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놈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있다. 이후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사람들의 윤리적. 법적, 정치적, 도덕적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유익한 과학적 결과들이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은 우리의 준비 여하에 달려있다.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872
참고 :
인간 복제 (Human Cloning)
by John D. Morris, Ph.D.
ICR 에서 봉사하는 친구들이 프랑스의 클로네이드(Clon-aide)가 인간복제에 성공하였다는 최근의 주장에 관해서 내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신문광고와 텔레비전 대담프로그램을 통하여 클로네이드가 들고 나온 주장이 한 둘이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 그 주장의 진실여부를 밝힐 수 있는 정보는 별로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Back to Genesis' 관점에서 몇 가지 우리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클로네이드가 '성공하였다'는 그들의 주장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생명체 복제 실험실들은 포유동물의 복제기술을 완성하는 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중 몇 곳에서는 아마도 인간복제 실험도 하고 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클로네이드가 그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저들의 Website에 의하면, 클로네이드는 사실상 일종의 종교단체이다. 그들은 엘로힘(Elohim)이라고 불리는 어떤 외계인종이 DNA와 유전인자 공학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지구상에 한 생명체를 창조하였다고 주장한다. … [그리고] 예수는 선진 생명복제 기술을 사용하여 부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 이교집단은 자칭 무신론자인 라엘(Rael)이 창시하였다. 그는 '생명복제는 인간을 영생에 도달하게 할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 몇 달 내에 몇 가지 추가적인 인간복제 사례들을 발표하겠노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들고 나온 사안 자체가 그 이교집단을 선전하기 위한 일종의 조작된 곡예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간단히 말해서 인간복제는 한 여자로부터 무수정난자의 세포를 얻어서, 생명에 필수불가결한 염색체의 반을 포함하고 있는 그 세포의 핵을 제거한다. 그런 다음, 세포제공자의 세포로부터 한 벌의 완전한 염색체를 내포하고 있는 세포핵을 들어내어(남녀노소 불문) 그것을 방금 세포핵이 제거된 난자 세포 속에 삽입한다. 이렇게 결합된 난자를 모태의 자궁벽에 착상시킨다. 그 염색체/DNA는 난자가 배아, 태자, 영아로의 성장을 감독한다. 이때 DNA는 DNA 본래의 역할을 할뿐이다. 이렇게 생산된 아기는 세포핵제공자의 정확한 복제판이 된다. 아기는 난자제공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리고 또 자궁을 빌려준 여자와도 상관이 없다.
그 이교집단이 내놓은 주장이 심사숙고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별개 문제로 하고, 인간복제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가 잠재하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의 뚜껑을 여는 효과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나라는 그와 같은 노력에 규제를 가하여야만 할 것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그 일은 허락하는 선을 넘어서 더 많은 인공수정 태아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런데 포유동물의 경우 인공 수정된 후손은 심각한 정신적 또는 육체적 결함을 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을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인간에게 그런 일을 허락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창조론적 시각으로 조망하면, 인간복제 기도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손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하나님 행세를 하려'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인공수정 실험, 우생학, 안락사, 임신중절, 그리고 유아살해와 같은 유사노력들도 모두 같은 범주에 속한다.
내가 이 문제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대목은 고삐 풀린 미디어의 보도태도다. 우리는 깊이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클로네이드는 아직도 인간복제 성공의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실험실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람들은 생명복제 사회에서 이름조차 알려진바 없다. 그들의 주장이 사기인지 아닌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도대체 사회의 부정을 폭로하는 저널리즘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그들의 이야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지금, 신문기자들은 사기꾼에게 대가없는 광고를 계속해서 제공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라엘의 이교집단이 반기독교적이고, 매우 진화론적이고 (일종의 괴상한 형태의), 그리고 거침없이 방탕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럼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그들을 보도하는 태도는 저들의 행동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진화론적 테마를 다루는 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비일비재하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어쩌면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TV 시청률과 신문판매고를 높일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수많은 사업들과 새로운 발견들이 정당하게 뉴스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편견이 개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번역 - 미디어위원회
주소 - https://www.icr.org/article/human-cloning/
출처 - ICR, 2003. 3. 1.
지놈프로젝트에 대하여 1 - 인간 지놈 프로젝트
며칠전 조물주가 창조한 생물 중 가장 위대한 인간의 유전자 설계도 모습이 밝혀졌다. 즉 30억쌍의 인간의 유전체(genome: 지놈)의 염기서열의 순서가 지상에 공개된 것이다. 이 시점까지 오기까지는 인간지놈사업(Human Genome Project)이 큰 역할을 하였다. 인간지놈사업은 미국의 주도아래 1990년에 시작하여 15년 계획으로 30억불을 투자하여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의 순서를 알고자하여 여러나라가 참여한 초거대 생명과학사업이다. 이러한 규모는 레이건 대통령이 미국을 공격하는 소련 미사일을 우주로부터 파괴하려는 스타프로젝트 보다 큰 사업이었다. 이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초창기에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신기술이 개발되어 염기서열 결정 완료를 예정보다 2년 앞당긴 2003년으로 수정 발표하였다. 그러나 3년 전에 벤터 박사가 주도하여 세운 셀레라제노믹스 회사가 올해 안으로 인간 게놈 염기서열 규명을 완료하겠다는 발표에 자극 받아, 지금까지 인간게놈사업을 주도한 미 국립 인간게놈연구소(NHGRI)의 소장인 콜린스박사와 공동으로 염기서열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와 같이 다국적 국가와 일개 민간회사간의 경쟁은 자존심 싸움에 앞서 지적소유권의 행사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인간지놈 염기서열이 공개된 2000년은 유전체혁명이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혁명은 인류와 사회에 많은 변화를 유도할 것이다. 태아의 유전자 검색을 통해 유전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예측의학의 시대가 될 것이며, 아울러 항생제 등으로 대표되는 집단적 치료법이 지금까지의 의학이었다면 유전체 시대에서는 개개인의 유전자 차이에 따라서 처방약이 달라질 수 있는 개인별의학이 발달할 것이다. 유전자들의 총합이 유전체(지놈, genome 독일어로는 게놈이라고 불리움)이고 이제는 DNA 칩 등을 사용하여 개개의 유전자연구가 아닌 다량의 유전자들의 유기적인 변화를 관찰하는 총합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한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인간유전자 조작의 기술향상으로 인하여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될 것이다.
