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이석

표이석 (Erratic stone)

이재만 


     때때로 우리는 우리 주변의 계곡들을 지나치면서 그 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암석들을 무심코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암석들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로부터 굴러 내려온 것일까? 굴러온 것이라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굴러 내려오게 되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굴러 내려온 것들이 그렇게 계곡을 가득 메우게 된 것일까, 아니면 한꺼번에 그들을 이동시켰던 어떠한 사건이 있었던 것일까? 계곡에서만이 아니라 강의 중, 하류에서도 그 상류에서부터 굴러 내려온 바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과연 그 바위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얼마나 오랜 기간을 움직여서 그 곳까지 이동해 오게 된 것일까...


지질학 야외조사를 할 때는 암석을 보면 바로 이 문제를 가장 먼저 다루게 된다. 즉, 그 암석이 만들어진 이래로 이동하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었던 암석인지, 아니면 어디에서 이동해 온 암석인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전자처럼 처음부터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던 암석을 지질학적 용어로 노두(outcrop)라고 하며, 후자처럼 이동하여 온 암석을 전석 또는 표이석(erratic stone)이라고 한다 (그림 1). 이번 호에서는 바로 이 표이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 그림 1 : 계곡을 메우고 있는 표이석들. 이들이 여기까지 굴러오는 것이 막연히 시간이 지남으로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어떠한 사건이 필요한 것일까? 


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던 사층리같은 경우는 모래크기의 입자들의 운반 메커니즘에 의한 튀는 짐(saltation)의 결과였다. 그런데 이 표이석은 모래보다 훨씬 큰 바위같은 퇴적물의 경우로서, 일반적으로 물에 뜨지 않고 굴러서 이동하게 된다. 이런 과정으로 움직이는 퇴적물을 밑짐(bed load)이라 하고, 이러한 운반 메커니즘을 트랙션(traction)이라고 한다. 트랙션은 유수에 의해 밑짐(bed load)이 운반되는 경우, 바람에 의해 모래가 구르는 경우, 이류(mudflow)에 의해 큰 돌이 운반되는 경우 등으로 그 예를 들 수 있다.

표이석이 물에 의해 운반되었다는 가정 하에 주변에서 가장 큰 표이석을 이용하여 그 곳에 어느 정도 규모의 물이 지나갔었는지를 계산하려는 노력들이 그 동안 수리학, 지형학, 지질학 분야에서 시도되어 왔는데, 코스타(Costa, 1983)는 실험적으로 강물에 의해서 움직이는 암석의 직경과 이를 움직이게 하는 속도와의 관계를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나타내었다. 

           V = 0.2 D 0.455  (V = 강물의 속도, 즉 유속 / D = 밀리미터 단위의 암석 직경) 

루베이(Rubey)는 실험에 의해 강의 경사와 유량을 곱한 값은 운반되는 퇴적물들의 양과 가장 큰 퇴적물의 직경을 곱한 값에 비례한다고 발표하였다.

          (경사) × (유량)  ∝ (퇴적물의 양) × (가장 큰 퇴적물의 직경) 

수리학자인 헨리 모리스(Henry Morris)도 일정한 크기의 퇴적물들을 가지고 실험하여 일련의 방정식을 유도하였으며, 이 실험을 통해 유속에서의 작은 변화로도 강물이 운반할 수 있는 퇴적물의 양이 크게 변한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약 4배 정도).

또 지질학자인 스티브 오스틴(Steven Austin, 1985)은 앞에 언급되었던 실험들을 토대로 당시의 물의 깊이, 유량, 속도, 경사, 강의 크기, 표면 등을 고려하여 다음의 수식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표이석의 크기를 가지고 이를 운반한 당시의 물의 깊이(paleodepth)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D = 0.0894 n1.5 S - 0.75 d 0.683

          (D : 당시 물의 깊이(paleodepth) / n : 강바닥의 울퉁불퉁한 정도(일반적으로 0.035) / S : 경사도 / d : 표이석의 직경(mm)) 

한편 앞에 언급한 코스타는 실험적인 하천 연구를 통해 표이석을 사용하여 당시의 물의 깊이를 계산하는데 유용한 모노그램을 제안하기도 하였다(그림 2). 이 모노그램에 적용시켜 보면 완만한 경사에서 1m의 직경을 가진 표이석이 이동되려면 적어도 5m 깊이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 2 : 코스타가 제안한 표이석의 직경과 당시 이들을 이동시킬 수 있는 물의 깊이에 관한 모노그램. (X축은 표이석의 직경, Y축은 물의 깊이, 그래프 내의 숫자는 지형의 경사도) 독자들의 동네 계곡의 표이석을 적용시켜 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식들은 수많은 자연의 변수들을 단순화시켜서 얻어낸 것들이다. 따라서 하나의 표이석만이 아니라 주위의 엄청난 퇴적물들이 같이 이동하는 것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엄청난 양의 물과 퇴적물들이 동시에 휩쓸고 지나갔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표이석의 이동은 순수한 물만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진흙이나 모래 등으로 인해 보통의 순수한 물보다 비중이 커지게 된 혼탁류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큰데, 이러한 사실은 노아 시대의 홍수가 단순한 홍수가 아닌 땅이 부서져 나가는 홍수였다는 사실과 잘 들어맞는다. 