인간의 지놈 사업이 신에 대한 도전이라는 견해에 대해 창조과학회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고 여겨진다. 창조주가 만들에 놓은 피조물을 자연과학에 의해 그 염기서열을 밝히는 것이 왜 신에 대한 도전이란 말인가? 인간 지놈 사업은 생명과학의 영역이고, 이를 통하여 인류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을 하는 입장일 것이다. 아마도 인간들 사이에는 0.1% 정도가 염기 서열이 틀리다고 알려져 있으며, 다른 종과의 염기서열을 계속 분석함으로써, 종간의 염기서열의 차이가 정확히 밝혀 질 것이다. 아마도 인간을 비롯한 여러 종의 생명체의 염기서열이 정확히 밝혀질수록, 그간 단편적으로 연구해 왔던 염기 서열과 이를 근거로 한 진화계열의 연구가 과연 얼마나 정확한지도 아울러 명백해 질 것이며 과연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진 생명체가 우연의 산물인지 필연의 산물인지도 아울러 밝혀지기를 기대해 본다.
링크 - http://www.kacr.or.kr/databank/document/data/culture/c1/c12/c12o4/index.htm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100
참고 :
인간 게놈의 창조자와 해독자
I. 서론
21세기는 생명과학과 정보통신의 시대라고 한다.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새로운 발견은 과학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97년 2월 영국 로스린 연구소의 케이스 캠벨, 이안 월마트 등은 역사상 처음으로 포유류인 양의 복제를 성공했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인간 복제 문제, 장기 이식을 위한 배아 복제 실험 문제 등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실험과 연구들이 진행되거나,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0년 6월 26일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인간지놈 프로젝트의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와 민간연구기업인 셀레라제노믹스 회사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나란히 서서 역사적인 인간 게놈 해독이 완성되었음을 발표하였다 (실제로는 100% 분석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이에 각 매스컴은 인간의 무병 장수 시대가 열린 것처럼 대서특필하였다. 이제 생명과학 기술은 인류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이에 관련된 벤처 기업, 특허 등을 통해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연 인간 게놈 해독 완료가 인간의 질병을 모두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그런 길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가능성이 있는 발견일 뿐이다. 인간게놈을 모두 해독했다는 것은 인간 유전자(DNA)의 모든 염기 순서를 다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기본 물질을 DNA라고 부르며, DNA는 이중 나선 구조로 되어있고, 유전정보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염기라는 것으로 4가지 성분으로 되어있다. Adenine(A), Guanine(G), Cytosine(C), Thymine(T)등의 유전자의 4개의 염기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의 +, - 두 개의 부호로 비교할 수 있다. 컴퓨터는 이 +, - 두 개의 부호를 가지고 모든 말을 만든다. 8비트 컴퓨터란 +, - 부호를 8번 사용하여 컴퓨터 언어를 만드는 것이고, 16비트 컴퓨터란 +, - 부호를 16번 사용하여 더 복잡한 말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전자도 마찬가지로 A, G, C, T 네 개의 부호를 가지고 말을 만드는 것, 다시 말해 단백질 등이 합성될 수 있도록 정보를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게놈(Genome)이라는 것은 한 세포에 있는 모든 DNA를 말하는 것이다. 보통의 광학 현미경에서 세포에 있는 유전자를 관찰하면 X, Y 두 개의 성 염색체를 포함하여 24쌍의 염색체(Chromosome)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가 분열하면서 모든 유전정보가 그대로 전달된다. 사람의 몸에 있는 모든 세포의 유전정보는 동일하며, 각 세포는 전체 유전 정보 중에 자신이 필요한 것만을 사용하고 있다. 각 세포는 계속 분열을 하면서, 동시에 각 세포가 해야할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해가고 있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DNA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여 사람의 유전자가 30억쌍의 염기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게놈 해독을 완료했다는 것은 4개의 염기가 어떤 순서대로 30억개를 이루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염기 순서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 그 염기들이 모여서 어떤 말을 만들고 있는지는 아직 다 모르는 상태이다. 게놈 해독 완료이전에도 유전자의 일부에 대하여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30억쌍에 이르는 엄청난 유전자 정보가 모두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 게놈의 염기 서열 분석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일에 실제적인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 게놈의 해독은 마치 뜻 모를 고대 문서 전체를 발견한 것과 같다. 고대 문서 중에 일부 문자를 해독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전체 고대 문서를 해독하게 되는 것처럼, 일부 유전정보가 해독되었기 때문에 전체를 알게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인간 게놈은 인류가 출현한 이후 사람들의 세포 속에 감추어져 있던 인간의 설계도이다. 이제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들이 만들어지게 된 설계도를 갖게된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발전임에 틀림없지만 과연 이 설계도의 해독을 통해 인류에게 유익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치 보물섬 지도를 발견한 사람들이 탐욕 때문에 보물이 줄 유익을 누리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것과 같이, 인간의 욕심 때문에 유전자 정보를 잘못 이용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II. 본론
인간 게놈의 해독을 발표하는 과정을 보면서 그런 염려는 현실로 다가온 것을 느끼게된다. 인간게놈사업은 원래 미국의 주도아래 1990년에 시작하여 15년 계획으로 30억불을 투자한 어마 어마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어떤 한 사람의 유전자 전체(게놈)의 염기서열의 순서를 밝히기 위하여 여러 나라가 참여한 초거대 생명과학사업이다. 이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초창기에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신기술이 개발되어 염기서열 결정 완료를 예정보다 2년 앞당긴 2003년으로 수정 발표하였다. 인간게놈사업이 완성되면 이 계획에 참여한 여러 나라들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그 정보를 무상으로 공개할 것을 약속하였다. 그런데 3년 전에 벤터 박사는 셀레라제노믹스라는 민간 기업을 창설하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인간게놈 염기서열을 연구하여 올해 안으로 인간 게놈 염기서열 규명을 완료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일개 벤처기업이 여러 나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보다 먼저 염기 서열 규명을 완료하겠다는 발표는 한마디도 대단한 충격이었다. 벤터 박사가 이런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Shot gun method'라는 새로운 발상으로 염기 서열을 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법은 DNA를 절단하고, 각 절단된 부위에서 차례 차례 염기 서열을 분석하면서 순서를 밝히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방법은 DNA를 무차별로 절단하고, 절단된 DNA에서만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절단된 DNA의 순서는 단지 통계적인 방법으로 확률적으로 맞는 것끼리 연결시키는 것이다. 처음 이 방법이 소개되었을 때는 통계적 방법의 정확성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 학자들도 많았으나, 이 방법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절약되는 장점으로 확률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지지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게놈사업을 주도한 미국 국립 인간 게놈 연구소(HNGRI) 소장인 콜린스 박사와 셀레라 제노믹스의 벤터 박사는 서로를 비판하게 되었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나서서 두 사람이 함께 게놈 해독 완료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다국적 국가와 일개 민간회사간의 경쟁은 자존심 싸움에 앞서 지적소유권이란 엄청난 이권이 있기 때문이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이런 이권 다툼은 필연적인 것이다. 완전한 인간게놈 염기서열이 공개되고, 더 많은 유전정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의학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태아의 유전자 검색을 통해 유전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예측의학의 시대가 될 것이며, 아울러 각 개개인의 유전자 차이에 따라서 처방약이 달라질 수 있는 개인별 의학이 발달할 것이다. 또한 DNA 칩(다량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하는 기술) 등을 사용하여 개개의 유전자연구가 아닌 다량의 유전자들의 유기적인 변화를 관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유사한 방향으로 연구들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새롭게 발견되는 연구들은 특허를 내어 자신들의 발견에 대하여 독점적 지위를 누리려고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들이 특허화 되었고, 앞으로도 될 것이다. 과학자들이 유전자 연구를 수행하면서 특허화한 경우, 그 유전자 재료를 제공한 사람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즉, 그 유전자의 주인이 누구이며, 연구 결과에 대하여 어떤 권한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게놈 해독과 관련해 고려해야할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이런 연구 결과들이 인류 전체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소수의 자본가나 연구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이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 연구하는 것에 대하여 보상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바로 생명과학 연구 결과가 연구를 한 과학자나 기업의 독점적인 소유물로 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상당한 이익을 과학자나 기업에게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를 제한하여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국적 기업 등 거대 기업들이 이런 결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명과학 연구 자체에서 또한 그 연구 결과의 파급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자본가가 개입되어 연구결과의 상업적 이익이 극대화될 경우 그 연구결과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경제적 여유계층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우려는 단순히 기우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유사한 경험을 우리가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약산업의 경우 다국적 기업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이것은 약을 개발하고, 판매하기까지 엄청난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약이 실제로 시판되는 과정에서 기업의 이윤까지 보장되어 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예로 예방접종 기술을 생각해보자.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예방접종 기술이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예방 가능한 죽음이나 불구가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 전체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는 노력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DNA chip 등의 개발이 이뤄지면서 개인의 유전정보의 많은 부분을 더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개인의 유전정보를 잘 알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면,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이런 정보가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이런 유전정보가 사람을 차별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유전정보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만으로 취직이나 보험 가입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지금도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에게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B 형 간염을 앓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도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혈액검사에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서 차별을 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이런 것들이 차별의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은 더 나아가 인종들간에, 민족들간에 차별의 근거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유전 정보에 대한 발전된 과학 기술은 사람을 죽이는 치명적인 도구로도 이미 사용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임신한 여성들에게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전적 이상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 주 정부가 부담해야할 비용을 고려하면, 무료로 유전자 검사를 해주고, 유전적 이상을 가진 아이들이 낙태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으로 이익이기 때문이다. 금전적 이유로 제도적으로 태아 살인을 유도하는 일이 유전정보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확대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생명과학의 발전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측면의 하나는 사람들의 질병을 지나치게 유전정보 중심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유전정보가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질병에 따라 영향의 크기가 매우 다양하며, 유전정보 못지 않게 생활습관, 환경오염, 정신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환경이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고자 할 때 유전정보가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들에 대하여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유전정보 중심의 해석의 또 다른 문제는 질병 발생에 대한 책임을 개인의 유전정보에 돌림으로써 사회적으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둔화시키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개인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 책임이 함께 있으며, 개인의 책임도 유전정보로 인한 부분보다 자신의 생활습관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현대 의학은 과거의 기계론적인 가치관에 바탕을 둔 생의학적 모델(Biomedical model)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기계론적인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질병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들에 대한 교육 훈련에서 과거와 같은 지식도 중요하지만, 환자들과의 인간 관계가 더 중요한 측면으로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의사들에게 일방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생활 습관을 바꾸고, 꾸준히 치료에 동참하고, 치료에 대한 내용을 알 권리가 있는 등 상황이 많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친 유전정보 중심의 해석은 의학을 현실을 외면한 생의학적 모델로 다시 돌이키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전자 연구가 발전하면 생기는 가장 부정적인 측면은 사람을 존중받아야할 인격체로 여겨지지 않고, 유전정보에 의해 결정되는 물질의 집합체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고는 과학만능주의의 피해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모든 것이 유전정보에 의해 결정된다는 물질주의적 사고에 기인하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에 대한 것도 유사한 위험성을 갖고 있다. 