잠깐 필자가 살고 있는 샌디에고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샌디에고의 해안에서부터 동쪽으로 24 마일을 가면 알파인이라는 동네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직경 1 m 이내의 둥근 표이석들이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그림 3). 해발 1500 피트(450 m)에서 이러한 돌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의 어떤 것들은 무게가 1 톤이 넘기도 하고, 덮고 있는 면적이 50 에이커에 달하기도 한다. 이들은 무슨 연유로 이곳에 이렇게 넓게 퍼져 분포하고 있는 것일까? 

▲ 그림 3 : 샌디에고 알파인 지역에 널려져 있는 표이석들. 50에이커에 달한 면적을 덮고있는 이들 표이석들은 도대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을까?


또 해안가인 포인트로마의 스페인 등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능선에서도 수백 개의 커다란 표이석들을 볼 수 있는데(그림 4), 이 지역 전체가 사암(모래가 굳어서 된 암석)으로 구성돼 있는 데 반해 이 표이석들은 전혀 다른 암석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들이 어딘가 다른 곳으로부터 이동해 왔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중 어떤 것은 무게가 40 톤에 가까운 것도 있는데, 그 근원지로 추정할 수 있는 곳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는다 해도 멕시코쪽으로 18 마일(29 km)은 떨어져 있게 된다. 도대체 이 큰 돌들이 어떻게 그렇게 먼 곳에서부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 그림 4 : 샌디에고 포인트로마 서쪽 능선에 분포하는 표이석들. 40톤 이상이나 되는 이들 표이석들의 이동은 노아홍수 이후 물이 빠져나는 과정으로 외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이 외에도 여러 지역 곳곳에서 많은 표이석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현재 일어나는 자연현상으로는 도저히 그 양태를 설명할 수가 없다. 그 모습은 일반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웬만한 큰 홍수로도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모습들이다. 

진화론자들은 철학(실험을 거치지 않은)으로 자연을 연구하면서 막연히 시간만 지나면 현재의 자연의 모습이 형성될 것으로 해석해 왔었다. 해석할 수 없는 것들은 모두 시간의 문제로 미루어졌고 소홀히 다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제적인 실험들을 시도해 보면서, 그러한 문제들은 도저히 시간으로도 해결될 수 없다는 해석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표이석에 대한 해석도 그 중의 하나이다. 

 

(발문 1) 

수리학적인 실험을 표이석에 적용해 본 결과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이를 움직일만한 사건이 없으면 절대로 그 바위들이 꿈적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표이석이 이동하는데 있어서 시간은 그저 자연적으로 수반되는 요소일 뿐 주된 요인에서는 제외된다는 결론이다.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그러한 사건은 현재 일어나는 자연현상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에 기록된 어떠한 큰 홍수로도 지금 지구상에 널려있는 표이석들을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이 창일하매 천하의 높은 산이 다 덮였더니..." (창세기7:19)

성경에는 전 지구가 물에 덮였던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물로 덮였던 것뿐만이 아니라, 다시 그 물이 빠져나가는 과정도 기록되어 있다. 

        "물이 땅에서 물러가고 점점 물러가서 일백 오십일 후에 감하고...' (창세기 8:3)”

현재 지표에 남아있는 큰 표이석들을 볼 때 우리는 그 때 지구 전체를 덮었던 그 엄청난 물들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남겨놓은 흔적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창세기에 기록되어 있는 노아시대의 홍수는 어마어마한 전 지구적 사건이었기 때문에 조금만 눈여겨 보면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산이나 강을 둘러보면 지구전체를 뒤섞어 놓았던 그 대격변의 증거가 너무나도 많다.

독자들도 바로 근처에 있는 계곡이나 강에 널려 있는 표이석들을 보면서 대홍수 당시 빠져나가는 거대한 물의 흐름과 모습들을 그려보면 매우 흥미있으리라 생각된다. 


(주제발문)

진화론자들은 철학(실험을 거치지 않은)으로 자연을 연구하면서 막연히 시간만 지나면 현재의 자연의 모습이 형성될 것으로 해석해 왔으나, 최근의 실험들은 이러한 '시간에 의한 해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발문 1)

수리학적인 실험을 표이석에 적용해 본 결과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이를 움직일만한 사건이 없으면 절대로 그 바위들이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출처 - 창조지 122호, 2000년 12월

구분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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