유전자 치료란 질병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고장난 유전자를 고치는 것은 선천성 유전질환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이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일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인간게놈을 해독했다고 하지만, 단지 염기서열만을 안 것이지 사람의 유전정보에 대하여 모두 해독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모두 해독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완전히 알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제한된 지식으로 잘못된 유전자로 생각한 것이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그 결과는 엄청날 수 있다. 왜냐하면 한번 바뀐 유전정보는 대대로 자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세포의 유전정보가 바뀌는 현상은 오직 '암'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포가 유전정보가 바뀌면 그 유전정보를 다시 원상으로 회복시키거나, 안되면 그 세포는 스스로 사멸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런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리어 계속적인 세포분열을 통해 기존의 정상적인 세포와 조직을 파괴하는 것이 암인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 조작에 의해 슈퍼맨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도 생명과학 기술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거나 유전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진화론'이다. 많은 생명과학자들이 인간도 진화의 산물이고, 인간 DNA나 다른 생물체의 DNA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인간 DNA는 진화의 뚜렷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재료가 같으면 저절로 발전되고, 더 나은 디자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DNA라는 재료가 같을지라도 DNA를 사용하여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것은 그 재료자체 때문이 아니라, DNA를 통한 정보로 인해 엄청나게 복잡하고 정교한 생명체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르며, 단순한 정보가 모여서, 변화되어 더 복잡하고 정교한 정보체계를 구성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유전정보라는 말 자체가 유전자가 지적 설계의 산물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론'은 증거가 없는 가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유전법칙처럼 명확한 법칙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무기물이 유기물로 되는 유기물 진화도 전혀 증명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고, 단세포 생물이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가 일어나 포유류까지 되었고, 자연선택되지 않은 생명체는 멸망했다는 진화론의 가설은 지지해주는 화석의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이론적 가능성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종 내의 다양성을 설명하는데 진화론은 유력한 이론이 되고, 눈에 보이는 종 내의 다양성은 진화의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종 내의 다양성은 돌연변이나 자연 선택에 의해 부분적으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유전자가 갖고 있는 정보의 표현형,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등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진화는 열등한 것으로부터 우월한 것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하지만, 종내의 다양성을 열등한 것과 우월한 것으로 순서 되어지지 않으며, 진화의 중요한 기전인 돌연변이에 의해 더 좋은 형질이 생기는 경우는 관찰 된 적이 없으며, 도리어 기능이 상실되는 나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창조론적인 시각은 넘을 수 없는 틀(유전적 한계)이 있으며, 이 틀 내에서는 다양함을 보이는 것이 자연계의 질서라고 주장한다. 기독교적인 해석을 더한다면, 원래의 생명체는 죽지 않는 존재였지만, 인간의 죄로 인해 죽는 존재로 변했고, 따라서 유전 질환등 유전적 문제들도 세대가 진행되면서 돌연변이 등의 영향으로 유전자가 본래의 모습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전질환 등 뚜렷한 유전적 손상을 회복시키는 노력은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새로운 형질을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원래의 설계도를 무시하고 새로운 설계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데, 부분적인 지식으로 설계를 바꿀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창조론적인 시각과 진화론적인 시각의 차이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예로 Exon과 Intron을 들 수 있다. DNA는 mRNA, rRNA를 거쳐 단백질을 만들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어떤 DNA는 RNA로 되지 않는, 즉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이 없는 DNA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부분을 Intron이라고 부르며, 단백질이 발현되는 부분을 Exon이라고 부른다. 어떤 진화론자인 생명과학자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떻게 쓰레기와 같은 Intron이 전체 DNA의 90%를 차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도 하였다. 그러나 Intron은 유전적 다양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일부 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기능을 모른다고 쓰레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과학자들이 하나의 세포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몇 %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게놈 염기서열을 밝힌 것은 대단한 과학의 진보이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의 희망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발전된 과학기술을 사람이 어떻게 선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 있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의 생명과 유전자에 대하여 우리가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유전자를 마음대로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은 유전정보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되었기 때문에 일부 유전자를 고치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가설에 의한 위험한 생각인 것이다. 비록 엄청나게 과학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아는 부분보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세상에서 과학자들과 사람들은 과학의 한계를 인식하고,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세상이 진화된 것이 아니라 창조된 것이라면 그 질서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다. 진화론을 믿는 경우도 오랜 시간의 진화를 거쳐 형성된 생태계의 질서를 유전자 조작 등으로 파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대개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의 주장이고 과학자들은 과학의 진보에 대한 지나친 낙관주의를 갖고 있다. 이런 낙관론은 진화의 과정 자체가 발전과정이라는 진화론적 낙관주의와 결합되어 있으며, 근세기의 과학발전에 의한 과학 만능주의적 태도와도 결합되어 있다. 이런 태도는 윤리적 문제가 있더라도 과학기술의 발전이 옳은 것이라는 주장을 거침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 배아 실험문제로 사람의 생명의 시작을 없애는 살인 행위를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이 이런 연구를 통해 돈과 명예가 약속된 것이 아니라면 결코 이런 실험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III. 결론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 생존에 직결된 중요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 시켰다. 따라서 이제 과학은 더 이상 과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과학 기술과 연관된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되는 상황이 되었다. 예를 들어 핵발전소 문제와 같은 경우 과학자들은 핵발전소의 유용성을 주장하고, 다른 대체 에너지의 한계를 말하지만, 수십년 후 핵발전소를 폐기할 때는 엄청난 비용과 환경 오염을 가져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손실이 큰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핵발전소를 폐기하고자 하는 법령이 통과된 것처럼 과학기술 정책의 결정에 일반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과학 기술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일반 대중들도 과학 기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수준을 높여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어떤 윤리적 문제가 있는 지 정확히 알고, 윤리적 문제에 대한 토론보다는 윤리적 결단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연구하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유전 정보가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한다면, 인간 유전체의 정보는 분명히 만드신 분이 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만드신 분이 누구인지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 그 모든 것을 지으신 분이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뿐 아니라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지금도 유지하시고, 앞으로 새롭게 다시 지으실 것이라는 것을 성경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제한된 지식과 지혜에 솔직한다면, 엄청난 지혜를 가지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설계한 게놈을 보면 겸허한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설계도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지라도 스스로 창조주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인간은 새로운 발견에 대하여 제한적인 권리만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발견자는 마치 농부와 같은 권리를 가진다고 말하고 싶다. 농부는 씨를 뿌리지만, 그 씨가 자라고, 열매 맺도록 하는 것은 자기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부는 자신의 수확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그 권리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기쁨이며, 그 수확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양식을 공급하는 책임을 의미하기도하는 것이다. 모든 과학자들은 유사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고 믿는다. 새로운 발견 자체가 자신의 노력에 대한 가장 큰 대가이며, 새로운 발견은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도록 하는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인간 게놈은 사람이 그 유전자 서열을 밝히기 오래 전부터 인간의 형질을 이룰 수 있도록 기능해왔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부분적인 지식이지만 유전자 정보를 바꿀수도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게 된 인류는 하나님의 지혜로 만들어진 유전정보를 다루는데 설계도의 주인을 의식하면서, 좀더 겸허하고 조심스러우며,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출처 - 창조지
구분 - 3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98
참고 :
우주에 사망을 선포하는 열역학법칙
김명현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열역학 제 2법칙이다. 이 우주는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도 같으며, 태엽이 감겨있는 시계와도 같다. 언젠가는 화살의 움직임이 멈추고 시계바늘이 멈추는 것처럼, 이 우주도 언젠가는 정지하게 되리라는 것이 제 2법칙이 예견하고 있는 바다.
열역학 제2법칙을 경험할 수 있는 예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들이 제멋대로 놀 때면 언제나 주변이 어질러진다. 아이들이 뛰고 노는데 장난감들이 저절로 정돈되고 방바닥의 종이들이 저절로 정돈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질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무질서해지는 것이 이 우주에 정해진 법칙이기 때문이다. 새로 산 물건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 저곳 흠집이 나고 부서지기 시작하며, 새집과 자동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낡아지고 부서져간다는 것도 같은 법칙을 겪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 가운데서 평범하게 겪는 현상들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열역학 법칙이며, 제2법칙은 엔트로피(entropy)라는 용어로 곧 잘 표현되곤 한다.
새 자동차가 낡아져 가는 이유
자연과학이란 하나님께로부터 이성을 부여받은 인간이 그분이 지으신 물리적인 우주를 이해하고 다스리는 영역이다. 여기서 ”이해하고 다스림”을 이루기 위한 체계적인 시도를 과학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적 방법을 잘 익히고 훈련받은 사람들이 과학자라고 불린다. 과학적 방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훈련받게 되면 누구나 과학자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정리된 생각들을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표현한다. 하나는 그 표현이 ”.....일 것이다”로 끝나는 형태이며, 다른 하나는 ”......이다”로 끝나는 형태이다. 이러한 두 가지 표현의 가치는 마치 올림픽에서의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와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메달은 하나도 못 따고 은메달을 수십개 딴 A국가가 겨우 금메달만 하나 딴 B국가보다 오히려 순위가 낮은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일 것이다”(은메달)가 그럴 듯하고 장황해도 기존의 ”.....이다”금메달)에 어긋나면 가차없이 폐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과학계의 질서이다. ”.....이다”라고 단정하여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법칙들이다. ”.....일 것이다”라고 하는 것들은 확인(증명 또는 재현)되어지지 않은 이론이나 가설(제안)들이다. 그러므로 과학계에서 법칙에 대한 신뢰는 그 어떤 이론보다도 우선이다. 그렇다면 과학의 기본 법칙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믿음을 갖게 하는가?
인간이 우주에서 발견한 무수히 많은 법칙 가운데서도 열역학 법칙은 가장 근본적이고 강력한 법칙이다. 왜냐하면 이 법칙은 경험적으로 발견한 법칙이며, 무수한 실험에 증명을 중요시하는 과학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열과 힘의 관계를 연구한 열역학이라는 학문분야에서 먼저 발견되었기 때문에 '열역학' 법칙이라 불릴 뿐이다. 사실 이 법칙은 열과 힘을 다루는 분야만이 아니라, 우주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여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지만, '열역학 법칙을 모르는 지식인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로 이 법칙은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를 다루는 법칙이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것은 열역학 제 1법칙과 제 2법칙이며, 여기에서 더 나아가 발견된 것이 제 3법칙이고, 더욱 기초적으로 열역학 제 0법칙으로 불리는 것도 있다.
정보도 전달될수록 변질된다.
제 1법칙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보존(conservation)의 법칙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존이란 양(量)의 보존을 뜻한다. 열역학에서는 에너지를 다루기 때문에, 이를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 우리는 전기를 이용하여 열을 발생시켜 방을 따뜻하게 하기도 하고, 펌프를 이용하여 에어컨을 돌려 방을 시원하게 하기도 한다. 이때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 또는 운동에너지로 형태가 바뀌기는 하지만,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것을 넓게 확대시켜 ”우주의 총 에너지 양은 일정하다” 라든지, ”우주의 에너지는 형태만 변할 뿐 더 이상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제 2법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변질(deterioration)의 법칙이다. 이것은 우주의 질(質)적인 저하를 표현한 법칙이다. 이 법칙이야말로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세계관을 갖게 한다. 이 변질의 궁극적 결과는 한마디로 사망(death)이다. 제 2법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고전열역학 즉 이 법칙을 발견한 열역학 분야에서는 에너지를 다루므로, 그 전형적인 표현은 ”에너지의 질적 쇠퇴” 라고 할 수 있다. ”쓸모 있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쓸모 없는 에너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제1법칙에 의해 에너지의 양은 변함이 없지만, 에너지의 질은 저하된다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면, 한 번 물레방아를 돌린 물은 쓸모가 없으며, 다시 사용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퍼 올릴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물레방아를 돌려 얻는 에너지 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쓸모 있는 에너지는 자꾸 소모되기만 한다는 것이다.
우주의 에너지는 일정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 결과를 알려준다. 결국 쓸모 있는 에너지가 다 소모되고 나면 우주는 궁극적으로 에너지의 흐름이 없어지는 상태가 되므로,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죽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이른바 열사(heat death) 상태라고 한다. 우주는 이 죽음을 향해가고 있다.
제 2법칙은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제2법칙을 통해 우주의 과거에는 분명한 시점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가 영원 전부터 작동된 시계라면 이미 태엽이 다 풀려서 정지해 있어야만 하는 데, 현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아직도 쓸모 있는 에너지가 많이 남아 있게 때문에, 우주는 분명히 그리 오래지 않는 과거에 시작된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제 2법칙은 통계적 연구에 의해 ”우주의 엔트로피(entropy)는 점점 증가한다”라는 말로 자주 표현되기도 한다. 엔트로피는 무질서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엔트로피의 증가'는 곧 무질서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우리에게 성경적 세계관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현재의 우주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가 증가하여 언젠가는 완전한 무질서(죽음)상태가 올 것이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완전한 질서의 상태가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 창조된 세계는 ”하나님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기록되었던 것처럼, 완전한 질서가 있었던 상태임을 성경이 우리에게 알려줄 뿐 아니라, 우리가 경험적으로 확인한 우주의 근본적인 법칙인 열역학 제 1, 2법칙이 이를 분명히 뒷받침하고 있다.
제2법칙은 또한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정보는 전달될수록 변질된다”는 말로도 표현된다. 아마도 귓속말 이어가기 놀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다. 어떤 메시지가 전달될 때 다른 뜻으로 바뀌어 전달되는 현상이다. 이렇게 열역학 법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늘 경험하는 현상들을 정리하여 표현한 법칙들이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에 반해 진화론은 열역학 법칙에 근본적으로 위배된다. 진화론은 고도의 질서를 갖춘 생명체가 무질서 상태인 혼돈에서부터 시작하여 분자들의 우연한 결합에 의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즉 시간이 지나며 무질서에서 질서로 변화되어왔다는 것이다. 진화론이야말로 우주의 근본법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마땅히 폐기돼야 할 이론이다.
성경적 세계관과 우리가 발견한 열역학 법칙에 의한 참된 과학적 세계관은 일치한다. 우리는 분명히 완전했던 세상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앞으로도 그 완전했던 세상이 결코 스스로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서 자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늙고 병들어서 죽게된다. 이 또한 피조세계에 부여된 법칙인 열역학 법칙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아놓은 상태이며, 우주가 스스로 회복될 희망은 전혀 없다.
열역학 제 2법칙은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을 분명히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로마인들에게 편지를 기록한 사도 바울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 라는 고백을 한다. 이 고백은 우주의 모든 피조물에게 적용되는 고백이다. 모든 피조물은 이미 사망의 거센 물결(열역학 제2법칙)에 휩쓸려 내려가고 있다.
열역학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은 피조물은 하나도 없다. 모든 피조물은 이미 사망의 권세로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열역학 법칙은 모든 피조물에게 절망을 선포하는 것이며, 성경적인 의미로는 정죄되어 있는 상태다. 절망으로부터의 구원은 오직 이 법칙을 부여하신 창조자만이 이루실 수 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연이어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우주
진화론은 계속해서 질서가 잡혀가고 있는 우주, 발전적인 우주를 가정하고 있다. 제일 처음 대폭발에 의해서 우주가 만들어질 때는 사실상 가장 무질서한 상태였다. 그런데 200억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은하단, 은하계, 태양계, 지구라는 식으로 질서가 잡혀가는 우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열역학의 법칙들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 주장일까? 과연 열역학의 법칙은 우리에게 어떤 우주를 말해주고 있고, 그것은 창조주에 대해서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열역학의 3법칙들 가운데서 오늘의 논의에 필요한 것은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라고 불리우는 제1법칙과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불리우는 제2법칙이다. 이 두 법칙을 합쳐서 한마디로 묘사해 본다면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데 비해서, 시간이 경과하면서 사용가능한 에너지, 즉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모두 일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질서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에너지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더 이상 창조되지 않고 있는 우주의 에너지가 계속해서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고 열역학의 법칙이 말하는 바는 진화론의 질서를 증가라는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화론적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과학의 법칙과 근본적으로 어긋나고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우리가 늘상 경험하듯이 인간이 공을 들여 만들어 놓은 어떠한 건축물이나 기계들을 보더라도 계속 공을 들여 유지 보수를 하지 않는한 자꾸 낡아지고 부숴지고 무질서해지는 것이 법칙이다. 그래서 방치해 두는데 점점 질서가 잡히고 새로워지고 정교해지는 것은 이 세상에 결코 없다. 바로 이러한 현상을 지배하는 것이 열역학의 제2법칙이다. 자연의 모든 과정은 엔트로피라는 열역학적인 양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엔트로피의 법칙은 에너지의 투입에 의하여 부분적으로는 역전될 수도 있다. 바로 생명체가 성장하며 생명체 내부의 질서를 유지해 가는 과정에서 그의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생명체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와 물질을 공급받음으로써 그를 희생으로 삼아서 자신의 내부적 질서를 유지 발전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주변의 에너지와 물질이 생명체 내부로 빼앗김으로 생기는 엔트로피의 증가는 생명체 내부에서의 엔트로피 감소분보다 훨씬 커서 거시적으로 보면 열역학 제2법칙은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변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생명체에서처럼 그 에너지를 적절하게 일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어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그러한 식의 에너지 투입은 오히려 더 큰 무질서를 산출할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어떤 건물에 폭탄이 떨어졌을 경우 매우 많은 양의 에너지가 건물에 주어지는 것이지만, 실상은 폭발의 결과 그 건물은 엄청나게 더 무질서한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진화론에서 이야기하는 대폭발 이론이라는 것은 폭발이 있어났는데, 거기서 지금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우주가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초의 폭발이 일어났던 우주에 질서를 산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변환장치가 있었을리 만무하다. 따라서 이러한 논리는 어떤 인쇄소에서 폭탄이 터진 결과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이 완벽하게 인쇄되어 제본되어 나왔다고 설명하는 것 만큼이나 불합리한 이론이다.
결국 진화론자들은 이러한 모순을 피해가기 위해서 우주 자체에 생명과 인격을 부여하고 있다. 즉 '자기-조직하고 있는 우주'라는 용어로서 우주 자체는 자율적이고 자충족인 힘이 있어서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바로 우주라는 물질계 자체에다 신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우주 자체가 영원히 존재하며, 스스로 존재하며, 스스로 자기를 창조적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바로 신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결국 피조물에 불한 우주를 신격화하고 있으니 우상숭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열역학의 두 법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적 행위 없이는 이 우주의 존재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의 에너지는 결코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고 있고, 그 에너지들이 점차로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결국 최초에 에너지가 창조되었을 때 모든 에너지가 쓸모있는 에너지였던 시작점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우주는 영원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고 분명히 시작이 있었고, 그 시작을 가능케한 창조주의 창조행위가 없이는 열역학의 법칙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 지금의 우주의 존재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그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는 열역학적인 평형상태, 즉 열역학적인 죽음의 상태를 향해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이 우주에 시작이 있었던 것이 분명한 만큼,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는 우주 역사의 끝이 도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분명한 셈이다. 이러한 상태를 다시 영원으로 바꿀 수 있는 분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뿐이다.
결국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진화론적인 사고에서는 엄연히 이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열역학의 법칙을 왜곡되게 해석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이 우주를 신격화하고 있다. 오직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자만이, 알파와 오메가, 즉 역사의 시작과 마침이 되시는 하나님을 발견함으로써 열역학의 법칙이 지배하는 우주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링크 - http://www.kacr.or.kr/databank/document/data/amazement/a3/a31/a31c4.htm
출처 - 창조지, 제 100호 [1996. 11~12]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43
참고 :
창조과학과 에너지 공학
인류는 에너지 위기 때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여 사용해 왔다. 석기시대의 발달한 사냥 기술이 수렵자원의 고갈을 초래하자, 농경문화와 이에 적합한 효율적인 에너지 기구인 신석기 시대를 낳았다. 로마시대에는 정복을 통해 획득한 막대한 잉여 에너지인 노예들의 육체노동력의 한계가 오자, 수력을 이용한 분쇄 기술의 개발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했다. 이후 유럽에서는 난방으로 사용하던 목재 에너지의 고갈을 경험한다. 영국 등지에서 땅속의 검은흙을 연료로 사용하게 되고, 시기 적절하게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다. 이제 인류는 땅속에 간직되어 있던 화석연료의 고갈과 이들 사용으로 인한 환경의 악화의 이중고를 겪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물질에서 바로 에너지를 획득하는 핵에너지의 사용은 방사능이라는 위험요소를 던져주고 있다.
현재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이 고대시대의 80명의 노예를 거느리고 살던 귀족과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과소비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에너지 문제는 소수의 과학자 집단에서 논의되는 고유한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두가 고민하는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에너지의 기본법칙
열로부터 유용한 일을 얻어내고자 하는 노력은 에너지의 총량이 일정하다는 열역학 제 1법칙의 장미빛 향기를 맡으며 끊임없이 시도되었으나, 고립계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열역학 제 2법칙에 의해 늘 한계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 공학은 한마디로 열적 자원을 개발하고, 유용한 일을 얻어내는 기구를 개발하되 이를 극대화하며 환경오염이 되는 엔트로피의 발생을 극소화하고자 하는 공학이다. 이 공학의 한 끝자락은 오늘날의 고도 문명사회를 유지하는데 절대 필요한 유용한 일의 개발이라는 실용적인 부분에 걸쳐 있으나, 다른 한 끝자락은 질서와 무질서라는 지극히 철학적인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 이 부분은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에 등장하여 진화론을 궁지에 빠지게 하던 아주 믿음직한 이론이었다.
질서와 무질서
우리의 언어로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을 표현하면, 어떻게 무질서에서 질서가 나왔는가를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인류가 알고자하는 고상한 몇 안 되는 문제중에 지극히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고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보이는 생물계의 질서를 논하는 지극히 어려운 문제를 떠나서도, 우리는 종종 창틀에 낀 성애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기하학적 모양, 들의 꽃, 가뭄 때 갈라진 논바닥의 균열, 마구잡이로 종이를 꾸겨 놓은 듯한 산하(山河)의 뻗어 달림, 가을 하늘에 촘촘히 흩뿌려진 새털구름 등을 바라보면서도 질서와 무질서를 생각하게 되고 시민들은 노래할 것이다.
최근, 과학의 발달은 질서와 무질서의 해석이라는 명제에 드디어 발을 딛기 시작했다. 기상학자인 로렌츠가 발견한 대기순환의 간단한 비선형 동역학 방정식이 보여주는 혼돈(chaos)의 해석을 통해, 기묘한 끌개(strange attractor)의 해석은 결정론적 혼돈이라는 개념을 던져 주었다. 우리가 경험한 많은 종류의 혼돈 중에 상당수가 그 배후에 매우 간단한 결정론적인 지배 방정식에 따른다는 것이다.
사실 뉴튼 역학 이후의 결정론적 세계관은 하나님의 존재를 초기조건으로 제한하는 오류를 던져 주었다. 그러나 chaos의 특징인 '재빠른 초기조건의 망각'은 초기로 제한된 하나님을 재빨리 망각하는 자연을 묘사하여 지극히 위험한 세계관을 던져줄 소지가 있다.
또 다른 도전은 일리아 프리고진(Ilya Prigogine)으로 대표되는 브뤼쉘 연구소팀의 주장인 자기조직(Self organization)에 관한 연구이다. 이들은 선형열역학에서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무질서의 증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을 펼치고 있다. 이들 연구가 완벽한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이들을 조합하면 지극히 진화론적인 사고의 일관성을 발견하게 된다.
간섭하시는 하나님
위의 사고과정에 하나님의 설 곳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대류 운동을 보기를 들자. 이것은 일리아 프리고진(Ilya Prigogine)도 즐겨 그의 이론에 예로 드는 것이다. 아침마다 커피물을 덮히다 보면 물이 빙빙 도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것이 대류이다. 물이라는 분자는 지능이 없으므로 협동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열이 가해지면 제멋대로 충돌할 것이다. 이러한 멋대로 충돌에 의한 에너지의 전달을 전도(conduction)이라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도는 혼돈의 상태이고 대류는 질서의 상태이다. 왜냐하면 우리 육안으로 흐름을 관찰하려면 적어도 1몰 정도의 물분자가 단체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능없는 1몰의 물분자가 단체행동을 할 확률은 1 / 6.023×1023 이다. 따라서 이것은 기적이다. 우리는 매일아침 기적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이 거의 0의 확률을 1의 확률로 바꾸었을까? 그것은 물분자 하나하나에 간섭한 중력이다. 이 간섭자로 말미암아 물분자는 멋대로 충돌하기 보다 단체행동을 한 것이다.
최근 Yorke 등의 과학자는 혼돈을 제시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것은 미래 계통공학(system engineering)에 큰 공헌을 할 것이 기대된다. 혼돈을 간직한 계통을 설계하고 이를 제어하므로, 하나의 계통에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융통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제어라는 것은 목표치와 현 상태의 오차를 감지하고 이를 끊임없이 수정하는 행동이다. 즉 끊임없는 간섭이 혼돈계를 질서계로 바꾸어 준다. 일리아 프리고진은 자신의 이론에 제시한 비평형 엔트로피의 작용을 이 혼돈의 제어라는 언어로 다시 표현해야 마땅하다.
제어를 하고자 하는 경우, 원하는 목표치(최적상태)를 알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간섭해야 한다. 따라서 혼돈에서 질서의 창출은 하나님을 필요로 한다.
즉, 질서의 상태를 설계하셨고 이것이 혼돈으로 갖지 않도록 끊임없이 간섭하고 계신 하나님을 의미한다.
유용한 일의 획득
문제를 돌려서, 우리 피부에 와 닿는 현실 문제인 유용한 일의 획득이라는 공학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에너지 변환 시에 우리는 엔트로피를 발생시키게 되고, 이것은 지구환경을 심히 훼손시킨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절약과 고효율의 에너지 변환장치 개발이 급선무이다. 고효율의 에너지 변환장치는 결국 단위 에너지당 엔트로피의 생산이 작은 방향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큰 영향을 받는다.
에너지 형태
단위 에너지당 엔트로피
중 력
회 전 에 너 지
궤 도 운 동 에 너 지
핵 반 응
천 체 의 내 부 열
태 양 관 선
화 학 반 응
지 구 폐 열
마 이 크 로 파 우 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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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력, 회전에너지, 궤도 운동에너지 등은 엔트로피 생성이 무시할 만 하다. 이 부분은 수력발전의 경우와 같이 중력과 회전에너지의 결합으로 구현되었다. 큰 저수지의 필요로 주변의 기후 변동과 수몰지역 문제가 있고, 거의 개발한 곳을 다 개발한 상태여서 청정에너지의 개발 여지가 많지 않다.
핵반응을 이용한 에너지는 핵분열과 핵융합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안전성의 증대가 관건이 되고 폐기물의 경우는 다른 에너지 변환 장치에 비해 작은 편이다.
태양열의 이용은 경제성 문제가 크고 단위 면적당 에너지 집적률이 낮아,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있다. 풍력의 경우 돌풍성 바람에 대한 대책과 회전익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 등의 해결이 필요하다. 간략히 살펴보아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가 그리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미래의 에너지는 중력?회전에너지?궤도 운동에너지가 조합된 특이한 변환장치에 의해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궤도 운동의 경우. 이체문제(two-body problem)의 경우는 궤적을 예측할 수 있으나, 삼체문제(three-body problem)만 되어도 질량의 비율에 따라 카오스적 궤도가 형성된다. 따라서 우리는 더욱 해?달?지구 그리고 그 속에 넣을 에너지 변환기구의 상관 관계에 관심을 둬야 한다.
이러한 엔트로피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기구의 개발과 함께, 에너지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말미암아 파괴되어 가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청지기로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가이아 이론과 같이 지구를 숭배하는 적그리스도(anti-Christ)적인 사고를 물리칠 책임 또한 막중하다.
번역 -
링크 - http://www.kacr.or.kr/databank/document/data/amazement/a3/a31/a31c2.htm
출처 - 창조지, 제 90호 [1994. 4~6]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41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